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강대 최삼하 교수, 2020년 성장을 넘어, 발전하는 새해 게임업계를 그리다
[인터뷰] 서강대 최삼하 교수, 2020년 성장을 넘어, 발전하는 새해 게임업계를 그리다
  • 박건영 기자
  • 승인 2021.01.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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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최삼하 교수

신축년 새해는 국내 게임업계에게 ‘도전’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지난해 비대면 문화산업의 대표주자로 대폭 성장을 이뤘으며, e스포츠 또한 새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또한, 올해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을 것이라는 각 사들의 전략에서 비롯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의 최삼하 교수는 도전하는 새해를 맞이한 국내 게임업계를 바라보며 “다양성이 더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모습이 됐으면 한다”는 바램과 함께 “학교 안에서 찾는 e스포츠 발전의 길”에 대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게임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국내 게임업계 발전을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는 그, 최삼하 교수를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2021년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하는 QA 전문

Q.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국내 게임 산업은 성장과 다양한 변화를 함께 겪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남겨진 숙제가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
A.
게임과 더불어 VOD, OTT 등 스트리밍 시장이 큰 성장을 이룬 한해였다. 홈 엔터테인먼트라는 영역 내에서 게임이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가 지난해의 가장 큰 이슈였었지 않나 싶다.
게임이 나아갈 방향 자체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본다. 과거엔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고만 생각했다면, 기존의 다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과 겨루기 위해 이를 넘어서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던져지는 메시지에 대해 고민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다. 개발자 분들도 함께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Q. 지난해의 경우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정치권에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는가?
A.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반영했으면 싶다. 전문가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훌륭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정책이 현장에 적용되는 가운데 현장을 모르는 이들이 주체가 된다면, 과거 사례들의 답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업계 현장의 이야기를 상시 들을 수 있는 자문기구를 설립하거나, 이들 전문가들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씽크탱크 역할의 그룹 등을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Q. 가려졌지만,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등록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A.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용어를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게임이 ‘문화’라는 점을 강조한 것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다른 시각이었다.
게임이 문화의 영역으로 올라서며 전세계 사람들이 영위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슬로건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잘 알겠지만, 게임이 문화가 아닌 부정적인 산업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식의 접근방식은 오히려 역효과이지 않을까 싶었다.
 

▲ 카셀게임즈의 '래트로폴리스'는 덱 빌딩 디펜스 장르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정식 출시까지 '인디게임'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는 최삼하 교수의 설명이다

Q. 글로벌 게임시장은 물론, 국내 또한 ‘스컬’. ‘트러블 슈터: 버려진 아이들’, ‘래트로폴리스’ 등 주목받는 인디게임들이 다수 등장한 한해였다. 특별히 눈길을 끈 인디게임사가 있었는가?
A.
팔은 안으로 굽는 것 같다. ‘래트로폴리스’를 개발한 카셀게임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자들이어서가 아닌, ‘인디게임사’가 성장하는 과정의 모범 답안을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이들이 바로 옆에서 성장해왔기에 더욱 잘 보였을지도 모른다.
스팀에 출시해 돈을 얼마나 벌겠다가 아닌,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에서 출발해 게임의 정식 출시와 수익화까지 이뤄냈다.

