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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막힌 대륙 관문, 관건은 ‘지속적 노력’

  • 국회=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7.29 16:26
  • 수정 2020.07.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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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7월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상현 북경센터장은 판호발급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민간과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날 토론회는 콘텐츠미래융합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이상헌 의원실이 주최했다. 기조발표로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상현 북경센터장이 맡았다. 

먼저 김상현 센터장은 ‘중국 게임산업 동향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화상 기조발제를 진행했다. 중국 게임산업 2019년 말 기준 39.2조 원수준이며, 연평균 11.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하에서는 약 732억 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고, 전체 매출 중 모바일게임은 약 75%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자체개발 게임은 약 623억 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29.68% 증가했다. 전체 성장률 대비 높은 자체개발 게임의 성장률은 중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장 게임기업의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폐업하는 기업 역시 업계 경쟁심화 및 판호 미발급으로 폐업하는 기업 역시 9,705개에서 18,000개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중국 게임 기업은 약 3만 개 이상으로 추정되며, 광동성에 33.1%가 집중돼 있다. 또한 텐센트, 넷이즈,완미세계, 37엔터테인먼트, 세기화통, 지비터, 왕룡인터넷, 창몽천지 등 8개 업체가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양극화가 극심한 상태다.

중국 시장 트렌드로는 IP 리메이크가 있다. 전체 모바일게임 매출액의 65%를 차지하며, 온라인게임 IP의 컨버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18년 실시된 게임 총량제로 인해 신규 게임 추가수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모든 게임에 대해 실명제 등록을 실시하고, 셧다운제 역시 시행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애플 앱스토어에서의 판호관리 단속이 강화되며 7월 1일 기준 1,491개의 게임이 마켓에서 내려갔다.

중국의 게임 유저는 6억 5,400만 명으로 전분기 대비 0.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성 유저 수는 3억 5,700만 명으로 전분기 대비17.05% 증가했다. 또한 1분기 들어 여성유저 비율이 55% 가량까지 증가했는데, 맞벌이를 하는 여성들의 재택근무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도부터 판호 발급 총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며, 판호허가 게임의 경우 모바일게임이 93%를 차지했다. 특히 캐주얼게임이 심사 통과율이 높고 현지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외산게임 판호 허가 순위로는 일본이 242건으로 1위, 미국이 198건으로 2위, 한국은 158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는 한한령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김 센터장은 한한령이 없었다면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동물의 숲’을 중심으로 외산게임 판호허가 중지가 회자되고 있는데, 홍콩 민주화 시위와 반중감정 등 중국의 특수한 정치환경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PC온라인의 경우 유저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우수해 관리당국의 긴장모드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게임 현황을 살펴보면, 중화권 전체서 29억 달러, 중국 본토로 한정할 경우 1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블레이드 & 소울’, ‘크로스파이어’ 등이 인기순위 20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블소’와 ‘크로스파이어’, ‘뮤’는 안정적으로 20위권 내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 들어 ‘미르의 전설2’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C9’이 대신 진입했다. 

판호 정책과 관련해 그는 단기적으로 IP 판권을 모두 넘기는 방법이 있지만, 단속 문제가 있고 그다지 선호되는 비즈니스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또한 게임산업의 소부장 산업화를 통해 중국에 소개된 이종콘텐츠 기반의 2차적 게임개발,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 타 산업의 니즈를 충족하는 사업분야를 확충하는 방안을 꼽았다. 장기적으로 판호 허가가 정상적으로 나온다면, 모바일 캐주얼게임과 여성유저 중심의 개발방향과 중국서사 구조와 매칭되는 방식을 추천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어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이 ‘중국 판호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먼저 ‘게임은 생선과 같다’는 화두를 던졌다. 시간이 지나면 상한다는 점에서다. 지난 2003년 ‘리니지’의 중국시장 진입과 실패 역시 이에 기반하며, 중국의 한국게임 견제전략 역시 이와 유사하다는 그의 설명이다. 판호발급을 늦추거나 막아 시간을 벌고, 한국 게임을 벤치마킹해 시장을 먼저 점유하는 것이다. 

이어 그는 판호발급 중지로 인해 한국 게임산업이 지난 4년간 막대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말했다. 4년간 10조 원에서 17.5조 원가량이 매출이 소멸했으며, 한중 간 게임시장 진입에 있어 기회 불균형이 생겼다. 판호의 재개는 이를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되며, 국산 게임이 중국에 진출해 실력을 가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호 제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게임사와 정부 간 비공개 정기 회의에서 논의됐다. 2007년 도입된 판호는 주로 한국 게임을 타깃으로 했으며, 한국 게임에 대한 발급 지연이 빈번해졌다. 이는 한국 게임을 둘러싼 중국 퍼블리셔 간 갈등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후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은 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게임 관할이 문화부에서 공산당 선전부로 이관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처했다.

지난 10월 7차 포럼 이후 문체부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으며, 장관 교체 이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부의 인식과 태도도 변화했는데, 지난 6월 16일 국회 외통위 첫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판호 문제를 한중 관계 관련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는 외교부가 게임문제를 중요 이슈로 인식한 첫 사례다. 
민간 차원에서도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게임학회에서는 우한 시민 돕기 모금운동을 통해 모은 성금을 전달하면서 한중 게임산업의협력 증진 노력을 주한 중국대사에게 요청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중 간 관계도 변했다. 코로나 사태 과정에서 한국은 중국에 가장 우호적인 국가가 됐으며, 미중 무역분쟁 등 국제정세 역시 한국 측에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미국에서 분리해야 하며, 그러한 차원에서 한국을 한한령으로 압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은 충족돼 있으며, 이후 액션이 중요하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먼저 시기적으로 시진핑 주석 방한 전과후 중 어느 시점이 될 지가 중요하며, 방한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떤 노력을 취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어느 곳에 중점을 둬야 할지와 판호 허가가 나는 장르와 게임 내용의 제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며, 제한된 외자판호 중 한국의 지분이 어느 정도일지 역시도 생각해야 한다. 게임의 이용등급 역시 주요 고려대상이다.
 

▲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사진=경향게임스)
▲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사진=경향게임스)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위정현 의장은 “이전에도 판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고, 정부 차원에서도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 10개월동안 많은것이 변했다”며 “판호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에 이를 점검하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토론회를 열었으며, 오늘의 논의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게임산업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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