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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데모, 물음표 달린 '차세대 공포 게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2.01 14:18
  • 수정 2021.02.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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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캡콤은 '바이오하자드' 25주년을 기념해 쇼케이스를 열고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데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당초 시리즈 외전격으로 개발하던 작품. 개발 과정에서 호평을 받아 정식 넘버링과 함께 8편으로 출시되는것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시리즈 중요 프로듀서 및 제작진들 중 다수가 '바이오하자드7' 대박을 이끌어낸 인물들, 여기에 최근 리메이크 시리즈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개발팀들이 함께 힘을 합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기에 기반 시나리오 역시 전작에 출연했던 주인공들이 참가해 모험을 펼치는 내용들이 근간. '바이오하자드 25주년'을 장식하기 위해 실력을 입증받은 멤버들이 뭉쳐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셈이다.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전략등은 전작 '바이오하자드7'을 연상케 한다. 암울한 지역, 외딴 마을과, 폐쇄된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메인 테마로 삼아 분위기를 형성한다. 여기에 주변 배경과 빛 효과, 소리들을 기가막히게 활용해 공포감을 자극하는 방식 등이 이 개발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공포영화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롱테이크' 기법을 활용. 느리고 긴 호흡으로 긴장감을 쌓아 올리며, 적재 적소에 터트리는 연출 방식이 독보적이다.  

조명을 최대한 줄여 만들어 낸 색감과 질감이 압권

이런 상황에서 캡콤이 공개한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데모는 '비주얼쇼케이스'란 별칭을 달고 나왔다. 엄밀히 말해 실제 게임 플레이 보다는 비주얼을 선보이기 위한 데모에 가까운 작품이다. 앞서 캡콤은 '바이오하자드7'공개와 함께 데모 콘텐츠인 '키친'을 공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번에도 관련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데모 버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데모 버전은 정체를 모를 지하 감옥에서 출발한다. 게임에서 흔히 자주 쓰이는 소재 중 하나다. 주변 환경은 '바이오하자드7'초입부를 연상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어두컴컴한 지하 통로를 기어서 따라 올라가면 저택이 나온다. 이 저택에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 중 하나.

흔한 오브젝트 하나에도 디테일이 담겨 있다
흔한 오브젝트 하나에도 디테일이 담겨 있다

그래픽면에서는 전작에서는 적재적소에 '빛'을 활용해 현실감을 끌어 올리고 역겨운 장면들을 기가막히게 연출했다면 데모판에서는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만드는 대신에 사물의 질감을 살린 부분에 포인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게임상에서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 만큼 눈보라가 몰아치는데, 창문틈 사이로 불어오는 눈보라를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은 포인트다. 조명이 도는 실내는 따뜻한 빛으로, 눈보라가 보이는 창가는 희색빛으로 색감 대비를 이루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캐릭터 모델링에 장시간 공을 들인 듯. 살아 있는 캐릭터 표정과 움직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상대와 눈싸움을 벌일 정도로 담력이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메뉴에서 기구를 선택하면 기구를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이 재생된다

조작면에서는 일반적인 FPS게임과 달리 '손'이나 '총'이 표현되지 않았다. 이들이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데모 영상에서는 손들이 보이는 점이 특이사항. 의도적인 연출인지는 아직 미지수로 주인공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혹자들은 VR버전으로 데모를 제작하다가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해 추후 후일담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면에서는 비교적 평이하다. 주인공이 납치된 저택은 와인저장고를 보유한 장소처럼 보인다. 비밀의 방에 들어가면 '처녀의 피'와 와인의 상관관계, 그 배우로 보이는 백작 등이 나오는 추세다. 

19금 게임인 관계로 스크린샷과 설명에 한계가 있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19금 게임인 관계로 스크린샷과 설명에 한계가 있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사운드면에서는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성도를 선보인다. 3D사운드를 채택, 원근감이 살아있는 소리 표현이 압권. 여기에 각 사물들의 사운드를 디테일하게 얹은 부분이 효과를 극대화한다. 특히 스튜디오 내부에서만 음원을 녹음하지 않은 듯 묘한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면서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 사이로 발자국 소리, 문을 끼익 열고 닫는 소리,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 등이 들리면서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말라붙은 피'는 빛을 반사한다. 그런데 고인 액체는 피를 반사하지 않는다.
게임상에서 '말라붙은 피'는 빛을 반사한다. 그런데 이 액체는 빛을 반사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이번 데모는 사실 맛보기에도 들지 못할만큼 짧고 임펙트가 약하다. 적어도 적과 대결을 할 수 있도록 무기를 준다거나, 특정 연출을 더하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필요해 보이나. 그저 맵을 돌아다니고 물건을 집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  데모 버전에서 선보인 그래픽과 환경표현들은 '바이오하자드7'과 대동소이한 것 처럼 보인다. 사물의 디테일에 신경쓴 나머지 중요한 미장센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게임 리뷰어로서는 디테일을 보기에 좋은 게임으로 고뇌의 흔적이 묻어나는 게임이다. 게이머의 시각에서 보면 3초만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신경쓸 이유가 있을까. 같은 맥락에서 차세대 기기에서 진일보한 그래픽과 표현을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달라진 부분'을 보다 쉽게 보여주지 못한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를 달리기 위해서라도 캡콤이 오는 5월 정식 발매에 앞서 테크니컬 데모나, 인게임 플레이 데모를 공개하기를 기대해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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