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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리드 스타즈’ 개인의 비극과 대중의 희극 속에서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08.05 13:39
  • 수정 2020.08.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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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게임즈의 콘솔게임 신작 ‘베리드 스타즈’가 지난 7월 30일 정식 출시된 가운데, 게임은 여전히 그 화제성을 유지하며 유저들의 관심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팬 층에선 이미 게임의 모든 엔딩을 섭렵한 코어 유저들이 등장하는 한편, 게임에 대한 각각의 평과 완성도 측면의 아쉬움 등 다양한 의견이 나눠지고 있다.
게임은 스토리 측면에 있어 빼어난 흡입력과 탄탄한 서사구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디렉터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SNS’ 요소는 현실의 그것을 빼다 박은 듯한 디테일로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더욱 몰입되도록 돕고 있다.
다만 어드벤처 장르로서의 게임성 부문에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많은 화제 속에서 데뷔를 한 '베리드 스타즈', 시나리오 스포일러를 최대한 억제하는 측면에서, 게임의 면면을 소개해본다.
 

‘커뮤니케이션’ 강화 게임플레이, ‘지루함’ 옥의 티
‘베리드 스타즈’의 시작은 게임 내에서 동명의 오디션 프로그램 현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한도윤을 포함한 다섯 명의 출연진 및 생존자들은 순식간에 비극의 현장 속으로 빠져들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저마다의 몸부림을 시작한다.
그 안에서 유저는 한도윤으로 분해 각각의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이어나가고, 대화를 통해 보다 많은 키워드와 정보를 얻어내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각각 등장인물들이 불안감 속에서 폭주하지 않도록 케어를 이어가줘야 한다. 이중 '키워드'는 게임 내에서 꾸준히 마주하게 될 요소로, 플레이 대화 진행, 조사, SNS 등 콘텐츠 전반에서 얻을 수 있다.
 

▲ '베리드 스타즈'의 주 플레이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 빠뜨림 없는 꼼꼼한 게임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라면, 수많은 키워드의 존재는 부담과 지루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조사 등으로 게임플레이 내에서 표현되며 시퀀스 진행 및 키워드 획득을 위한 대화는 각각의 선택지가 부여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게임 내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SNS(페이터), 통화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페이터 부문은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하고 있어, 단순 보너스 요소가 아닌 면밀한 확인과 활용이 요구된다. 유저들은 커뮤니케이션 상황 속에서 자유롭게 페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키워드를 얻거나, 한도윤을 향한 메시지에 답을 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외에도 수집요소인 이미지 또한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단순한 선택지 대화 위주로 진행되는 텍스트 어드벤처를 벗어나 ‘커뮤니케이션x서바이벌’이라 칭한 특징을 잘 살려낸 모습이다. 다만,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키워드 대화 외에 각 커뮤니케이션 시퀀스 당 활용 가능한 키워드가 다소 많은 편으로, 이를 모두 활용하고자 한다면 스토리 진행 이전의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곤 한다.
외에 세이브 활용이 일부 제한적인 면과, 주요 이벤트 다시보기 등의 기능이 없어 다회차 플레이를 즐길 유저들에게 필요한 편의성 부문이 다소 부족하게 다가온다.
 

▲ 각각 대화 및 상황 전개에 따라 관계, 멘탈 등이 요동치게 된다

가장 개인적인 비극, 가장 대중적인 희극의 이야기
게임플레이를 넘어 어드벤처 장르의 가장 핵심인 시나리오 부문에선 그간의 내공을 쌓아올린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진가를 여실히 발휘하고 있다. 현장 붕괴 속 생존자들의 개인적인 비극이 뼈대를 형성한다면, 이들을 유희하는 대중과 SNS는 그저 흥미로운 ‘떡밥’을 가지고 노는 희극의 형태로 이야기를 감싸맨다.
저마다 비밀을 감추고 있는 주요 등장인물들은 사태가 진행될 때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거나, 뒤틀려버리는 등의 다양한 감정묘사가 세밀하게 표현됐으며, 전체 시나리오 부문에서는 유저들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강렬한 전개가 펼쳐진다. 특히, 넓은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제한된 공간 속에서의 사건전개로 인해, 폐쇄된 공간 속에서의 인간의 나약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는가에 대한 디렉터의 고민이 담겨있다.
 

