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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의 미래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1.06 17:39
  • 수정 2021.01.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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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게임시장의 주류 장르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MMORPG라고 말할 수 있다. 매출 최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고, 신작에 대한 주목도도 높다. 국내 유저들의 선호도가 이전부터 높았다 보니, 업계 전반에 걸쳐 노하우도 많이 쌓여있다.

그렇다면 ‘MMORPG의 시대’는 과연 영원할까. 기자의 생각은 ‘NO’이다. 분명 수치로 나타나는 선호도는 높지만, 그 속에 함정이 숨어있다는 점에서다. 
MMORPG 흥행작들의 연령별 유저 분포를 살펴보면, 3040 세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바람의나라: 연’ 등의 게임들은 20대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지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MMORPG에서 1020 유저는 거의 전멸에 가까운 수준이다. 어떤 게임들은 대놓고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 중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유저풀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MORPG의 특성은 MZ세대의 특징적인 패턴과 상당부분 상충된다. 장르 특성상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MZ세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교적 짧은 플레이타임을 선호한다. 현 시점에서 소위 ‘초딩 게임’이라 불리우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길어야 30분 정도의 세션으로 마무리되고, 계급 상승 등을 목적으로 이 세션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부분의 MMORPG들은 수백, 수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물론, 랭커가 되려면 금전과 시간을 말 그대로 ‘갈아넣어야’ 한다.
또한 MZ세대는 자신의 개성이나 가치관을 드러내는 소비행태, 소위 ‘가치소비’를 중시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서비스 중인 대다수 MMORPG에서 소비의 명분은 온통 ‘페이 투 윈’으로만 점철돼 있다.

물론 3040세대가 경제활동의 중추인 만큼, 현재는 이들 세대의 지지를 받는 MMORPG의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계층으로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약 5~10년 뒤면 이들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의 전면에 나서는 시점이 된다. 하지만 그 때가 된다고 해서, 이들이 생판 하지 않던 MMORPG를 플레이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MMORPG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장르가 가진 높은 자유도와 몰입도는 시대와 관계없이 매력적인 특성이다. ‘온라인게임의 꽃’이 이대로 저문다면, 그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일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는 만큼, 이같은 장점들을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종의 ‘게임 체인저’가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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