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소녀’ 게임도 AAA시대, 미호요식 성공방정식 '주목'

모바일게임에 콘솔 히트요소 접목해 출시 … 점진적 변화에 유저 열광 ‘차세대 게임’으로 낙점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0.30 11:3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86호 기사]

지난 9월 28일 중국 대표 게임 개발사 미호요가 차기작 ‘원신’을 공식 출시한다. 개발단계에서부터 ‘대작’ 포지셔닝에 성공했으며,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콘솔 등 멀티플랫폼 전략을 통해 게임 업계 전반을 공략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출시 당일부터 전 세계 게임업계 다운로드 차트를 정복하더니 이어 매출상에서도 호조를 보이며 주목받는다. 출시 약 1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게임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나올 게임 다 나왔다던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또 한번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이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R&D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야 전문가들은 무작정 오픈월드를 따라하는 것 만이 답은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애초에 출발점이 달랐다는 이야기다. 미호요는 특유의 성공 방정식을 기반으로 계산된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기업. 이들의 성공 노하우를 보면서 벤치 마킹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원신’의 론칭전략부터 서비스까지 설계된 흥행 방정식을 정리해 봤다.
 

‘마니아’의 힘 활용한 미호요
미호요의 심장은 ‘마니아’다. 미호요 스스로도 ‘마니아 개발사’라 칭한다. 대표이하 핵심개발자들과 휘하 개발자들은 모두 게임 마니아이자 소위 ‘미소녀’ 마니아란 후문이다. 스스로 이를 당당하게 드러내며 한발 더 들어간 ‘마니아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흔히 이야기하는 ‘마니아 코드’들을 게임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분야 게이머들을 끌어 모은다.
 

마니아를 공략하는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만으로도 호평 일색이다
▲ 마니아를 공략하는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만으로도 호평 일색이다

이 분야는 소위 ‘캐릭터 일러스트’를 샀더니 ‘게임’이 따라오더라는 농담이 통한다. 취향에 맞는 캐릭터만 등장한다면 얼마를 들이든 일단 뽑고 본다는 장르기도 하다. ‘원신’은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캐릭터들을 대거 제작하고 이를 집중 활용하는 프로모션으로 틀을 잡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붕괴3rd’와 같은 게임들이 등장했고 마니아들은 이 기업을 신뢰한다.

‘맘’들의 등장
미호요는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미소녀’게임에만 주력하지는 않았다. 앞서 이들은 여성향 게임을 개발해 미소년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킨 게임으로 실험을 거듭했고,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관련 콘텐츠가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가 되면서 관련 노하우를 집대성해 ‘원신’에 녹여 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 유저층들이 유입되면서 용어도 혼재된다. 유저들은 각 캐릭터 소유자를 ‘맘’이라 부른다. 5성 캐릭터 ‘다이루크’를 소유하고 육성하는 유저를 ‘다이맘’. 각청을 소유한 유저들을 ‘각청맘’으로 부르는 식이다.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를 게임에 녹였다
▲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를 게임에 녹였다

먹이고, 입혀서 키운다는 의미로 통용되는 ‘맘’은 최근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하드코어 여성 유저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신’은 이 ‘맘’들의 위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캐릭터를 대거 배치했다.
캐릭터 밸런스상 ‘성능’이 뛰어난 남성 캐릭터를 대거 배치하는 한편,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외형이지만 캐릭터 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캐릭터들을 총합해 밸런스를 잡는다.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높은 등급 캐릭터를 키우는 반면, 성능이 나쁜 캐릭터를 받더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성능이 나쁜 캐릭터들도 육성을 위해 장시간 소요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전략을 주목해 봐야 한다.

‘미소녀 오픈월드’ 시장 공략
캐릭터가 준비됐으니 이제 게임을 얹을 차례다. 미호요는 게임을 준비하면서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을 비롯 다수 오픈월드 게임의 영향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게임들이 모두 소위 ‘양키 센스’를 기반으로 비교적 ‘사실적’인 그래픽에 추구한다는 점에 착안, 자신들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마니아 코드를 삽입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는다. 기반 재미를 유지한 채 캐릭터성을 살린다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것이란 계산으로 보인다.
 

