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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열풍’이 불편한 이유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12.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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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밴드 ‘너바나’의 리더였던 故 커트 코베인은 ‘얼터너티브 록’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당시 미국 음악업계에서는 주류였던 헤비메탈 씬에서의 테크닉 경쟁이 심화되고, 상업성 위주의 록 발라드가 양산되는 등 점차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록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라는 기치 하에 등장한 ‘대안(Alternative)’ 음악이 바로 ‘얼터너티브 록’이다. 

게임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인다. ‘복고’ 열풍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새라는 점에서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클래식 서버를 출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이어 다시금 ‘클래식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기자 입장에서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태초의 모습’을 담은 콘텐츠인데, 이것이 신규 콘텐츠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2005년 출시작이고, ‘아이온’도 2008년에 세상 빛을 봤던 타이틀이다. 그런데 클래식 서버가 나온 뒤로, 기존에 나왔던 수많은 확장팩이나 신규 콘텐츠를 능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결국 ‘클래식 열풍’은 긴 시간동안 이를 뛰어넘을 만한 획기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읽힌다.

얼터너티브 록은 90년대를 대표하던 음악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90년대 이후 록 음악은 주류 장르로서의 생명력을 거의 잃었는데, 기존에 쌓아왔던 정교함을 얼터너티브 록이 의도적으로 부정하고 단순화시켜 장르 전체의 쇠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이를 대입해보면, ‘클래식 열풍’이 당장의 수익성은 보장해줄 수 있겠지만, 장르의 발전을 가져오진 못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물론 수익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혁신’이라는 결론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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