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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손 '맞잡다'

영상·글로벌 진출, 자회사 설립 등 ··· 자사에 맞는 최적화 방안 ‘모색’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0.09.14 11:59
  • 수정 2020.09.1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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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3호 기사]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모양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부터 시작해 다양한 게임사들이 영상, 음악,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혜와 리메이크 게임으로 대성공을 거둔 게임사들이 확보한 자금을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 I·P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게임 역시 콘텐츠 산업의 한 유형으로 엔터 사업과 연계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게임처럼 급부상한 영상 분야에 진출하는 게임사부터 글로벌 진출 목적으로 투자를 통해 엔터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보유 I·P와 엔터 관련 노하우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게임사도 존재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요 게임사들의 엔터 진출을 유형별로 분석해 집중 조명해봤다.
 

게임과 영상 콘텐츠로 언택트 시대 정조준
영상 관련 엔터 사업 진출을 놓고 가장 주목받는 게임사는 단연 스마일게이트다. ‘설국열차’, ‘명량’ 등 영화 제작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는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사의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해 드라마 제작에 도전했다.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중 하나인 유허그 미디어와 손잡고 46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드라마 ‘천월화선’은 방영 5주 만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에서 16억 뷰를 돌파하며 성공을 알렸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누적 조회 수 16억을 돌파했다
▲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누적 조회 수 16억을 돌파했다

영상 분야 진출에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게임사로는 크래프톤이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8월 드라마 제작사 ‘히든 시퀀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히든 시퀀스’는 인기 드라마 ‘미생’, ‘시그널’의 PD 출신인 이재문 대표가 2016년에 설립한 회사다. 투자를 통해 2대 주주에 오른 크래프톤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게임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영상 분야는 게임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플랫폼의 대표주자 넷플릭스는 2020년 1분기에만 새 가입자가 약 1,600만 명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약 28% 증가한 57억 6,769만 달러(약 7조 798억 원)로 추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게임이라는 무기를 이미 보유한 게임사에서 영상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전했다.

투자 통한 파트너십 강화로 글로벌 진출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엔터 분야에 투자해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사들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가장 앞서있는 국내 게임사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최근 빌보드차트 1위를 달성하며 K-POP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BTS와 일찌감치 손잡고 다양한 I·P 연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지난 2018년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약 2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2대 주주에 올랐고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회사 측이 BTS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 ‘BTS 월드’는 출시하자마자 11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달성하며 성과를 거뒀고 오는 9월 24일 차기작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통해 기반 다지기에 들어간다.
 

넷마블은 오는 9월 BTS 기반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 넷마블은 오는 9월 BTS 기반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은 대규모 투자로 승부수를 던졌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강력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생산하고 유지할 능력을 지닌 글로벌 상장사에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오랜 기간 다양한 유형의 강력한 I·P을 만들고 유지해 온 넥슨의 비전을 공유할 회사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국내 게임 시장의 대세인 모바일게임의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연간성장률은 4%, 2020년에는 3.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20%, 8% 이상 성장률을 보였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넷마블과 넥슨의 행보는 게임 플랫폼 다각화와 함께 엔터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 자회사 설립 통한 독자 행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지난 7월 엔터 사업 진출을 위해 전문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대표로 임명했다. 엔씨는 ‘클렙’에 8억 원을 투자하고 66.7%의 지분율을 보유했다. 사업 목적에는 영상, 웹툰, 온라인 음악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항목들이 포함됐다. ‘클렙’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엔씨 측 관계자는 자사가 가진 기술과 엔터 산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엔씨는 이전부터 다양한 엔터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문화축제 ‘피버 페스티벌’을 통해 게임과 음악의 콜라보를 시도하거나, 웹툰 플랫폼인 ‘레진’,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 등에 투자한 바 있으며 자체 웹툰 플랫폼인 ‘버프툰’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자사가 활용할 수 있는 게임 I·P도 무궁무진하다. ‘리니지’나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등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충실하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엔터 전문 자회사 클렙의 대표로 임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엔터 전문 자회사 클렙의 대표로 임명했다

이처럼 인하우스 방식을 통한 엔씨의 독자 진출 행보는 엔터 분야 관련 노하우와 보유 I·P 대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만 확보된다면 자회사를 통한 사업 확장은 협력사와 사업상 대립이나 갈등을 겪을 위험이 없고, 비용 절감이나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다양한 이점이 존재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게임과 엔터의 동행은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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