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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vs에픽’ 고래 싸움, 국내 개발사 ‘예의주시’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8.24 12:13
  • 수정 2020.08.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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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오는 28일부로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포트나이트’ 뿐만 아니라 언리얼엔진 기반 게임까지 위협받을 것이란 예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양사의 갈등은 지난 8월 13일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에서 자체 결제수단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오픈하면서 불거졌다. 이는 양대 모바일 앱마켓에 지불해야 하는 30% 수수료를 피하기 위함으로, 이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이용자들에게 기존 금액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아이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자사 스토어에서 삭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한 술 더떠 애플은 에픽게임즈와의 전면전을 불사하는 모양새다. 에픽게임즈 공식 SNS에 따르면, 애플이 8월 28일에 에픽게임즈의 모든 개발자 계정을 해지하고, iOS와 맥 개발도구에서 에픽게임즈를 차단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픽게임즈 측은 법원에 애플의 개발자 계정 해지 중단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문제는 이들의 갈등이 ‘포트나이트’뿐만 아니라 언리얼엔진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에픽게임즈가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이들은 더 이상 애플 앱스토어용 앱을 만들어 배포할 수 없으며, 기존 앱에 대한 업데이트도 불가능하다. 또한 SDK와 API를 제공받을 수 없어 테스트 진행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엔진 업데이트에도 차질이 생긴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언리얼엔진이 애플 생태계에서 퇴출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국내 게임 상당수가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내 인기 모바일게임 중 상당수가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된 데다, 경쟁적인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iOS 기기를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일부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중요 업데이트가 모두 중단돼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유저들의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 사진=펍지 주식회사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비롯해 ‘리니지2M’, ‘V4’ 등 국산 인기 타이틀 상당수가 언리얼엔진을 활용한다
(제공=펍지주식회사)

이에 대해 에픽게임즈 측은 현재 배포돼 있는 언리얼엔진 4.25버전을 이용하는 경우 게임 업데이트 등이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4.26버전 등 향후 엔진 업데이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기능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진다. 향후 버전의 경우, 게임 개발사에서 자체적으로 iOS에 맞게 튜닝해 게임 업데이트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내 게임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개발사들의 경우 언리얼엔진을 자사 개발 방향성에 맞게 튜닝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장은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사안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뜻이다. 또한 애플의 이같은 조치가 아직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은 만큼,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일부 게임들의 경우 유저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서비스하는 펍지주식회사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업데이트 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애플과 에픽게임즈 모두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같은 대치 국면이 길어질수록 둘 다 지는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포진한 중요 플랫폼 하나를 잃게 된다. 애플 역시 언리얼엔진 자체를 막아버린다면 큰 폭의 수수료 매출 감소를 각오해야 한다. 점차 격화되고 있는 양사간 분쟁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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