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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스:오공', 중국 스타 개발자들의 꿈 현실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9.24 16:08
  • 수정 2020.09.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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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개월 전 혜성처럼 등장한 신작 '블랙 미스:오공'은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눈도장을 받았다. 단 한 달 만에 각국 매체들이 프로토타입 영상을 보도한 결과 출시 1주일 만에 전 세계 3천 만회를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프로젝트가 됐다. 중국 내 반응도 심상치 않아 사실상 글로벌 기대작 반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국내도 역시 이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높다. 
중국발 게임들은 자동 사냥을 기반으로 강력한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채택한다는 고정 관념을 벗고, 소위 트리플 A급 게임에 가까운 모습을 극찬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들의 행보를 확인해 봤다.

 

 

대기업 출신 개발 스타 '펑지' 독립 선언  
'블랙 미스:오공'은 신생 게임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가 개발한 게임이다. 이 프로젝트 수장은 텐센트 퀀텀 스튜디오 출신 스타 개발자 '펑지'. 펑지는 자신과 함께 손발을 맞춘 팀원들과 독립해 스튜디오를 세웠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아트디렉터 '양치'를 비롯 총 6명으로 첫 개발을 시작한다.내로라는 대기업 소속 개발자에 개발 프로젝트도 성공해 스타 반열에 오른 이들이 굳이 둥지를 떠난 이유는 제대로 된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서다. 수장 펑지는 '谁谋杀了我们的游戏(누가 우리의 게임을 죽였나)'와 같은 글을 통해 게임을 만들 때는 개발자가 흥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며, 게임의 성공은 개발자가 게임에 얼마나 흥미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즉, 텐센트 퀀텀 스튜디오에서 개발하는 작품은 자신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들의 '흥미'는 소위 '트리플 A'급 게임 개발을 향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팀원들이 '흥미'를 가지는 분야는 액션 게임에 가깝다. 개발 팀원들이 '세키로', '몬스터헌터 월드', '갓 오브 워'와 같은 게임들이 발매되는 날에는 대다수가 휴가를 내고 게임을 소위 '폐인'처럼 플레이할 정도라는 후문이다.

그들 역시 게임 개발자로서 이 같은 프로젝트에 영감을 받아 게임을 개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블랙미스:오공'은 신생 게임 개발사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한 게임이다. 이 프로젝트 수장은 텐센트 퀀텀 슽디오 출신 스타 개발자 '펑지'. 펑지는 자신과 함께 손발을 맞춘 팀원들과 독립해 스튜디오를 세웠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아트디렉터 '양치'를 비롯 총 6명으로 첫 개발을 시작한다.

'백골지후, 중주서유(白骨之后,重走西游)' 백골이 된 후 다시 서쪽으로

블랙 미스:오공'개발팀인 게임 사이언스는 트레일러를 통해 '백골이 된 후 다시 서쪽으로 간다'라고 밝혔다. 얼핏 보면 서쪽으로 경전을 가지러 가는 '서유기'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뜻으로 해석한다.  

이들이 앞서 개발했던 '아수라 온라인'도 '서유기'를 소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시리즈 제 3장이 업데이트된 이후 스토리라인이 붕괴됐고, 운영상 문제가 겹치면서 프로젝트는 순식간에 몰락했다. 이를 '백골지후'로  표현한 뒤, ‘다시 서쪽으로 가는(중주서유)' 게임을 개발한다는 뜻으로도 본다.

개발진들도 '서유기'시리즈를 좋아하며, 이미 히트를 기록해본 만큼 노하우도 있다. 때문에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서유기'를 목표로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프로토타입 개발에는 2년이 소요됐다. 초기 개발 팀원은 단 13명. 현재 30명까지 개발팀이 모인 상황으로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서유기와 '소울류'의 만남, 독특한 세계 만들어

이들이 선보인 '블랙 미스:오공'은 서유기 스토리라인과 캐릭터에 서양에서 유행하는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더한 게임처럼 보인다. 과거 영화 '다크나이트'가 '배트맨'에 어두운 분위기를 접합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듯, 소위 '청소년용 콘텐츠' 뉘앙스를 풍기는 서유기를 철저히 성인용 버전으로 만들어 낸 점이 포인트다. 서양에서는 다크 판타지적인 분위기가, 동양에서는 색다른 '손오공'의 비주얼이 극찬을 받는다.

중국 내부에서는 또 다른 점에 포인트를 잡는다. 영상에서 등장했던 사운드 트랙은 과거 중국에서 크게 유행하던 '서유기'의 주제곡 '운궁신음(云宫迅音)'을 주제곡으로 잡은 점이 포인트다. 추억 속 소재를 이끌어 낸 뒤 가장 현대적인 감각으로 변화해 만들어 낸 부분이 극찬을 샀다. 우리네 감각으로 보면 게임 BGM으로 '날아라 슈퍼보드'주제곡을 쓴 셈이다.

 

언리얼 엔진 개발자 모집 후 본궤도 올릴 것

트레일러 영상 만으로 게임이 성공했다면 이 세상에 실패하는 게임은 잘 없을 것이다. 영상으로 기대를 높였지만 발매된 이후에 혹평을 받은 게임은 부지기수다. 심지어 개발 과정에서 더 이상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아 그대로 사장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게임을 완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스튜디오 내부 개발자는 단 30명. 소위 '트리플 A'급 게임을 개발하려면 외주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100명 이상 개발진이 필요하다.

'블랙 미스:오공'과 같은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개발팀은 이번 영상을 공개하면서 함께 개발할 팀원들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조건은 언리얼 엔진 사용. '블랙 미스:오공' 프로토타입이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서유기'시나리오를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인물과, 아트 디렉터 양치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디자이너들도 시급하다. 여기에 세부 장비나 배경, 레벨 디자인 등 전 부문에서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로 봐야 한다. 이제 막 개발자들을 모집하고 콘텐츠를 쌓아올리는 시기로 게임 분량에 따라 최소 1년 6개월에서 길게는 3~4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미 기업은 2억 위안(약 343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게임이 완성될 때까지 개발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변수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중국을 대표하는 기대작으로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데렐라 스토리는 항상 헤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트레일러가 공개된 이후 개발팀 게임 사이언스가 부각되면서 펑지와 양치 두 스타 개발자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트 디렉터 양치는 '선정적인 표현(바지가 팽팽해진다-훌륭하다는 내용의 인터넷 비속어)'을 서슴지 않으면서 일부 소셜 미디어 유저들이 '불편함'을 지적키도 했다. 일각에서는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조짐까지 일어나는 상황. 반대로 '별일 아니다'라며 '양치'를 응원하는 팬들도 만만치 않아. 한동안 이들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자들은 SNS 활동을 잠정 중단했으며 게임 관련 소식을 전하는 창구로 전환,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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