▲ '베리드 스타즈'의 '페이터'는 현실의 SNS와 흡사한 높은 표현수위를 보여준다
▲ 주연들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다 해도, 외부의 대중은 이 또한 잠깐의 유희로 소비하곤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 구성과 게임의 핵심은 SNS에서 귀결된다. 게임의 발매 전 진승호 디렉터는 ‘베리드 스타즈’의 시작점으로 자신의 SNS 관련 일화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경험에서 말미암아서일까, 게임 내 존재하는 SNS는 대중에게 유희물의 한 형태처럼 소비되는 스타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리고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는 조롱을 가하고, 누군가는 그들과 싸우고, 누군가는 분쟁을 조장한다. 현실의 SNS 상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렇기에 게임 내 SNS ‘페이터’의 이러한 현실성은 게임의 핵심을 관통하는 장치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일부에게는 다소 과격한 표현법으로 불편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 정도로 게임 속에서 SNS는 적나라하게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 있다.
 

▲ 유저들은 각각 인물과 대화를 통해 그 이면을 찾아나서게 된다

상황과 대응, 그리고 인물로 풀어낸 도전작의 의미
게임의 첫 번째 플레이를 마칠 경우, 유저는 필연적인 엔딩과 마주하며 자연스럽게 2회차 플레이로 유도된다. 라인게임즈에게도, 게임의 개발진에게도 ‘콘솔게임’이라는 도전의 의미가 담긴 것처럼, 유저 또한 자연스레 게임 내에서 대단원에 향하기 위한 도전을 권유하는 것과 같다.
영화 혹은 문학 표현기법의 일종 중 엔딩을 먼저 보여주는 ‘플래시 포워드’ 기법에 비할 수 있지만, 게임은 정해진 결말을 둔 채로 반복적인 플레이를 강요하는 형태는 아니다.
게임플레이 내에서 유저의 선택과 개입이 스토리에 극단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다양한 측면에서 등장인물들의 상황 대응을 조명하고 나선다. 이는 유저가 콘트롤하는 주인공 ‘한도윤’ 또한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 캐릭터라는 이유로 강철 같은 멘탈을 가지고 있거나, 모든 일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닌, 그저 ‘베리드 스타즈’라는 비극 속에서 휘둘리는 또 한 명의 등장인물 역을 묵묵히 수행한다.
 

▲ 1회차를 마친 유저라면, 이제 스토리의 핵심 진행을 마주할 수 있게된다
▲ 주인공 '한도윤'은 사건 속에서 특별하거나, 특출난 존재가 아니다

1회차를 마치 유저들은 이제 그러한 개인들의 상황 대응과 이면에 집중하며 플레이를 이어가게 된다.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한도윤’을 어떤 인물로 그릴지, 어떤 인물, 이야기에 집중할지를 선택해 나가는 방식이다.
진승호 디렉터와 개발진은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장르를 통해 콘솔게임 도전에 나섰다. 그 도전이 어떤 성과를 자아낼지는 이제 유저들의 선택에 달렸다. 게임은 분명 부족한 면이 존재하지만, 스토리 및 연출에 있어서는 디렉터의 의도를 충실히 담아낸 매력을 보여준다.
‘베리드 스타즈’는 일부의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지만, 콘솔게임 첫 도전작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기대한 만큼의 값어치를 해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이들은 향후에도 콘솔게임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베리드 스타즈’의 이야기는 단편에서 막을 내리지만, 그 향후 그들의 행보는 더욱 기대를 모을 전망이다.
 

▲ 라인게임즈 '베리드 스타즈'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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