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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언택트 특수’의 이면 … 신작 지연·워라밸 붕괴 대두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8.19 15:53
  • 수정 2020.08.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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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언택트 비즈니스가 자리잡으면서 상당수의 국내외 게임사들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일부 개발사의 경영난과 원격근무에서 오는 신작 지연, 워크-라이프 밸런스 붕괴 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주최측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2020 게임산업의 현재: 원격근무편’의 결과를 소개했다.
 

올해 GDC는 당초 3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차례 연기돼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주최측은 행사 직전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게임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응한 개발자들이 속한 기업을 규모별로 분류해 보면, 1인 개발사 20%, 2~50인 기업 41%, 51~100인 기업 6%, 101~500인 기업 16%, 500인 이상 기업 18% 등으로 분포돼 있다.

조사결과 일부 게임사들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응답자의 8%는 팬데믹을 겪는 와중에 해고당했다고 밝혔고, 32%는 소속 개발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개발자들의 가계소득으로도 이어져, 응답자의 26%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입이 줄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수혜주’라는 타이틀의 뒷면에는 재정난을 겪는 개발사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어려움이 과소추정된 측면이 있다는 요지다. 

재택근무 전환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있었다. 응답자의 33%는 팬데믹으로 인해 게임 출시를 연기해야 했다고 응답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주요 행사 취소, 재택근무 전환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콘솔 개발의 경우 플랫폼 업체의 라이선스 승인을 위한 테스트가 가정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출시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32%는 생산성이 약간 떨어졌고 9%는 크게 떨어졌다고 답한 반면, 24%는 약간 좋아졌고 8%는 크게 좋아졌다고 답했다. 창의성 측면에서는 40%가 재택근무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28%는 창의성이 떨어졌고, 7%는 크게 떨어졌다고 답했다. 창의성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19%였으며 크게 좋아졌다는 응답은 6%였다. 

이에 대해 보고서에서는 “실제 개발자들도 재택근무가 생산성이나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은 팬데믹이라는 현재의 예외적 환경 요인과 육아 상황에 따라 복잡 미묘하게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육아나 자녀들의 온라인 학습, 가족들의 건강관리 등 외부 스트레스 요인의 유무 및 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워크-라이프 밸런스 붕괴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어느 때고 항상 일을 할 수도 있게 됐다는 점이 문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응답자의 39%가 작업 시간이 약간 혹은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평상시에 비해 작업 시간이 줄었다고 답한 개발자는 20%에 불과했다. 

재택근무에서는 대체로 일·생활의 균형도 흐려지기 때문에, 이전에 가졌던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형식적 방어막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과로를 피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헬스장이나 극장 등 다른 곳을 가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어렵기 때문에 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업계 스스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데믹 속에서 게임기업은 오히려 수혜를 입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에서 게임산업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각 기업들이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채택, 직원 스트레스 관리, 비대면 환경에서의 사회적 행위 조직화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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