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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을 추구하는 방식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12.02 17:11
  • 수정 2020.12.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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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게이머들 사이에서 터부시되는 것 중 하나가 ‘PC(정치적 올바름)’다. 이것에 너무 집착하느라 개연성을 잃어버리고, 나아가 게임 전체의 흐름을 망친다는 지적이다. 

개인적으로 PC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일부 개발자들이 이를 추구하고 표현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신의 신념이 무조건적인 정론이라고 믿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강요한다는 점에서다. 심지어 왜 이같은 요소들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게임 내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이로 인해 개연성을 무너뜨린다.

그런 점에서, PC를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자연스러운 침묵’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름이란 곧 당연한 것이기에, 굳이 설명하거나 강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컨대 ‘디아블로3’에서 정의의 대천사 티리엘은 드높은 천상에서 떨어지면서 흑인 남성이 된다. 하지만 개발사는 그가 왜 흑인이 됐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이용자들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인종 등과 관계없이, 게임 내에서 그는 인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영웅적인 존재로 인식될 뿐이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원성이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있고, 이들이 만나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살아간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 과시하거나 강요할 일은 아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상기했으면 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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