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차세대 게임은 '감각의 시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1.03 16:08
  • 수정 2020.11.04 10:1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03년에 태어나 1957년에 사망한 폰노이만은 천재 수학자이자 엔지니어다. 그는 지난 1945년 지금의 PC구조를 설계하고 제안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놓고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스템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를 바꾸기 위해 참신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적어도 75년 동안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는 듯 하다. 

게임기도 유사한 흐름이다. ‘PONG’이 첫 등장할 당시 조그 버튼 하나를 돌리면서 게임을 했고, 아타리 게임기는 원형 스틱을 썼다. 때로는 총기형 콘트롤러로 총을 쐈고, 때로는 장갑을 끼고 게임을하던 시대도 있었다. 1983년 패밀리게임기 이후 37년 왼손으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오른손으로 버튼을 누르는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확립됐다. 현재까지도 이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는 듯하다.

비슷한 구도지만 양 쪽 모두 업그레이드는 계속 됐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선이 사라졌고, 인체공학적 시도들이 도입됐다. 키보드는 ‘키누를 누를 때 감각’을 중요시하면서 변화됐다. 게이머들을 위해 3키 이상 버튼이 동시에 입력되도록 연구됐고, 아예 게임 전용 키보드가 나오기도 한다. 마우스는 DPI개념을 중요시하게 됐고, 반응 속도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는다. 

게임기를 조작하는 게임 패드는 십자 버튼 대신 아날로그 스틱을 활용하기도 하고, 가속 센서를 활용해 패드를 흔들거나, 터치 패드를 문질러 게임을 즐기는 등 변화는 계속된다. 

2021년 게임 패드 분야는 또 한번 진화를 시도한다. 

이번엔 ‘버튼을 누르는 방법’을 고민해 이를 활용해 차별화를 시도한다. 기술 명칭은 일명 ‘적응형 트리거’. 패드  전면에 위치한 버튼을 누를 때 ‘저항감’이 생기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쉽고 편하게 버튼을 누르는데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게임 분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버튼을 누르기 힘들게’만든 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게임 속 캐릭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례로 낚시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낚시대에 크기가 큰 생선이 걸렸을 때 버튼이 팽팽하게 팽창한다. 누를 때 ‘압력’을 느끼게 된다. ‘손 맛’을 간접 체험하게 되는 셈이다. 

같은 형태로 단단한 물체를 때릴 때, 힘을 끌어 모아 필살기를 쓰거나, 역경을 접했을 때 캐릭터가 힘든 만큼 유저도 버튼을 누르기 힘든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진동 개념이 결합돼 캐릭터가 흔들리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패드도 동시에 진동하는 등 복합적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제 개발사는 유저들이 ‘보고’, ‘듣는’것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느끼는 ‘감각’도 고민해야 한다. 유저는 ‘더 재밌는 감각’을 체험해 보고자 타이틀을 구매하게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바야흐로 ‘감각의 시대’가 열렸다.

전자기기 시스템 확립 이후 75년. 인간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