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에 대한 기대, 게임사에 대한 불신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10.29 15: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 ‘위쳐’ 시리즈를 통해 유럽 내 손꼽히는 규모의 게임사로 발전한 CD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가 최근 이용자들로부터 불신의 눈초리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의 신작 타이틀인 ‘사이버펑크 2077’이 무려 세 차례나 출시일 연기를 거쳤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장 최근의 연기 사례는 출시 전 게임의 완성과 CD 복사 공정에 돌입했다는 ‘골드행’을 밝힌 직후 이뤄져 이용자들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결국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논제는 바로 게임과 게임사, 그리고 이용자와 게임사 사이의 신뢰 관계 형성의 이야기다.
CDPR은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게임사로 이름이 높다. 이들을 대표하는 타이틀인 ‘더 위쳐3: 와일드 헌트’ 자체의 빼어난 완성도가 주된 이유다. 특히, 당시 여타 주요 게임사들이 알맹이가 빈약한 DLC 발매로 수익성에 몰두하며 실망감을 안기던 모습과 달리, ‘더 위쳐3’는 기존의 풀프라이스 패키지게임들의 볼륨에 비견될 만한 규모의 대형 확장팩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이용자들의 신뢰도와 회사의 이미지를 드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CDPR에게도 신작과 관련된 지속적인 출시일 연기 발표는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의 신뢰도에 금을 가게 만드는 모습이다.
올해 게임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AAA급 신작게임들이 출시 연기를 가져갔지만, 이미 해당 주요 신작들은 대부분 출시를 완료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CDPR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이 주된 이유라는 모습도 더는 가져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 번째 출시일 연기 발표 직전까지 상향 곡선을 그리던 CDPR의 주가 또한 발표 직후 뚜렷한 하향 곡선과 함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DPR 측은 오는 12월 10일 게임의 정식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게임이 출시된 후 이용자들의 종전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만큼의 완성도가 나와준다면, 지금의 신뢰도 하락과는 또 다르게 판매 지표 및 주가 측면 등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행동이 이용자들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이용자들이 가지게 된 회사를 향한 불만감은, 결국 완성된 게임을 평가함에 있어 보다 깐깐한 시선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잠시나마 유럽 게임사 중 시총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사이버펑크 2077’과 CDPR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올 한해다. 이들이 퀄리티를 통해 단숨에 성공적인 지표를 자아낼 수는 있겠지만, 이번 사태로 발생한 신뢰도의 금을 봉합하기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