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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 성과 거둔 멀티 플랫폼 전략, 2021년 트렌드 ‘낙점’

멀티 플랫폼 출시전략 매출 성장 효과 ‘확인’ … 글로벌 게임사 일제히 시스템 개편 OSMU시장 정조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0.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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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5호 기사]

지난 2018년 펍지, 펄어비스, 에픽게임즈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들이 멀티 플랫폼 시장에 도전했다. PC게임으로 개발된 자사 작품을 모바일, 콘솔 등으로 전환해 노출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매출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어 공개된 성적표들도 나쁘지 않다. 비교적 싼 개발비로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자사 브랜드 노출효과와 분야 노하우를 쌓는 효과를 누렸단 평가다. 이에 고무된 개발사들은 자사 차기작을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다. 이어 ‘트리플A급 게임’을 표방하는 소위 ‘다크호스급’ 중소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트렌드는 가속화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경에 ‘멀티 플랫폼’을 공략하는 게임들이 줄지어 출시된다. 변화하는 게임 시장을 분석해 봤다.
 

멀티 플랫폼이론은 비교적 오래된 이론이다. 전 세계에 근거리 무선통신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멀티 플레이가 가속화된 시점에 국내 PC MMORPG를 콘솔로 옮기고자 하는 시도들도 종종 있었다. 결정적으로 벽에 부딪힌 이유는 제작비 때문. 낮선 게임 개발환경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고 새로운 서버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진입장벽이었다. 이를 지원하는 소규모 기업들의 엔진이 존재했지만 역시 안정적 환경을 구축하기 힘든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점을 파고든 엔진사들이 먼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추구한다. 에픽게임즈가 선보인 언리얼엔진에서 관련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게임사들은 원한다면 PC와 모바일, 콘솔게임까지 한 번에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린다.
인터페이스를 손보고, 시스템에 맞게 최적화 작업을 수행하면 준비 끝. 비교적 저렴한 개발비에 멀티 플랫폼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수백억 원대 매출 거둔 ‘멀티 플랫폼 전략’
‘멀티 플랫폼’전략은 ‘인풋’대비 ‘아웃풋’ 성과가 기대치를 상회하는 전략이다. 각 기업들이 지난 2019년 거둬들인 성과를 보면 이는 확연하다.
펍지의 경우 1분기 기준 콘솔 매출은 113억 원이다. 전체 매출 비중 상으로는 약 2.2%로 비교적 소규모 매출이지만 전체 매출이 크다 보니 개별 매출도 크다. 단순 계산으로 4배를 곱한다면 콘솔 시장에서만 연간 432억 원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펄어비스도 형태는 비슷하다. 이들은 콘솔 시장 매출 비중이 13%에 달한다. 지난 2분기 기준 매출은 171억 원. 단순 계산으로 연간 684억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로 전 세계 18억 달러(약 2조원)가 넘는 매출을 거둬들였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콘솔 비중이 60%, 모바일 매출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콘솔 매출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오히려 모바일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하는 단계란 해석도 뒤따랐다.
각 기업들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는 반면 개발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게임 전문가는 “개발단계에서 준비를 해두고 UI·UX부문과 서버, 최적화부문을 손보면 길어도 6개월이면 멀티 플랫폼 발매 준비가 끝난다”며 “소규모 개발팀으로 단 6개월 만에 수백억 원대 매출을 낼 수 있기에 멀티 플랫폼 전략이 주목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로 전 세계 18억 달러(약 2조원)가 넘는 매출을 거둬들였다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도 효과적
최근 유저들 사이에서는 ‘모바일게임은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반면 콘솔게임 시장을 향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멀티 플랫폼 전술은 이런 상황에서 특효약에 가깝다. 유저들은 ‘콘솔게임’을 ‘모바일’에서 즐긴다는 인상을 받아 전체적으로 마케팅 상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9월 말 론칭한 ‘원신’의 경우 게임성면에서 차별화된 작품이라는 인상이 대두됐다. 센서 타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신’은 출시 주간에만 약 6천만 달러(약 693억 원)를 벌어 들였다. 구글 플레이 기준 평점은 4.7점에 달한다. 신선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비평 사이트들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메타크리틱 기준 ‘원신’ 콘솔버전 유저 평점은 74점(100점 만점)이다. 이들은 전형적인 프레임 저하를 지적하며, 단순 반복형 가챠 게임이라는 이유로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설사 콘솔 시장 진출이 실패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이미 모바일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원신’의 론칭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
 

▲ 원신은 발매 첫 주차에 693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주목
멀티 플랫폼 효과 중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은 매출 독립성이다. 국내 기업들의 콘솔 매출중 대다수는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현실적으로 국내 스토어나 PC로는 접근할 수 없는 마켓을 공략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콘솔 게임을 주력으로 삼고 모바일게임과 PC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들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점차 충성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이 가능한 설계다. 노하우가 쌓인다면 글로벌 콘솔게임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상황도 노릴 수 있다. 향후 기업의 발전을 위한 신성장동력원이 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한 게임전문가는 “콘솔 시장은 주로 북미와 유럽을 상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도 콘솔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이를 겨냥한 게임들이 대거 발매되는 수순”이라며 “중국의 경우 판호를 받지 않고 해외 스토어에 간체와 번체 버전게임을 론칭하면 유저들이 스토어 우회를 통해 게임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주목해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계정 하나로 모든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포트나이트’

대형 게임사 멀티 플랫폼 전략 가동
2021년 게임사들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수행해 게임들을 출시한다. 아예 개발 단계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해 출시하는 과정을 밟는다. 넥슨은 내부에 전문 컷신 스튜디오를 두고 콘솔게임급 연출을 준비해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 엔씨소프트는 아예 전체 개발 공정을 콘솔게임에 맞춰 개발한 뒤 PC와 모바일로 컨버전해 출시하는 전략을 취한다. 시프트업, 라인게임즈, 넷마블 등은 내부에 콘솔게임 스튜디오를 두고 닌텐도 스위치를 비롯 신규 플랫폼에서 프로젝트를 출시할 준비를 마쳤다. 현재 알려진 작품들만 약 10여종이 멀티 플랫폼 전략을 채용, ‘대작 게임’ 포지셔닝에 돌입했으며 2021년에는 이들의 결과물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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