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팀 스노우볼’, e스포츠 판 세이버매트릭스 정립 ‘목표’
[인터뷰] ‘팀 스노우볼’, e스포츠 판 세이버매트릭스 정립 ‘목표’
  • 박준수 기자
  • 승인 2021.01.1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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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윤윤현, 김진일 대표

e스포츠도 어느덧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산업이 됐다. 현재 글로벌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대회인 LCK도 올해로 9년 차를 맞았다. 업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판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게임과 대회 경기에 대한 분석이 고도화되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e스포츠 관련 스타트업들이 설립되는 추세다. 특히 단순 통계나 유저들의 편의 제공을 넘어 프로게임단이나 에이전시가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가 생겨 화제가 되고 있다. LCK 소속 게임단 ‘농심 레드포스’와 독점 계약을 맺은 ‘팀 스노우볼’이 그 주인공이다.
 

▲ (좌측부터)팀 스노우볼 윤윤현, 김진일 대표(사진=경향게임스)

팀 스노우볼의 프로그램 ‘스노우뷰’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API 데이터 외에 자체적으로 선수들의 동선 및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전문가들이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게임단이나 에이전시들이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만나본 팀 스노우볼의 윤윤현, 김진일 대표는 ‘스노우뷰’가 구축한 데이터를 통해 e스포츠 버전 세이버매트릭스를 확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이런 데이터들이 e스포츠 팬들이 즐길 콘텐츠들을 강화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하는 Q&A 전문
 

사진=경향게임스

Q. 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e스포츠 스타트업 ‘팀 스노우볼’이라고 한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API 데이터 외에,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제공하는 회사다. 현재 팀원은 총 10명으로 웹개발팀 4명, 비전 AI와 머신러닝팀 2명, 데이터 분석팀 2명, 전략기획팀 2명으로 구성돼있다.

Q. 처음부터 e스포츠를 염두를 두고 사업을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A.
물론이다. 우리 둘 모두 엄청난 게임마니아다. 김진일 대표는 서든 어택을 굉장히 잘했고 나(윤윤현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꿈꿨다. 그러나 당시 프로게이머가 되는 방법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결국엔 꿈을 포기하게 됐다.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반회사를 다니다가 창업을 통해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 김진일 대표는 통계학과를 나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를, 나는 투자나 자금 담당을 맡고 있다. 설립할 때부터 단순한 통계자료를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 게임단이나 에이전시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고급 데이터를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1세대 LoL 프로게이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막눈’ 윤하운, ‘단’ 김승후 전 프로게이머가 현재 우리 쪽 전력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Q. 현재 e스포츠 관련 스타트업 시장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A.
e스포츠 스타트업은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통계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일반 유저들이 토너먼트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우리와 같이 프로게임단이나 에이전시들이 활용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는 중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팀 스노우볼’의 수익을 예로 들면 초창기 시작했을 때 비해 현재 수익은 20배 정도로 늘었다. 또 현재 아지트 글로벌 에이전시와 협업을 준비 중에 있고, 이와 동시에 유럽 LEC, 북미 LCS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 시장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Q. 관련 스타트업 중에 현재 방식의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2020년 LCK가 다시 롤드컵에서 우승했지만 2018년, 2019년에는 왕좌의 자리를 내 준 상황이었다. 게임은 한국이 제일 잘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고민했고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당시 유럽의 G2 e스포츠나 LPL팀들의 경우 전력분석관들을 3~4명씩 보유했지만 LCK 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전 프로게이머들의 지식을 결합해 데이터를 만들어 제공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 스노우뷰(제공=팀 스노우볼)

Q. 자사의 프로그램 ‘스노우뷰’에 대해 소개하자면?
A.
컴퓨터 비전 AI를 통한 트래킹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LoL 경기에서 선수들의 동선을 AI로 추적해 전문가들이 필요한 데이터들을 산출해 쌓아나가는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LCK의 ‘농심 레드포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관련 데이터를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일정 구독료를 낸다면 어떤 게임단이든 우리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구체적으로 ‘스노우뷰’가 어떤 식으로 팀의 피드백에 활용되는가?
A.
내부 사정으로 모든 기능을 밝힐 수는 없지만, 대표적으로 선수들의 성향을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특정 선수가 라인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교전 합류 속도가 평균 이상이라면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선호하는 성향임을 알 수 있다. 반면 교전 합류가 평균보다 느리거나 라인에 오래 머무는 선수는 성장을 중요시하는 캐리형 선수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단에서 원하는 성향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특정 선수의 과거 VOD 영상을 일일이 다 찾아봐야 했지만 ‘스노우뷰’를 사용하면 손쉽게 여러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Q. 실제 프로그램을 접한 게임단들의 반응은 어땠나?
A.
반응이 매우 좋았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선수의 위치 데이터는 1분 단위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시간 내에 일어났던 과정이 모두 표시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스노우뷰’는 0.5초 단위로 선수의 위치를 추적하기 때문에 실시간에 가깝게 선수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우리 역시 게임단 코칭스태프들의 피드백을 통해 ‘스노우뷰’를 더욱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사진=경향게임스

Q. 개인이 즐길 수 있을 콘텐츠 생산 계획도 있는가?
A.
2021년 상반기에 B2C 종합 e스포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에서 전적 검색부터 시작해 머신러닝 AI를 기반으로 e스포츠 경기 승률을 계산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게임단 승률뿐만 아니라 A와 B선수가 붙었을 때 라인전 승률이 각각 얼마인지 비교하는 등 e스포츠팬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중에 있다. 또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을 수치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에서 택뱅리쌍(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이라는 4대 천왕이 있었을 때 지표를 통해 이들 사이의 우열을 명확히 가릴 수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를 통해 e스포츠 팬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본다.

Q. 앞으로 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
우리가 제공하는 e스포츠 경기에 대한 데이터나 프로게이머들의 역량을 수치화한 지표들이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이다. 야구로 치면 ERA(평균자책점)나 승리 기여도 등 세이버매트릭스 같은 자료들을 생산해내고 이를 표준화하는 셈이다. 현재는 특정 게임단에만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게임단이 우리가 구축한 데이터를 참고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감에 의존하는 e스포츠가 아닌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e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LoL이 포함된다면 국가대표 분석관으로 채택되길 희망하고 있다. 현재 e스포츠가 관전하는 것에 집중돼있는 반면 전통 스포츠에서는 많은 팬들이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누리고 있다. 향후 우리가 공개하는 데이터가 e스포츠 분야에 다양한 콘텐츠를 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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