카툰랜더링을 채용한 인게임 그래픽은 극찬 일색이다
▲ 카툰랜더링을 채용한 인게임 그래픽은 극찬 일색이다

특히 개발단계에서 전설적인 명작과 비교된다면 ‘마니아 게임’이란 칭호 대신, 게임성이 뛰어난 작품이란 평가도 나올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자사 ‘캐릭터’ 충성 고객들이 있는 만큼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준비했다.
준비된 게임성도 ‘오픈월드’ 규칙을 충실히 따랐다.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퀘스트가 등장하도록 만들었으며 채집을 하면서 성장하는 재미와 탐험을 통해 강화하는 요소 동을 더해 유저들을 공략한다.

코어는 여전히 ‘모바일게임’
외형적으로는 콘솔급 ‘오픈월드’처럼 보이지만 ‘코어’가 될 전투 시스템과 성장 시스템은 기존 ‘콘솔’게임과는 궤를 달리한다. 오히려 그들이 다년간 쌓아온 ‘모바일게임’에서 베이스를 잡고, 여기에 ‘오픈 월드’ 포장지를 더했다.
얼핏 보면 게임 플레이흐름은 평범한 RPG처럼 보인다. 맵을 돌면서 파밍을 하고 동료를 모은다. 아이템을 확보해 제작하고, 성장하는 구도를 짠다. 게임의 핵심이 돼 줄 부분들은 ‘스킬’. 각 캐릭터가 가진 스킬을 조합해 빌드를 짜고 사냥에 임한다. 사냥에 성공하면 성장하며 더 레벨 높은 던전을 공략해 장비를 맞춰 나간다.
 

▲ 성능이 뒷받침된 캐릭터는 스킬 한방에 적을 쓸어 담는다

비밀은 40레벨부터 시작된다. 먼저 일반적인 사냥으로는 경험치가 거의 오르지 않는다. 현금을 주고 경험치 책을 구매하거나, 같은 던전을 꾸준히 돌면서 경험치 책을 파밍해야한다.
이 던전을 파밍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스펙이 중요하다. 가능한한 파밍시간을 줄여야하므로 성능이 뛰어난 캐릭터와 조합이 필수. 이를 위해서는 과금을 통해 더 성능이 뛰어난 캐릭터를 뽑아야 한다. 캐릭터를 뽑으면 장비를 맞출 차례다. 경험치가 낮은 던전을 계속될면서 파밍이 시작된다. 이 때, 게임 내 최고 장비는 모두 가챠에서만 나오도록 준비돼 있다.

새로운 ‘틀’에서 찾는 성공 방정식
미호요는 철저히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계산기를 두들겼다. 초기 흥행을 위해 대작 포지셔닝으로 관심을 끌었고, 미남, 미녀 캐릭터들로 유저들을 안착시켰다. 초반 디자인을 탄탄하게 잡으면서 유저들이 게임에 빠저들도록 설계했고, 이탈지점이 올 때 마다 이를 극복할만한 캐릭터들을 선사하면서 바인딩에 성공했다. 이어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 질때 쯤 서서히 매출을 뽑아 내도록 설계했다. 국내 스토어 기준 ‘원신’의 첫 매출 순위는 50위였다. 이어 20위권, 5위권으로 서서히 성장한 비결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숨쉴틈 없는 이벤트와 신규 캐릭터로 매출을 확보한다
▲ 숨쉴틈 없는 이벤트와 신규 캐릭터로 매출을 확보한다

미호요는 11월과 12월 6주 단위로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신규 필드, 캐릭터 등을 공개해 매출 밸런스를 맞추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미호요의 전략으로 추론해 보면 이벤트를 통해 강한 장비들을 푼 뒤에 11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던전을 선보이면서 다음 매출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12월 ‘확장팩 수준’으로 업그레이드가 단행되면서 복귀 프로모션을 하고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론칭 전략, 서비스 전략까지 충실히 설계된 모델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