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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리니지’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6.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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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8호 기사]

잠잠해질 것 같았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금 2차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에 연일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최악의 경제지표 속에서도 게임산업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모바일 플랫폼 하이퍼 캐주얼 장르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국산 PC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버티고우게임즈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약 2배 가량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 질수록, 소규모 자본으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여가 활동이 줄어들면서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퍼 캐주얼이 강세인 반면, 우리나라 시장은 여전히 MMORPG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6월 12일 기준으로, ‘리니지2M’, ‘리니지M’, ‘뮤 아크엔젤’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위권 내에 RPG 장르가 12개의 타이틀이 자리를 잡는 등 굳건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기자가 판단하는 모바일 MMORPG 시장은 ‘리니지M’ 출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리니지M’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헤비 과금러와 절대 충성 유저들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캐릭터 육성에 돈을 아끼지 않는 유저들이, 소위 말하는 용(龍)캐릭터(서버 내 지존 캐릭터)를 꿈꾸며, 과금을 경쟁하듯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런 유저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부분유료화 상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리니지M’의 재미를 라이트한 환경에 즐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개발사들이 하기 시작했고, 최근 2년 사이에 ‘포스트 리니지’를 타깃으로 한 국산 모바일 MMORPG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포스트 리니지’를 꿈꾸던 대부분의 게임들은 명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시스템은 ‘리니지’와 똑같다. 그래픽만 다를 뿐 ‘리니지’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초기 진입 유저들에게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에 있어서도 ‘리니지’ 플레이 방송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소위 말하는 숙제 방송(하루에 몇 시간 이상의 그 자사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조건)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명의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면서 집중된 마케팅 전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미 게임사들에게 단골이된 소재로 확실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마케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PA(Cost Per Action)처럼 유저 유입을 수치로 확인할 수 없지만, 인플루언서들이 갖고 있는 인맥파워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신작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하면 수백명의 팬들이 함께 움직이고, 이 중에서는 헤비 과금러도 다수 포함돼 있어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숙제 방송이 끝날 때 까지 어느정도의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개발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6개월 정도를 잘 유지하면 국내에서만 100~300억 원 정도의 누적 매출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리니지 기반의 시스템+인플루언서 마케팅 = 성공’이라는 공식이 세워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언제나 그렇듯, 게임을 플레이하고 결제하는 부분은 유저들의 고유 영역이다. 이 같은 공식에 대해서 비난할 필요는 없다. 확실한 유저층을 공략하는 업체들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공식이 과연 언제까지 먹힐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다. 혹자들은 ‘리니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도 말한다. 판단은 유저들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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