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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추억 소환 완료! 하지만 갈 길은 먼 ‘디아블로 이모탈’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12.22 16:46
  • 수정 2020.12.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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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는 한 시절을 풍미했던 명작 게임 프랜차이즈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첫 작품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2번째인 ‘디아블로2’는 경쾌한 액션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아블로3’에 이르러서는 소위 ‘헬십리 사태’를 불러일으킬 만큼 인기 시리즈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간 앞에 장사 없는 법. ‘디아블로3’ 역시 수많은 신작들의 물결 속에서 ‘옛날 게임’이 되어갔고, 때문에 팬들은 차기작 ‘디아블로4’를 기다렸다.
그런데 지난 2018년, ‘디아블로’ 팬들의 극대노를 불러일으킨 문제작이 등장했다. 바로 ‘디아블로 이모탈’이다. 다른 이유보다 ‘모바일’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실망을 금치 못했고, 소위 ‘님폰없’ 발언으로 인해 블리자드 J. 알렌 브랙 사장이 직접 “블리자드는 PC게임 회사이고, 앞으로도 PC를 중심으로 할 것”이라는 해명까지 해야 했다. 최근 ‘디아블로 이모탈’의 테크니컬 알파가 시작된 가운데,이 게임에 대한 팬들의 우려에 현실성이 있는지 실제 플레이를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익숙한 인상
‘디아블로 이모탈’은 2편과 3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으로, 실제 게임 역시 두 타이틀을 섞은 형태를 띠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디아블로3’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한 가운데, ‘디아블로2’의 향수를 지닌 일부 요소를 섞은 식이다. 
때문에 ‘디아블로3’ 정도만 해봤더라도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실제로 주요 직업인 야만용사, 마법사, 악마사냥꾼, 수도사를 비롯해 스킬, 아이템 구성과 보석 삽입 등은 대부분 ‘디아블로3’에서 가져왔다. ‘디아블로2’의 흔적은 부적(참)에서 느낄 수 있는데, 그때처럼 인벤토리 전체를 가득 메우는 식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템으로 장착하는 형태다.
특히 모바일에서 주로 채용하는 자동전투를 완전히 배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신 다음 퀘스트 지점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가이드가 채택됐는데, 게임 플레이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면서도 직접 ‘성역’을 모험해 나가는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발전적인 콘텐츠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디아블로3’의 주요 콘텐츠를 혼합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계승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복자 콘텐츠는 매우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디아블로3’에서 정복자 레벨은 만렙 이후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는 이를 좀 더 세분화했다는 점에서다. 
현재 테크니컬 알파 버전에서는 45레벨에 정복자 콘텐츠가 개방되며, 생존자, 보물사냥꾼, 검투사, 처단자 등 총 4개의 특성 트리가 마련돼 있다. 과거에는 일괄적으로 능력치를 올려주는 식이었다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문화를 진행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아쉬운 비주얼과 과금 요소
‘디아블로 이모탈’의 가장 큰 마이너스 요소는 비주얼이다. 대부분 ‘디아블로3’를 모바일로 이식한 듯한 모습을 연상했겠지만, 현실은 상당한 열화가 이뤄져 있다. 대략 4~5년 전의 양산형 중국 게임을 연상케 하는 수준으로, 꼭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의 오랜 팬이 아니더라도 왜 이 게임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과금 유도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개발진은 착취적인 과금 유도는 없을 것이라 공언하면서, 주요 과금 요소로 균열 오픈시 사용하는 ‘문장’과 무작위 옵션 변경 시 가능 옵션의 폭을 줄여주는 ‘특별 제련석’을 제시했다. 
그런데 테크니컬 알파 기준 이 게임의 체감상 전설 아이템 획득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전설 옵션의 존재 때문에 전설 아이템이 필수적인 게임 특성상 과금 유저와 비과금 유저의 격차가 상당히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또한 ‘디아블로3’에서 마법부여로 골치를 앓아봤던 이들이라면 ‘특별 제련석’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일부 게임들처럼 지독한 ‘페이 투 윈’의 영역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과금 유저에 대한 장벽이 그리 낮진 않다는 뜻이다.
 

총평: 아직은 알파 단계, 변화 가능성 ‘주목’
알파 버전을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프랜차이즈의 팬들이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해 갖는 우려가 무엇인지는 개발진도 일정부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알파 빌드 역시 팬들의 목소리에 대한 개발자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PC버전 전작들의 특성을 녹여내면서도 모바일 플랫폼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자동전투 등 지나친 캐주얼화를 배제하면서도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같은 지점에서는 모바일 유저들에게도 익숙한 포맷을 채용해 편의성을 챙겼다.
하지만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팬들이 원하는 것들을 모두 충족시키기에 모바일은 너무 작은 플랫폼이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점에 있어서는 과연 무엇을 취사선택해야 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고 여겨진다.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은 이 게임은 현재 알파 테스트 단계라는 것이다. 아직 변할 여지도 많고, 그래야 할 것들도 많다는 것이다. 과연 이 게임이 팬들의 분노와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타이틀로 변모할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줄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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