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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컨택트 쇼크’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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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0호 기사]

벌써 2021년이다. 보통 이런 표현은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잘 쓰지 않는데, 2020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런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해가 될 것 같다. 매년 다녔던 여행도 가지 못했고, 오프라인 모임도 대부분 취소하였다. 늘 참석하던 부산국제영화제, 지스타 등의 행사도 참석하지 못했고, 각종 경조사도 취소됐다. 기억에 남는 일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일 년이 될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실시간 온라인 강의’다. 필자는 대학교에서 게임기획 관련 강의를 언택트 환경에서 진행했다. 이런 환경의 차이는 보기보다 무척 크다. 가장 큰 차이는 대화의 방식이다. 대화한다는 것은 전달하는 말의 내용도 있지만, 표정, 손짓, 시선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상대의 한정된 정보만을 통해 소통하는 것은 무척 제한된 대화일 수밖에 없다. 제한된 대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무척 힘든 과정이다. 이런 교육 환경의 변화는 무척 걱정스럽다. 많은 교육 현장에서 이런 환경에 대해 걱정하면서 ‘언택트 쇼크’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특히 신입생의 경우 학교 활동의 경험 자체가 막혀, 학교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이런 환경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 예상돼 더욱 걱정스럽다.

필자의 걱정은 조금 다른 지점에 있다. 이 상황이 끝나고, 다시 예전 환경으로 돌아갔을 때의 문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의 교육 환경과 대화의 환경은 제한된 정보로 소통하는 형태다. 많은 정보로 소통하던 사람에게 제한된 정보로 소통하는 환경은 무척 답답하지만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제한된 정보로 소통을 배운 상태에서 많은 정보가 주어지는 소통은 무척 당황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언택트 쇼크’가 아니라 ‘컨택트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사람 사이의 대화나 인간관계 자체를 어려워하며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본 칼럼의 주제인 게임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앞으로 게임 플레이어 사이의 커뮤니티 기획에 이런 현상을 반영해야 할 수도 있다. 대면하는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들의 게임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이 하나의 해결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게임은 플레이어와 캐릭터, 혹은 플레이어 사이의 소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소통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다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문화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서 게임산업의 위상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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