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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 시대 본격화, 트렌드 읽어야 ‘도약’ 한다

시대 변화 적응, 플랫폼 다각화 ‘주목’ … 60조 원 콘솔 시장, 전통 인기 장르 ‘눈길’
新소비자 MZ세대, ‘능동성·관계’ 중시 … 새로운 키워드 ‘내러티브’, 유기적 연계가 핵심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01.12 10:12
  • 수정 2021.01.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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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0호 기사]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분주하게 체질개선을 진행한 국내 게임업계. 지난해에 이어 본격적인 온택트 시대로 펼쳐질 2021년 도약을 위해선, 지속적인 변화와 도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바로 ‘트렌드 포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임업계에 있어 트렌드 포착은 단순한 유행 포착의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시장 및 플랫폼 별로 세세하게 나뉘는 장르 선호도 및 이용자 플레이 환경 변화에 세밀하게 대응해야 하는 한편, 주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MZ세대(밀레니얼 Z세대)의 소비 성향과 가치관 분석도 과제로 꼽힌다.
또한,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도전을 천명한 현 상황 속에서, 목표 시장을 구체화하고 그에 따른 시장 규모와 선호 콘텐츠 형태 분석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를 무대로 ‘K-게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필수 관문인 ‘트렌드 포착’, 새 시대에 돌입한 게임업계의 변화에 앞서, 그 핵심 요소에 대해 분석해봤다.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는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대표적인 비대면 여가문화로 떠오르며 수혜를 입은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17조 원 돌파를 예측하고 있다.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변화한 시대에 발맞춘 성장 구조 구축과 전략 수립에 힘을 쏟아야할 시점이다.
 

▲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 2019년 총 매출액 9%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이어지는 성장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모바일 ‘MMORPG’ 편식, 더 이상은 'NO'
최근 몇 년간 국내 게임업계 주요 게임사들의 폭발적 성장세를 견인한 중심엔 모바일 MMORPG 장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형제의 초강세를 필두로, 넥슨의 ‘V4’, ‘바람의나라: 연’,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까지 국내 매출 최상위권을 MMORPG가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새 시대에 들어서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천명한 지금, 이와 같은 모바일 MMORPG 중심의 전략은 실패를 겪을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최근의 플랫폼 다각화와 콘솔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글로벌 게임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북미‧유럽 지역의 게임 콘텐츠 선호도 차이 등이다.
 

▲ 지난해 글로벌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도래였다(사진=Xbox Wire)

플랫폼 다각화의 대표적 예시는 ‘클라우드 게임’의 도래다. 통신 속도 환경의 발전으로 서버에서 이용자 플레이 데이터를 처리, 언제 어디서나 고퀄리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향후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약 48억 달러(한화 약 5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고사양 게임 플레이 환경 구축이라는 값비싼 가림막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학계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2021년 게임업계를 좌우할 핵심 기술은 5G 통신망의 발전 및 보급이다”라며 “클라우드 게임의 보편화는 여타 플랫폼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곧 콘솔게임 시장으로의 도전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약 60조 3,900억 원 규모로, 모바일게임에 이어 세계 게임산업 2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콘솔게임 세계 매출순위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던 장르는 스포츠, FPS, 액션 어드벤처 등이다. MMORPG의 논법이 통하지 않는 시장 형태다.
특히, 콘솔게임 시장에 있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지역 게이머들 또한 액션 어드벤처, FPS 등 전통적인 장르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고 있다.

MZ세대 파악, ‘관계’와 ‘능동성’ 주목
플랫폼 전개 방식에 대한 고민과 함께 주목해야할 분야는 바로 소비자 성향 파악이다. 특히, 최근 각계의 핵심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MZ세대에 대한 분석과 대응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MZ세대는 1980년 ~ 2000년대 초년생까지의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년생까지의 Z세대를 합성한 용어다. 밀레니얼세대의 경우 IT기술에 능통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Z세대의 경우 디지털 환경이 융성한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이들 MZ세대는 지난해 기준 국내 5,100만 인구 중 약 33% 가량에 해당하는 1,700만 명에 달하는 수치를 내포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이들 MZ세대를 정의함에 있어 다양한 만남을 추구해 누구와도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능동적 참여로 다수와 함께 향유하는 한편, 필요한 소비를 원하는 만큼만 행하는 구독형 소비를 선호한다고 요약하고 있다.
 

▲ 소니는 PS5의 하드웨어 성능 향상 외에도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커뮤니티 기능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게임산업이 포착해야할 MZ세대의 특성은 바로 ‘관계’와 ‘능동적’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의견 개진과 이슈 형성, 이에 따른 매출 변동이 여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게임 콘텐츠를 구축하는 한편, 발 빠른 상황 대처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게임시장의 변화는 게임 속 ‘관계’ 형성이 커뮤니티가 중시되는 협동 방식 게임에서만 구축되는 것이 아님을 가리키고 있다. 세계 콘솔시장을 누비고 있는 소니가 차세대 콘솔 PS5의 핵심기능 중 하나로 게임 커뮤니티 기능 강화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게임 허브를 비롯해, 친구들과의 결과 공유 및 경쟁, 플레이어 칭찬 기능, 친구의 플레이 화면을 볼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 등이다.
솔로플레이 기반의 패키지게임까지도 개인의 영향력과 커뮤니티 형성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게임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이러한 관계성 강화 적응에 힘을 쏟아야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마켓, ‘내러티브’ 집중 ‘왜’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돌고 있는 가장 큰 화두는 역시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 따르면, 게임 산업을 포함한 국내 콘텐츠산업의 수출액은 올해 약 11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 규모로 예측, 지난해 대비 6% 가량의 성장세를 관측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산업 수혜 중심에 있던 게임은 2021년도에도 그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며, 이는 국내뿐만 아닌 전세계 규모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분석이다.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한 게임사도 다수다. 엔씨소프트는 리듬게임 ‘퓨저’를 통해 시장을 점치는 한편, ‘리니지2M’의 대만, 일본 시장 진출, 프로젝트TL을 필두로 글로벌 대상 AAA급 게임 개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 또한 PC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북미‧유럽 시장 출시를 위해 아마존 게임즈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검은사막’ 단일 I‧P에 힘을 쏟던 펄어비스는 차기작 ‘붉은사막’을 북미 최대 규모 게임 시상식에서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 눈도장을 찍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게임사들이 저마다의 전략을 내세우며 ‘세계화’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 락스타 게임즈의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최근 몇 년간 출시된 게임 중 내러티브 부분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얻으며 상업적 성과를 함께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이 바라보는 시장의 중심엔 북미권과 유럽 게임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불투명한 중국 판호 발급 여부에서 벗어나, 세계 게임 시장 규모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착해야할 요소는 바로 ‘내러티브(Narrative)’다. 게임 속의 내러티브는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와 콘텐츠, 시스템 등이 서사적 구조 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돼는 것을 뜻한다.
콘솔게임에 익숙한 북미‧유럽 시장 게이머들은 이러한 내러티브 부문의 완성도를 갖춘 게임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해 나갈수록 게임이 제공하는 시각, 음향, 감정 등에 미치는 전달력이 증가하면서, 내러티브의 중요성도 점차 커져가는 최근이다.
실제로 바이오웨어, 액티비전 블리자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등의 주요 글로벌 게임사들 대다수는 스토리 작가와 별개인 내러티브 디자이너 직책을 중용하고 있다.
시대 변화와 글로벌 게임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전은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시장의 형태 및 성향이 국내시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도전을 이어가는 국내 게임사, 이들이 세상에 ‘K-게임’의 위용을 뽐낼 그 날을 기대해본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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