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얼리어답터와 베타테스터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12.16 16:2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년동안 게임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은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기대하는 게임의 출시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나오자마자 구매해 플레이하고, 이에 대해 논하길 좋아한다. 국산 게임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배틀그라운드’도 스팀 얼리 엑세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모든 게이머들이 베타테스터라는 뜻은 아니다. 게이머들도 엄연히 값을 지불하고 게임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다. 일단 어떻게든 출시한 뒤 DLC 등으로 게임을 고치고 완성하겠다는 심산보다는, 처음부터 잘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만 해도 그렇다. 많은 이들이 기대감에 부풀었고, 심지어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도 상당히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거의 베타테스트 수준의 낮은 완성도로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콘솔 기기에서 문제가 심각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발사에서는 사과와 함께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쯤 되자, ‘디아블로3’의 사례와 패러독스 인터렉티브의 소위 ‘DLC팔이’가 떠오른다. ‘디아블로3’는 출시 당시 서버 문제와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고, 사상초유의 환불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를 통해 평가를 어느 정도 뒤집는데는 성공했지만, 게이머들의 뇌리에는 이미 안좋은 인상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하츠 오브 아이언4’를 비롯한 몇몇 게임들도 뭔가 빠진 듯한 게임을 먼저 내놓고 DLC로 완성해 나간다는 비판이 많았다. 

속담 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물론 게임에 한해서는 이같은 행위가 전혀 쓸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발진의 각고의 노력으로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사후지원이란 지속적으로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장치가 돼야지, 미완성인 게임을 뒤늦게 완성시키는 수단이 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