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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RP2020, '가상'과 '현실'간 경계에서 '모멘텀'제시하는 행사 만들 것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1.05 15:27
  • 수정 2020.11.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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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기존 관습이 뒤바뀌는 ‘뉴노멀’시대가 왔으며, 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을 주목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이 기술이 다음 시대를 이끌어 나갈 기술이라고 한다. 이를 일목 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오는 11월 12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다. 바로 ‘NRP2020 데모데이’이야기다. 

‘NRP’는 국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콘텐츠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젝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핵심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서 있다. 이들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종의 ‘허브’혁할을 수행한다.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을 하나로 묶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리딩 기업들을 소위 ‘얼라이언스’로 연결한 뒤 ‘NRP‘라는 단체로 발족했다. 이어 내실있는 중소기업들을 대거 발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명성을 쌓았다. 다년간 쌓아온 포트폴리오를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가 바로 NRP2020 데모데이다. 

이른바 ‘뉴노멀시대’, 첨단을 달리는 이들은 새로운 행사 기법을 연구하고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준비한다. 행사를 기획한 김종민 프로듀서와, 경기콘텐츠진흥원 미래콘텐츠팀 이상원 매니저는 행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아침부터 마라톤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잠깐 틈을 내 차한잔을 함께 나눠 마실 수 있었다. 

가상현실이 주목받는 시기에 행사를 개최하는 이들이다. 그것도 이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허브에서 행사를 주목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행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들의 상황이다. 국내 첨단 기술을 알리고, 향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하는 행사. 이들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행사를 기획하는 김종민 PD는 베테랑 기획자다. 부천국제영화제를 비롯 커다란 행사들을 대거 기획하고 운영해본 인물. 이번에는 그도 만만찮은 행사를 만났다. 대뜸 난제부터 물었다.

Q. 올해 행사 준비기간이 촉박하셨을 것 같은데요. 
이상원 매니저. 그렇죠. 대부분 다 그렇더라고요. 온라인으로 갈지 오프라인으로 갈지 고민을 하다가 방향성을 잡고 움직이다 보니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습니다.

Q.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행사가 쉽지 않습니다. 조회수는 거의 나오지 않고 파급력도 그리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들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김종민 PD. 올해 행사들 많았고, 하반기 들어오면서 CES, 선댄스 등 모두 온라인형태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올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내년에 ‘다른것들’을 준비하는 행사로 보고 연구하는 한해인 것 같습니다.

Q. 그런면에서 보면 오프라인 행사에서 핵심은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 그런 부분이 없다 보니, 이 부분을 만드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봅니다. 

김종민PD. 사실 NRP를 고민하면서 부터도 중요한게 ‘온라인에서 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수많은 이벤트들 보면 사실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하던 내용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긴다는 생각을 주로 하시는데 사실 서로 다른 영역이거든요. 온라인에 맞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보를 얻는다. 누가 발표를 했다가 중요한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는 온라인만의 경험들을 잘 찾아 표현하는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Q. 저도 그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려운 부분이 아닌지요. 

김종민PD.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날거라고 해요. 하나는 우울이고 하나는 분노라고 합니다. 사람사이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분들이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현상은 계속될것이라고 봐요. 
 

 

Q. 해소할 방법이 쉽지 않죠.

김종민PD. 우리에게는 게임이라는게 있지 않습니까. 게임을 하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었죠. 생각해보면 우리 인류가 이런 상황을 처음 마주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죽는 것이 아니라, 재밌는 놀이도 개발하고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고 봐요. 

Q. 저도 공감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외부에서 보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외부와 단절돼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사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죠. 

김종민PD. 그렇죠. 보통 ‘집 안’은 외롭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거죠. 그래서 이번 전시도 같은 맥락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언택트’라는 말(단절) 자체를 싫어 하는 데요.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 만남의 연장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관점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서로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연결’할 수 있을까. 그것이 제가 말하는 ‘핵심’입니다. 

Q. 방법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굉장히 ‘샤이’하다고 하잖습니까. 누군가 나서서 멍석을 깔아주거나, 손잡고 도와주지 않으면 나서서 행동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중요하다고 보는 데요. 

