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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경민 교수 “게임은 학습 과정, 인지 발달 이끈다”

  • 역삼=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9.23 12:27
  • 수정 2020.09.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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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재단의 ‘팬데믹 쇼크, 슬기로운 게임생활’ 강연이 진행된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 이경민 교수가 3번째 연사로 나섰다. 그는 게임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치료기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강연을 통해 비디오 게임에 의한 인지행동 변화와 비디오 게임 치료법의 기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부정적인 인식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게임을 통해 병을 예방하거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먼저 비디오게임은 인지기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지각, 감각-운동 연결, 인지조절, 전략 사고와 자기통제력이 강화된다. 또한 인지저하(치매 등) 억제, 주의력 결핍(ADHD) 보완, 스트레스 경감, 우울증 감소 등의 효과를 통해 인지장애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있다. 특히 연령 증가에 따라 주의력이 가장 많이 저하되는데, 비디오 게임이 이를 막아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국 FDA는 ADHD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DTx)를 승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비디오 게임 치료법(VGT)의 기전을 제시했다. 먼저 치료 결과로서 인지적 조절과 습관적 행동을 유발하며, 동기부여와 보상기제를 통해 인지행동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이 치료법은 인지기능 발달과정의 기전을 그대로 활용하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관련 기능을 향상시킨다. 이는 놀이를 통해 학습과정에 대한 동기부여와 준비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우리의 삶 속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보통 놀이를 교육과 다른 것으로 인식하지만 이는 교육의 관점에서 본 것이며, ‘학습’의 관점에서 이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교육과 학습은 몇 가지 특성에서 서로 대비된다. 교육은 보편적 가르침을 중시하나, 학습은 개별적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피동적이고 목표지향적인 교육과 달리 학습은 능동적으로 과정 자체의 재미가 중요시된다. 또한 기능성 게임을 제시하는 교육적 관점과 달리 학습 관점에서는 진짜 비디오 게임을 제안한다.

VGT를 뇌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행위에 동반하는 신경망 변화와 보상체계를 통한 학습이 일어난다. 신경 가소성(경험이 신경계의기능정 및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는 것)을 통해 잠재 연결을 발현시키거나 연결 효율을 높이고, 때로는 새 연결을 생성하기도 한다. 특히보상 체계는 도파민을 통해 신경 가소성을 증진시키기도 하며, 이는 마약 등 중독물질에 의한 도파민 수용체 변화와는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를 딥러닝 기계학습으로 모방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결론적으로 이 교수는 게임의 유용성에 대해 ▲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 경험 반복을 통해 인지기능 효율성을 높이고, ▲ 실제 경험에서 존재할 수 있는 위협이 통제돼 있는 안전한 학습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치매와 같이 인지기능 간 연결이 끊어지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전략적 사고나 자기통제 등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교수는 “게임의 안좋은 측면은 지나치게 강조돼 있고, 유용성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며 “비디오 게임은 훌륭한 학습 도구이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심리학, 신경과학 등 학습 과학에 대한 이해와 연구, 좋은 비디오 게임을 육성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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