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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테일즈, 패러다임 바꾼 반항아 ‘흥행 돌풍’

수동 조작·퍼즐 게임·스토리텔링 등 도입 역발상 ‘성공’ … 탄탄한 게임성에 비즈니스 모델 더해 유저 호평 이어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8.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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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2호 기사]

“세상 모든 재미를 다 담았다! 소문의 명작 진짜 명작인지 직접 확인해 보라.”
지난 7월 29일 도발적인 문구와 함께 ‘가디언 테일즈’가 공식 출시됐다. 출시 하자마자 입소문을 탄 작품은 공룡게임사들이 겨루는 모바일게임 차트에서 탑 5에 오르더니 장기간 흥행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연일 신작들이 출시되는 과정 속에서도, 또 게임 내 텍스트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 과정 속에서도 게임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구글 플레이 게임 댓글란을 확인해보면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게임에 낮은 평점을 준 유저들 조차도 이 게임을 ‘완벽한 게임’, ‘오랜만에 즐기는 제대로된 게임’, ‘정말 재미있어서 지우기 정말 어려운 게임’이라며 극찬하며, 문제는 다른곳에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왜 ‘재미’있을까. 금주 콕콕에서는 ‘가디언 테일즈’를 찔러 봤다.
 

모바일게임에 출현한 뉴트로 RPG
‘가디언 테일즈’는 일본 고전게임 RPG를 연상케하는 인터페이스와 게임 진행방식으로 무장한 게임이다. 도트그래픽을 채용해 분위기를 살렸고, 면밀히 설계된 스토리 라인으로 게임성을 더했다. 덕분에 얼핏 보면 고전 게임처럼 보이는 경향도 있으나 과하진 않다. 이들은 ‘올드한 냄새’가 날 때쯤 방향을 휙 틀어 ‘최신 트렌드’를 툭툭 던진다. 게임이 식상해질 때 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식으로 신선함을 유지한다. 마지막 시나리오를 진행할 때 까지 디자인은 물 샐 틈 없다. 단단한 구성, 그것 하나만으로도 유저들은 기꺼이 이 개발진이 제시하는 재미에 몸을 맡기게 된다. 이렇게 게임에 녹아든 유저들이 곧 충성고객으로 변모했다.
 

▲ 화로에 불을 붙은 뒤 인근 화로로 가져가면 문이 열리는 간단한 퍼즐

탄탄한 게임성 위에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상업적 성과도 거뒀다. 유저들의 반발은 거세지 않았고,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 평가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 순위 톱 10위권을 거둔 점에서 이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간편하고 쉬운 수동조작 게임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 사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조작은 가상 게임패드를 활용한다. 기존에 활용하던 원형 조작방식이 아닌 십자키 조작방식을 채용한 점은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다. 십자키 이동 방식이 도입되면서 유저 움직임은 제한된다. 반대로 이 동선이 모두 추적 및 예상 가능한 점이 장점. 개발사는 역으로 이를 활용했다.
 

신규 캐릭터 ‘에바’를 얻었다
▲ 신규 캐릭터 ‘에바’를 얻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전투 밸런스와 유저 플레이를 설계하는 점은 당연한 수순. 여기에 한가지를 더해 ‘퍼즐 요소’를 집어 넣었다. 맵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벽을 부수는 것과 같은 간단한 퍼즐에서부터, 주변에서 불을 집어 이동 장소를 태우는 방식. 맵 상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형태가 준비됐다. 특히 목표 지점까지 이동하는 최단 경로가 아닌 곳에 이벤트가 발생할만한 트리거들을 배치하고, 간단한 퍼즐을 풀면 보상을 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맵을 꼼꼼하게 뒤져 보게된 유저들은 맵 상에 돌발 이벤트를 찾아 헤메게 된다.

‘밈’ 반영한 패러디로 흥미 자극
반대로 이야기하면 수동 조작과 이벤트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밖에 없는 노릇. 슬슬 게이머들이 열받기 시작할 타이밍에 반드시 진화 장치들이 들어간다. 장비와 같은 직접적 보상도 존재하지만 그 보다는 게이머들을 공감케할 개그 요소들이 대거 삽입돼 있다. 만나는 캐릭터마다 독특한 대사들을 쏟아 내는데 얼핏 보면 정상적인 대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러디가 넘쳐난다.
 

힘세고 강한 아침! 번역 오류로 파생된 소위 왈도체를 패러디 했다
▲ 힘세고 강한 아침! 번역 오류로 파생된 소위 왈도체를 패러디 했다

한 동선을 진행하는데도 여러 패러디들이 겹친다. 이는 곧 흥미 요소가 돼 다음 패러디를 구경하기 위해 게임을 계속 진행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 사이 새롭게 합류하는 캐릭터들이 패러디에 근간한 대사를 쏟아내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게임 진행을 유지한다. 흥미로운 포인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 해외 서비스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온다는 점이다. 게임은 만국 공통어인지도 모른다.

파티플레이의 재미 담은 후반 게임성
재밌고 유쾌하게 게임을 즐길 때 쯤 게임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후반으로 진행할수록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캐릭터 조합을 고민하게 된다. 적들의 공격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평범한 딜러는 스킬 한두방 맞으면 사경을 헤멘다. 서서히 힐러 직업이, 탱커 직업이 반드시 필요한 공략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보스를 데리고 드리블링(카이팅)하면서 맵을 빙글빙글 도는 방법과 같은 고난이도 콘트롤이 필요한 보스들이 등장한다. 이제 유저들은 두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페이스북을 패러디한 페이스 브레이크, 호감도를 다루는 게임을 패러디한다
▲ 페이스북을 패러디한 페이스 브레이크, 호감도를 다루는 게임을 패러디한다

필요한 영웅들을 뽑기 위해 현금을 결제하거나, 낮은 스펙 캐릭터를 최대한 성장시킨 뒤 캐릭터 콘트롤로 극복해야 한다. 어느 방식이든 재미는 충분하다. 문제는 스테미너. 공략을 위해 몇 번 실패하고 나면 스테미너가 바닥나고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는 구조기 때문에 가벼운 과금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 게이머들의 불만은 크지 않고, 덕분에 게임은 매출상에서도 호조를 거둔다.

신감각 노리는 RPG계 신성
엄밀히 말하면 ‘가디언 테일즈’가 제시하는 재미 요소 중 대다수는 기존 콘솔게임이나 고전 RPG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를 모바일 플랫폼에 시도했고, 또 어색하지 않게 가공할 수 있었던 능력이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올드한 감성’을 지우기 위해 ‘최신 유행 밈’을 동원하고 ‘페이스북’을 패러디하는 등 다양한 장치로 냄새를 지우는 방법은 향후 모바일게임 개발자들도 참고해볼만한 요소로 보인다.
 

후반부 콘텐츠는 강력한 스킬들을 주고 받는 공방이 포인트다
▲ 후반부 콘텐츠는 강력한 스킬들을 주고 받는 공방이 포인트다

결국 게이머들은 시나리오와 대사를 읽었다. 결국 게이머들은 퍼즐을 재밌어 했고, 기꺼히 양 손으로 스마트폰을 붙잡고 캐릭터를 콘트롤하면서 게임을 즐겼다. ‘불문율’은 깨졌다. 이로서 이제 모바일게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해 한 단계 도약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인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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