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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A 오픈 월드의 함정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2.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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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A ‘오픈 월드’의 함정

‘GTA’시리즈,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폴아웃’시리즈 등 수 많은 작품들이 ‘오픈 월드’를 채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열린 공간에 퀘스트를 흩뿌려 놓고 유저가 경로를 선택하는 시스템. 그러면서도 세계를 구축하면서 디테일을 살린 게임 개발에 게이머들은 크게 열광한다.

당초 일부 액션게임이나 RPG에 국한되던 장르는 이제 ‘파크라이’나 ‘사이버펑크’처럼 FPS를 채용하기도 하고, 잠입게임이나, 배달(?)게임, 수렵 사냥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활약한다. 워낙 많은 게임에 도입된 시스템이다 보니 선호하는 방향과 장르, 해석도 다르다.

혹자들은 월드 내에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게임이 ‘오픈 월드’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히 퀘스트를 주는 목적이 아니라 세계에서 자신만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핵심 조건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이들은 게임 내 사물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원하는 곳은 언제든 방문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두들겨 부술 수 있는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또 다른 이들은 퀘스트를 중요시 한다. 철저히 설계된 동선과 스토리라인에 따라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며, 각 이야기들이 세계에 반영되는 게임이 중요하다고 한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각양 각색이다. 시나리오에 몰입해 캐릭터를 따라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시나리오는 안중에 없고 월드를 갖고 노는데 집중하는 유저들도 있다. 퀘스트는 하등 상관 없이 NPC들을 얼마나 많이 죽일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유저들도 있으며, 게임상에 독특한 NPC나 지형 지물을 찾아 나서는 것이 메인 재미인 유저들도 존재한다. 

또, ‘오픈 월드’를 즐기는 유저들이 선호하는 장르도 천차 만별이다. ‘소울류’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정통 RPG를 추구하는 유저들은 상반돼 보이지만 ‘오픈 월드’를 즐긴다. FPS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근접 전투 보다는 원거리를 선호하지만 역시 ‘오픈 월드’를 즐긴다. 

이들 취향을 모두 반영해 ‘오픈 월드’를 구성해야 하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가 당착에 빠지기 십상이다. FPS게이머들을 위해 캐릭터를 밀집 배치하고 원거리 동선을 짜고, 적들을 빌딩 위에 올려 놓으면 근접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들의 비난을 산다. 근접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동선을 짜면, 접근도 하기 전에 죽어버리는 캐릭터 탓에 FPS유저들의 비난을 산다. 액션 위주로 편성해 성장을 막으면 RPG유저들의 비난이, 성장을 하도록 해 게임 난이도를 조율하면 ‘소울류’ 유저들의 비난이 잇따른다.

냉정하게 살펴 보면 ‘오픈 월드’에는 커다란 함정이 숨어 있다. 현재 인기를 끄는 ‘오픈 월드 게임’들은 다년간 타 장르로 인지도를 쌓았고, 팬층이 기대하는 ‘적정 수준’이 있어 이를 지키는 형태로 게임을 개발한다.

구매자들도 게임을 파악하고, 원하는 재미를 찾기 위해 선택하는 수준이다. 대다수 게임들이 소위 ‘후속작’에 ‘오픈 월드’를 도입하면서 인기를 끄는 식이다. 최근 국내 게임 개발팀들이 ‘오픈 월드’에 도전한다고 한다. 대부분 신작 게임으로 유저들의 ‘기대치’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각자가 상상하는 게임과 다르다면 평가는 바닥을 치게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오픈 월드’를 추구하는 개발사들이라면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가장 먼저 인게임 영상을 공개하고, 자신들의 게임이 주는 핵심 재미와 목표를 설명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유럽 대형 상장사인 CD프로젝트 레드는 마케팅상 성공에도 불구하고, 현재 과대 광고로 인한 소송과 환불 소송 등으로 절체절명 위기를 맞이했다. 국내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교훈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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