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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애플과 구글 매출액에 따른 누진 수수료 정책을 제안한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9.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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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3호 기사]

최근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결제를 진행했고,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이것은 애플과 구글의 스토어 운영 정책 위반이며, 해당 게임은 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에픽게임즈는 이것이 시장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이며, 그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통해 과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옹호하는 언론 중에는 과거 통신사가 모바일 시장을 운영하던 시절엔 수수료가 10% 정도였으며, 구글과 애플이 반독점과 관련해 다양한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20년 가까이 모바일 시장을 봐온 필자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먼저 예전 통신사의 게임 수수료가 10% 수준이었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당시 모바일게임은 다운로드 용량에 따라 통신사가 별도의 데이터 요금을 징수했다. 게임 하나를 2,000원에 판매하면, 수수료 200원, 플랫폼 이용료 100원을 공제하고 1,700원이 제작사에 지급되지만, 이용자는 데이터 요금을 포함해 4,000원 이상의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사실상 수수료는 50%가 넘는다.
필자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수수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시 존재하지 않던 플랫폼을 만들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존의 독점적이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 것은 애플과 구글이었다. 그들은 수익이 나는 생태계를 이룰 때까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플랫폼에 높은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했다. 그들의 도전이 실패했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그들이 부담했을 것이다.

에픽게임즈가 작은 중소 제작사를 대변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필자의 눈에는 수조 원 대의 매출을 내고 있으면서 수수료를 줄여보고자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에픽게임즈가 중소 제작사를 위한다면 수수료가 낮은 별도의 스토어를 만들어서 유통할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에픽게임즈는 그런 시도를 할 자금과 능력이 있다. 그런데 도전하지 않으면서, 정작 큰 모험을 해서 지금의 생태계를 만든 애플과 구글을 비난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정말 중소 제작사를 위한 진정성 있는 주장을 하고자 했다면 자신들처럼 매출이 많은 제작사에게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매출이 적은 제작사의 수수료를 낮추라는 주장을 해야 한다.

수조 원의 매출을 내면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계약 위반에 대한 패널티를 불공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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