Q. 그렇다면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서의 인디게임은 어땠나?
A.
‘인디게임’이 지닌 의미에 대한 재고와,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된 점을 들 수 있겠다. 작은 회사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어 ‘인디’ 쪽으로 가야하는가 고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디게임’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기업들이 폭넓은 유저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한다면, 한편에서는 유저 개개인마다 다른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들이 나와 줘야 산업이 균형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발전 가능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그 방식은 무엇이겠는가?
A.
한국의 게임 생태계가 조성되어온 단계를 보면 초창기 비즈니스모델 측면을 봤을 때 작은 규모의 개발사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마켓도 다양해졌다. 대한민국 게임들도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은 열리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같은 이야기지만, 장르 편중화라는 숙제가 여전하다. 대기업들 또한 신규 IP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최근까지도 과거 IP를 통해 발전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대기업이기에 과감한 움직임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중소규모 게임사들이 다양성을 이끌어 나가며, 기본적으로 게임회사가 지녔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분야에 대한 변화가 일어야 한다고 본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소규모 게임사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Q. 게임산업진흥종합계획,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이 이뤄진 바 있다. 2021년 중소게임사 육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중소게임 개발사 육성을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지역 진흥원, 글로벌 게임센터 등을 통해 육성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지원 사업들에 심사 및 자문을 가곤 했다.
중요한 부분은 바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다. 단순하게 얼마만큼의 금액을 지원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생태계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계별로 엑셀러레이팅이 가능하도록 말이다.
한 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게임회사 창업 관련 교육 측면에도 더욱 폭넓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지역별 상황에 맞춘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질 좋은 강사진을 운용하기 위한 강의료 책정 측면에서도 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양적인 팽창만으로는 결국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 질적 측면의 향상을 위한 제도 정비와 고민이 필요하다.

Q. 2021년의 경우 콘솔 도전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이다.
A.
콘솔 측면의 이야기를 하자면, ‘서사’의 중요성을 논하고 싶다. 한 지인 교수님께서 예술과 기술은 하나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기술 발전을 통해 표현의 한계가 극복됨에 따라, 예술성이 표출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게임 환경은 기술 기반에 집중해왔다. 발전된 기술로 예술성을 표현하고, 서사를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영화 및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게임도 분명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민족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에 탁월한 민족이다. 과거엔 한국이라는 나라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작은 나라였지만,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라 하면 또 다른 이미지를 비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2021년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를 기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코로나19의 여파가 4차산업혁명을 가속화했다. 그 바탕에 깔리는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분야는 통신 속도라고 본다. 이후의 기술적인 이슈들은 통신 속도의 변화에서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 게임업계의 화두는 클라우드게이밍이 되지 않을까 싶다. 통신 속도 발전과 클라우드게이밍의 대중화가 기존 우리가 해오던 게임 소비의 패턴을 많이 바꿔놓을 것이라고 본다.
또 한 가지 이슈는 실감미디어다. VR, AR 분야 또한 5G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언택트 화상회의, 전시회, 이벤트 등의 분야에서 VR 기술이 부각됐다. 강의할 때에 종종 우리가 바라보는 지향점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통신 속도 발전에 따라 실감미디어 기술 또한 큰 발전과 변화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 LCK의 변화를 필두로, 국내 e스포츠 또한 2021년발전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Q. e스포츠 또한 큰 변화의 순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 시대를 맞이하는 국내 e스포츠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학교에 매년 한, 두 명씩 e스포츠 선수 출신의 친구들이 지원한다. 목적이 슬프다. 다양한 이유로 더는 선수 생활을 못하게 돼, 게임 개발이라도 해볼까 하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 친구들을 게임 개발자로 키워낼 자신이 없다. 제도권 교육에서 동떨어져 기본 수학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친구들이 다수다.
대한민국이 e스포츠 산업에서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선수 육성을 위한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의 e스포츠 프로 선수 지망생들은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음먹는 순간 학교를 그만두고 팀에 소속된다. 평균적으로 e스포츠 선수들이 제도권 교육과 너무 멀어져 있다. 적어도 기본적인 것은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선수 육성 방식에 대한 고민인가?
A.
대한민국이 e스포츠를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끌어가려면 체계적인 선수 육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BTS를 보면 알 것이다. 영어 교육을 거친 멤버들이 모두 영어를 통해 언어적, 문화적 소통을 이어간다. 학교 안에서의 교육으로 e스포츠 프로 지망 학생들의 미래를 지켜주는 한편, 교육을 거친 프로선수들이 시합 성적을 넘어 선수 개인의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도 다양한 가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교내에서 아이들이 e스포츠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문체부만이 아닌 교육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도 교내에서 e스포츠 지망과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Q. 2021년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기대를 전하자면?
A.
대한민국 게임 업계에도 다양성의 변화가 왔으면 하는 기대를 전한다. 작게는 중소규모 게임사들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고, 크게는 대한민국 게임업계가 대기업과 중소규모 게임사들이 동반해서 클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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