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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블록]‘전세계 화두’ 블록체인 투표, 국내 도입되나…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8.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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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투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보안 등 기술적 허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투표에도 비대면 시스템이 도입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투표’ 도입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어 주목된다.
 

출처=러시아 전자투표 공식 페이지
출처=러시아 전자투표 공식 페이지

블록체인 투표에 가장 적극적으론 나선 곳은 미국과 러시아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8년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해외 주둔 중인 미군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반 투표 앱을 사용했으며, 지난 4월 미 유타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6월 예비경선 후보자 선정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앱 ‘보아츠(Voatz)’를 사용했다. 미 상원에서도 블록체인을 통한 의회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우정공사(USPS)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보안을 강화한 우편 투표 방식으로 새로운 특허를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유권자들이 더 쉽고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QR 코드나 암호를 우편으로 전송하고, 이를 스캔해 디지털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본인인증 정보 와 개인 서명, 투표 결과는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에 따라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한 차례 블록체인 기반 국민투표가 진행된 바 있다. 지난 7월 대통령의 현행 6년 연임제한을 수정해 푸틴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을 허용할지를 결정하는 개헌 찬반투표가 시행됐으며, 모스크바에서 투표를 블록체인에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에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투표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지난 6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확산전략’에서 해당 기술을 전면 도입하는 7대 분야 중 하나로 투표를 꼽았기 때문이다. 오는 2022년까지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해관계자가 투개표 결과에 직접 접근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2월 초까지 금융투자협회, 서울대학교 블록체인학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의견수렴을 진행하며, 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을 온라인투표시스템 ‘케이보팅(K-Voting)’에 적용할 예정이다. 케이보팅을 이용한 투표 건수가 2014년 107건에서 2018년 1,495건으로 늘어나며 점차 활성화되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현실이다. 블록체인 투표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사용된 ‘보아츠’의 경우 미국 국토안보부와 MIT에서 취약점을 지적해 개선에 나섰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러시아 개헌 투표에서도 기술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시스템 폭주로 인한 접속 불가 현상이 발생하고, 실제 선거가능 인구와 온라인 투표 신청자 수가 맞지 않는 등 찝찝한 뒷맛을 남긴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투표에 블록체인이 전면 도입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우려들을 먼저 해소해야 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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