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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재미의 즐거움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7.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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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0호 기사]

“독자분들의 인생게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나오겠지만, 기자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게임 플레이 재미를 알게해 준, ‘원숭이 섬의 비밀’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였지만) 졸업과 동시에 선물로 받은 16비트 컴퓨터로 5.25인치 디스크를 번갈아 끼우면서 어드벤처 장르의 재미를 제대로 느꼈다.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플레이 방식이 너무나 신선하고 매력적이었다.

이후, 용돈을 모아 산, 패미콤과 ‘파이널판타지3’는 RPG의 재미에 눈을 뜨게 해줬고 ‘로맨싱사가’ 시리즈에서 전구 불빛 그래픽과 ‘띠링’하는 소리는 지금까지도 기자를 설레게 한다. 얼마 전, 출시된 ‘로맨싱사가 리유니버스’를 옛 추억을 회상하면서 재미있게 플레이 중이다.
대학생이 되고, PC온라인 ‘리니지’가 출시됐을 때, 네트워크 게임의 재미에 또 한번 눈 뜨게 된 기자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지인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다. 지금도 당시 ‘리니지’ 아재들의 모임을 갖고 있고, 지금은 가족 단위로 만나 당시 추억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최근 게임업계에 레트로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PC온라인게임들이 모바일로 새롭게 이식되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들과 다른 점은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이다. 90년대 말에 내가 즐겼던 PC온라인게임이 모바일로 그대로 이식 된 것이 특징이다.
‘익숙함의 재미’는 정말 무서웠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출시 일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4위를 기록하면서 유저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바람의나라: 연’은 출시 이전부터 유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출시 당일 수천명이 접속자 대기번호를 받으며 게임 플레이를 기다렸다. 조금씩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래도 다수의 유저들로부터 원작의 감성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 매출 순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이 매번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 중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기 보다는 기존에 유저들이 열광했던 시스템을 그대로 탑재해 앤드(AND) 콘텐츠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니지’ 방식의 모바일 MMORPG가 계속해서 인기가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익숙함의 재미’는 검증된 재미로 바꿔서 말할 수 있다. 검증된 재미에 내 머릿속에 있는 추억이 더해진다면 그 파괴력은 무시무시하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바람의나라: 연’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포트리스’ I·P를 활용한 ‘포트리스 배틀로얄’이 레트로 열풍의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다. ‘포트리스’의 익숙한 재미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기자 역시,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RPG를 넘어 캐주얼까지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장르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아쉬운 부분은 대부분 I·P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게임의 재미에 대한 부각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I·P를 활용하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유저들의 관심은 급격하게 식는다. ‘익숙한 재미의 즐거움’을 유저들에게 계속 줄 수 있는 신규 I·P 게임이 앞으로 출시 될 수 있을지 기대를 가져본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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