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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0 #16] 지스타컵 KT게임박스 'KOF98', 팀 M.리자드 우승 대반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1.20 22:45
  • 수정 2020.11.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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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오브 파이터즈98 UM'최강자 정질(심건)도, 시리즈 02 최강자 식칼(이한별)도. 최근 폼이 오르고 있는 벨로렌(공형석)도 아니었다. 
지스타컵 KT게임박스 '더 킹 오브 파이터즈'98 UM(이하 KOF98)' 우승자는 40대 아재 게이머 'M.리자드(김관우)'였다. 1979년생. 한국 나이로 만 41세 양띠인 그가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최종 우승자가 됐다.

M.리자드는 전설적인 격투 게임 선수로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선수다. 현재 전성기를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게이머로 대회에 참가, 준수한 기량을 선보이나 아무래도 반응속도면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우승권에서는 멀어진 것이 사실. 격투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클래스는 영원하지만 폼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로 이 선수를 표현한다. 속칭 '리자드옹'으로 '왕년'의 리자드를 기준으로 타 격투 게임을 비교하는 식이다. 그도 그럴것이 M.리자드는 직장인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격투 게임을 하는 캐릭터. 전업 스트리머, 프로게이머로 활동중인 타 참가자에 비해 상대적 전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회 리스트만 보면 누가봐도 '정질'이 압도적으로 우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식칼과 벨로렌의 2위 싸움이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실제 대회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진행됐다. 

먼저 1경기에서부터 반전은 시작된다. 정질은 '마리', '크리스', '에이지'를 뽑으며 진지한 경기를 예고했다. 상대가 감을 잡기 전에 몰아 붙여 끝내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식칼은 '야시로', '베니마루', '이오리'를 뽑는다. 경기 양상은 기대했던것과 차원이 달랐다. 대회 성격상 클라우드 게임 시스템과 게임 패드를 활용해야했기 때문에 기존 패턴과 다른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매치였다. 연속 콤보 대신 단발기와 심리전 위주 구성으로 게임을 풀어 나가는 구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리치가 길고 판정이 좋은 캐릭터들이 득세. 식칼이 승리를 가져 온다. 이어진 2경기에서 정질은 '다이몬 고로'와 '이오리'를 선택. 리치 싸움에 도전하나 식칼의 수비 범위를 뚫기에는 무리였다. 이로서 식칼이 결승전에 진출, 정질은 3~4위 전으로 향했다. 

2경기에서는 'M.리자드'의 독무대다. 그는 올드 게이머답게 다년간 패드로 게임을 한 듯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쉘미를 선택, 서서 강펀치와 긴 리치를 활용해 견제 공격에서 우위를 점한 뒤, 타이밍뺏기 점프 후 2지선다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며 벨로렌을 압박한다. 이와 함께 선택한 '로버트'의 구룡강각차기 지르기가 보기 좋게 통하면서 결국 게임을 가져 온다. '로버트'는 후딜레이가 긴 관계로 프로들 사이에서 잘 쓰지 않는 캐릭터지만, 현장 상황상 소위 '사기 캐릭터'에 가까운 성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3,4위 전은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경기전 정질은 중계 방송에 난입, '벨로렌'은 꼭 이겨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도 그럴것이 경기에 패배하면 소위 '조롱방송'의 희생양이 될 것이 뻔했다. 그런데 정질은 확실히 달랐다. 다른 유저들이 리치 싸움을 하는 가운데 그는 엑스트라를 픽하고 료와 킹 같은 캐릭터를 선택. 멀리서 장풍 필살기로 한방을 노리는 전략을 택한다. 경기내내 아슬아슬한 한방 싸움이 펼쳐지는 상황. 심리전을 활용한 콤보 공격을 이어 나가면서 두 선수가 공방을 주고 받는. 반면 벨로렌은 장풍 공격을 피하기 위해 진 겐사이를 픽한다. 진 겐사이는 이른바 '눕방'으로 장풍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캐릭터. 깨알 전략으로 이를 카운터치면서 결국 벨로렌이 3위를 차지한다. 

결승전은 역시 리치싸움을 선택한 식칼과 이에 맞서 쿄 카드를 꺼내든 M.리자드의 맞대결. 식칼의 야시로가 활약하면서 리자드를 압박하는 도중에 쿄 카드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식칼이 1경기를 승리한다. 이어진 2경기. M.리자드는 쉘미를 앞으로 돌리고 베니마루를 픽하면서 전략을 선회한다. 리치 싸움에서 비등한 쉘미가 야시로를 훌륭하게 잡아내면서 압박에 성공. 2경기는 M.리자드의 승리로 돌아간다. 마지막 최종전. 식칼은 빌리와 럭키, 최번개를 선택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 하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늦은 선택이었다. 결국 승자는 M.리자드. 노련한 운영과 '공갈(?)' 지르기가 통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KOF98 국내 최강이 M.리자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먼저 각 선수들은 현재 '스트리트파이터5'가 주력인 선수들에 가깝다. 어느 정도 연습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또, 이들이 아이돌그룹 T1419와 팀을 맺고 '아이돌전 2판', '선수전 1판'을 진행한 뒤 히든카드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경기에 임한 점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반면, 진지한 부분을 지운다면 이벤트성격 매치로는 충분한 재미 포인트를 줬다. 경기에 임한 아이돌멤버들은 98년보다 늦게 태어난 멤버들도 존재하는 상황. 사실상 처음 보는 게임들을 플레이 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진지한 자세로 게임에 임하며,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표정과 승부욕을 선보이며 경기를 장식했다. 특히 게임을 하면 할수록 기량이 상승한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경기 후반부에는 잡기 풀기, 후딜레이 캐치, 강공격 깔아두기를 잡기로 반격하는 것과 같은 장면들이 등장하는 점도 관전 포인트. 이들의 경기도 쏠쏠한 감초 역할을 수행했다.

각 선수들은 경기 다음날인 21일 타 대회 참가가 예정된 가운데, 타 종목으로 대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어 각 선수들의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소위 '조롱매치'나 '후일담'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리벤지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지스타컵 KT 게임박스 KOF98매치는 KT 게임플랫폼 게임박스를 통해 진행됐다. 게임박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PC나 스마트폰, TV에서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인터넷이 연결돼 있고 게임박스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내려 받은 뒤, 폰을 TV에 연결하고 게임 패드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면서 대회를 치렀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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