김종민PD.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를 나서서 이끌어줄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문제는 달라질 것입니다. 분위기를 만들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을 찾고 도움을 구하고, 이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많은 파트너여러분들과 협업하고 있고, 더 많은 분들을 찾고자 합니다. 이상원 매니저. 저희 진흥원에서 함께 해온 분들도 계시고, 새로운 분들도 많이 모시고자 해요. 저희가 보유한 기기를 대여해드리기도 하고, 웹이나 콘솔게임 등을 동원해 많은 분들이 접속하실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고자 하고요. 지금도 계속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함께 즐길 공간을 구성했고, 각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실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NRP2020행사에는 부대 행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행사장을 만들고 전시를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SKT, KT, LG U+가 보급하는 HMD와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밋업장소에서부터 ‘로블록스’, ‘VR챗’, 드림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될 예정이다. 특히 각 플랫폼에 일종의 ‘호스트’에 가까운 유저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해, 대화를 이끌고 자신들의 공연을 하기도 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김종민PD. 영역의 ‘혼합’이죠. 어디는 게임, 어디는 영화, 어디는 음악 이게 아니라 각 분야가 혼합돼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하려고 해요. 공간 내에서 누구는 게임을 하고, 누구는 음악을 공연하고, 누구는 컨퍼런스를 하는 형태가 될겁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일들을 가장 먼저 하고 있는 회사들이 게임 회사에요. 여러 사람들을 수용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고,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용어들도 모두 게임회사들이 알고 있죠. 그런 면에서 보면 게임 회사들이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봐요.
저희도 이와 유사한 전시를 하고 싶습니다. 메타버스라고 하죠. 공간과 영역의 한계를 허무는 작업. 그 장을 열어보자는 취지입니다. 

Q. 취지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너무 높아 보입니다. 예산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요. 

김종민PD. 현실적인 문제는 있죠. 저희는 그 중간단계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NRP라는 세상을 가상현실에서 구성하지는 못했어요. 유튜브나, 게임 등 기존 플랫폼을 활용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사례들을 만들고 전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해외에서도 재미있는 사례들이 있고, 이런 것들을 시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막상 국내에서 (가상현실 월드를 구축)하려고 보면 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설명하기도 힘들죠. 어떻게 보면 저희가 처음이다 보니 실무에 접합하고, 구현하고, 만드는 어려움이 있지만 방향성은 잘잡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방향성을 잡지 않는 다면 내년에도 같은 문제는 반복될테니까요. Q.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잘 만들어 둔다면 NRP도움을 받고자 하는 기업들도 많이 생길 수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그 ‘토대’를 어느 정도로 닦았는지가 궁금한 부분입니다. 

이상원 매니저. NRP데모데이가 메인, GDF와 소셜XR밋업, XR파일 총 4개 행사를 구축했어요. 메인 행사로는 NRP데모데이가 될 것입니다. 총 32개사가 올해 해왔던 일들을 발표하는 행사가 메인이 될 예정입니다. GDF와 XR파일은 전 세계에서 유명한 엔지니어들이 자사 노하우와 성공 사례들을 발표하는 행사가 될 예정입니다. 라이브QA를 진행해 현장감을 살리려고 해요. ‘버추얼프로덕션’과 같은 이슈들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여서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셜XR밋업은 만남을 만들어 나가는 장소입니다. 주제에 관계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목표로 해요. 일종의 ‘오픈마이크’처럼 자유롭게 들어오셔서 잡담이든 무엇이든 해주시면 그 활동을 유튜브를 비롯 기성 매체에서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다음 세대 행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기획은 확실해 보입니다만 역시 운영이 쉽지 않은 문제로 보입니다. 난이도가 높아 보이는 데요. 

김종민PD.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생각한다면 아직도 갈길은 한참 멀었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곳에 도달하기 까지 과정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행사는 그 ‘과정’에 놓여 있는 단계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원 매니저. 걱정되는 부분들도 솔직히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 분들을 만나고 부탁을 드리고, 여쭤 보면서 행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호흡하는 행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새로운 행사를 개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김종민PD. 모 플랫폼에 들어가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니까.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저씨’라 부르더라고요. 외형만 보고, 행동만으로도 ‘아저씨’라고 눈치 채더라고요. 그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현실과 다름 없었죠. 농담 삼아 제가 가상현실상에서 겪는 ‘고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을까도 논의했었습니다.

이상원 매니저.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는데, 부족해 보일까 걱정입니다. 많은 공간을 열어 두고 접수도 받고 있지만 정작 행사가 개최됐을 때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에요. 계속 보완해 나가고 만들어 나가야죠.

Q. 끝으로 방문객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

김종민PD. 나니아연대기,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이런 것은 예전엔 ‘상상의 세계’였죠. 누구는 게임내에서 구현하고, 누구는 만화에서 구현했던것들을 이제 구현해볼 수 있는 시대가 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시기라고 하면 ‘어려운 시기야’라고 좌절하지 말고, 이런 쇼케이스를 통해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를 체험해보고, 새로운 즐거움과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NRP2020이 딱딱하게 ‘컨퍼런스다’, ‘비즈니스나’, ‘미팅’이다 생각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새로운 세상을 만나볼 수 있는 ‘패스워드’를 하나 얻었으니 ‘로그인’을 해보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는 경험을 해보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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