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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금 ‘블리자드’에 열광할 수 있을까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10.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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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내 신생 게임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가 출범을 알렸다. 수도 없이 등장하고 또 사라지는 북미권 개발사들의 동향이지만, 이들은 업계의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내에서도 ‘스타크래프트 2’의 주요 개발진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블리자드 퇴사자들의 개발사 설립 소식, 전세계의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던 블리자드는, 어느 순간부터 게이머들에게 불안한 시선을 받는 일들이 잦아진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프로스트 자이언트는 ‘스타크래프트2’의 PD를 맡았던 팀 모튼이 CEO로 자리했으며, 제시 브로피, 케빈 동, 라이언 슈터 등 ‘스타크래프트2’ 개발에 참여한 핵심 인력들이 대거 포진됐다.
이들에 앞서 블리자드 출신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신생 개발사들은 본파이어 스튜디오, 세컨드 디너, 드림 헤이븐 등이 있다. 특히, 드림 헤이븐의 경우 블리자드의 창립자인 마이크 모하임이 블리자드 내 중역들과 함께 설립한 회사로 유명세를 달리했다.
과거 빌 로퍼가 ‘디아블로’ 시리즈 핵심 개발진들과 설립한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헬게이트 런던’ 등 실패 사례를 남기며 블리자드 출신 개발사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다르다. 블리자드의 뚜렷한 약세와 신생 개발사들이 받는 대규모 투자 등 대조적인 기류가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세계 최고의 게임사를 꼽아 보라고 권한다면 많은 게이머들이 당시의 블리자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RTS 장르를 단번에 세계 최고의 주류 장르로 이끌었고, e스포츠의 초창기 역사 그 자체였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디아블로’ 시리즈, PC MMORPG의 역사를 다시 썼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까지 이들이 내놓는 게임은 곧 하나의 문화현상으로도 발전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최근의 블리자드는 명백하게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메가히트를 달성한 ‘오버워치’는 인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실패를 비롯해 ‘디아블로’ 시리즈는 후속작과 모바일게임 모두 정확한 출시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는 이들에게 가장 큰 시련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블리자드는 마이크 모하임의 퇴사를 필두로 대규모 구조조정, ‘하스스톤’ e스포츠에서 발발한 홍콩 관련 이슈 등 부정적인 소식이 줄을 지었다.

이처럼 힘겨운 시기를 견디고 있는 블리자드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는 게이머들도 많다. 그만큼 이들이 선사했던 추억은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큰 족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블리즈컨은 코로나로 인해 내년 초 온라인 진행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게임사가 보여줄 수 있는 부활은 명성에 걸맞는 신작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해 블리즈컨 무대에서 이들은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0’을 공개해 전성기에 가까운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여전히 신작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블리자드, 어쩌면 이들에게 다음 해 블리즈컨은 명성 회복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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