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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트리 최성원 대표 "블록체인 기반 게임산업 新 비즈니스 모델 개척"

신기술·콘텐츠 융합으로 ‘글로벌 원 DB’ 생태계 구축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8.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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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1호 기사]

최근 들어 블록체인 게임들이 시장에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더욱 고도화되고 게임으로서의 모습을 한결 충실히 갖춰 게이머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작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여전히 ICO(암호화폐공개)에 중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저간 거래, 게임 간 이동 등 모든 활동이 토큰을 매개로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 수퍼트리 최성원 대표는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플레이댑’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토큰이 아닌 아이템 자체를 자산화하는 것으로, 기존 게임들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적 장치로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유저와 게임사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아이템이 하나의 디지털 자산으로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야 하는 구조다. 유저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결국 게임이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과 다른 발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최 대표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수퍼트리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플레이댑’의 개발사로, 이용자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NFT 게임 아이템을 글로벌 이용자간 자유롭게 판매, 구매할 수 있도록 거래 서비스를 지원한다. 아이템베이 창립 멤버이자 CTO를 역임한 고광욱 수퍼트리 기술총괄이 개발을 맡았다. 최근 ‘신과 함께’, ‘소울시커: 6번째 기사단’ 등 2종의 타이틀을 삼성 갤럭시 앱스를 통해 출시한 상황이다. 향후 이들은 2종 게임의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아이템을 NFT(대체불가 토큰)화함으로써, 블록체인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의 보조적 역할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하면, 코인과 이를 보관할 월렛(암호화폐 지갑) 등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수퍼트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플레이댑에서는 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게임 내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의 블록체인 게임들에서는 해당 기술이 거래시스템의 중추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플레이댑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에서는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별도의 토큰을 활용하지 않고 아이템 자체를 NFT에 기록해 자산화함으로써 유저에게 소유권을 부여한다.
“수퍼트리는 블록체인을 공공 데이터베이스, 그중에서도 글로벌 원 데이터베이스로 보고 접근했습니다. 유저에게 가치가 있는 아이템들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해 소유권을 유저에게 넘긴 것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부가적인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중고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당근마켓’처럼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는 일종의 중고 시장이 생기는 것이죠.”
 

‘중고’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상품들과 게임 아이템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물리적 상품은 감가상각 개념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지만, 게임 아이템의 경우 플레이를 하면서 강화를 하는 등 레벨업을 하며 가치 역시 높아진다. 여기에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NFT화된 아이템은 다른 게임으로의 이관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처가 늘어나 교환가치가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기존 게임들을 리부트시키는 촉매 역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신과 함께’는 컴투스를 통해 출시됐던 ‘라이트: 빛의 원정대’를 리마스터한 게임이다. 사실상 수명이 다한 게임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저 모객 방식이나 비즈니스 모델 파생이 가능해진다.

새로운 시장의 도래
그렇다면 최 대표가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기존 게임사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고, 블록체인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게임사업은 사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인 BTC 서비스였지만, 향후에는 CTC(소비자 간 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의 패러다임은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만 돈을 버는 BTC 서비스였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유저들이 연결되고 모바일게임들도 늘어나며 매스미디어로 동작했죠. 그 결과 인플루언서와 프로게이머가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 것이죠. 그 다음 패러다임인 블록체인에서 게임이 어떻게 될 것이냐를 예측해봤을 때, 실제 게임 유저들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인 CTC가 나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5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게임아이템 거래시장 규모는 50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3조 원 규모에서 정체됐다. 결제 시스템의 장벽과 제도의 차이를 넘지 못하고 로컬 마켓에 머무른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 대표의 주안점이다.

‘재미’가 곧 수익
사실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좋지 못한 데에는 실행 문제가 컸다. 많은 이들이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정작 실행되지 못하면서 불신을 안긴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수퍼트리는 다른 블록체인 기업들과 차별화된다. 이미 라이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의미 있는 매출과 트래픽도 발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블록체인 기술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데는 이같은 부분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점에서 최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콘텐츠’다. 양질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게임 아이템이 자산으로 가치가 생기면 다양한 파생상품이 나올 것이기에, 더더욱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술지원 등의 형태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SDK 공개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등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임 아이템이 버추얼 굿즈로서 가치를 갖도록 하면 큰 플랫폼에서 찾아올 것이라고 봤고, 실제로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대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었습니다. 지불방식 등 게임 외적인 부분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재밌게 만들고, 디지털 자산으로서 가치 있게 만드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프로필
● 2002년 ~ 2010년 NHN 한게임본부 팀장
● 2010년 ~ 2013년 CJ, CJ E&M 글로벌 추진팀 사업담당
● 2013년 ~ 2014년 위메이드엔터테이먼트 전략기획팀장
● 2014년 ~ 2016년 엔픽소프트 부사장
● 2016년 ~ 2017년 룽투코리아 사업총괄 이사
● 2017년 ~ 現 수퍼트리 대표이사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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