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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들이 선택한 ‘게임’의 매력

1030 공략에 ‘안성맞춤’…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로 ‘인기몰이’

  • 김도연 기자 79sp@khplus.kr
  • 입력 2021.02.22 10:11
  • 수정 2021.02.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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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3호 기사]

최근 세종시가 4월 27일부터 열리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제포럼’ 사전 행사로 ‘마인크래프트 메이킹 영상 공모전’을 실시했다. 세종시를 주제로 이용자들이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영상을 투고하는 이벤트다. 이러한 지방자치단체 등의 정부 기관이 게임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청와대 측에서 어린이날을 기념해 진행한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맵 배포 행사, 2013년 논산딸기축제에서 진행한 ‘마인크래프트 건축 대회’ 등 국내의 젊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행사가 개최됐다.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이후 게임을 향한 정부 기관의 러브콜은 국내외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폴란드 정부가 3월에 교육용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오픈했으며,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을 활용해 박물관 내 전시 중인 유물들의 이미지를 배포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청와대의 ‘마인크래프트’ 마케팅 이후, 인천, 새만금, 전주 등의 지방자치단체와 국책사업체 등이 해당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했다.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게임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도를 높이고 정책 등을 국제적으로 알릴 기회”라고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대중의 관심과 젊은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 젊은 층을 공략할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용자 참여 적극적 ‘강점’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의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는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마인크래프트’다. 전 세계적으로 2억 장 이상이 팔린 해당 게임은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해당 게임은 현재까지도 신규 이용자들이 유입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해당 게임을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가 2천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국책사업 등의 기관이 해당 게임을 통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2020년 5월 5일, 청와대 측에서 샌드박스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청와대 맵을 제작, 이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이브 파일 등을 배포한 것을 시작으로 새만금, 전주문화재야행, 인천시 등의 기관이 러브콜을 해왔다.
 

▲'만금이크래프트' 대상 수상작 (출처 = 네이버카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청와대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 이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정부 기관의 마케팅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의 운영진인 그는 “기관과 관련된 건축물을 만드는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맵을 공개했던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 이후 진행된 ‘인천크래프트’, ‘만금이크래프트’, ‘전주 문화재야행’ 등의 이벤트는 큰 호응을 일으켰다. 각 행사는 이용자들이 인천의 랜드마크, 새만금 방조제, 전주의 유적 건조물 등을 콘셉트로 건축물을 만들고 이 과정 등을 만드는 영상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진행 중인 세종시의 이벤트 또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관심사’ 공유 통한 효과 ‘톡톡’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모동숲’은 한 해 동안 3천만 장 이상이 팔리며 닌텐도의 연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 이용자들은 물론,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해당 게임은 다양한 단체의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해당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만든 디자인과 섬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을 활용해 기관의 이미지를 전 세계의 이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해 여러 국가의 기관 혹은 국제적인 비영리단체 등이 해당 게임 내에서 마케팅을 실시했다.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은 보유하고 있는 유물의 이미지를 이용자들에게 배포한 바 있으며, 국제 환경보호 NGO인 국제보호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의 일본 지부는 수상도시를 콘셉트로 제작한 섬을 만들어 게이머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본 니가타현 사도 시는 시에 속해 있는 ‘사도가섬’을 모티브로 한 섬을 제작, 이용자들을 초대해 계단식 논과 금광 등 섬을 상징하는 것들을 알렸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속 일본 '사도가섬'(출처=일본 사도 현 홈페이지)

섬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개장하거나 무료로 디자인을 배포하는 등 기관이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게 된 것은 닌텐도가 11월 19일에 게시한 ‘모동숲’ 활용 가이드라인 덕분이다. 닌텐도는 해당 발표문을 통해 디자인과 섬 초대, 해당 게임을 활용한 영상 및 스크린샷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허가했으며, 게임 외적으로 브랜드 사이트로 유도하는 행위, SNS 계정 홍보 및 구독 요청 등의 직접적인 마케팅을 제한했다. 앞으로도 ‘모동숲’을 활용한 마케팅은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젊은 층과 최고의 소통 ‘창’
해당 게임들을 활용한 마케팅의 공통점은 이용자가 직접 체험하고 해당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동숲’의 경우, QR코드를 통한 이미지 배포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이용하고 소유할 수 있으며, 직접 디자인한 섬에 초대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해당 건축물이 담긴 맵을 배포하거나 서버를 오픈해 이용자가 그 안에서 돌아다니며 체험하고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이 성공하기 위해선 ‘얼마나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가’가 중점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도 현의 사도가섬과 국제보호협회의 수상도시 섬은 이용자가 직접 방문해 그 안의 콘텐츠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낚시, 곤충채집 등의 기본적인 게임 시스템을 통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국내에서 활발한 ‘마인크래프트’ 마케팅의 경우에도 그렇다.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건축물 등을 응모하는 공모전의 경우, 제작 과정이나 소개를 담은 영상 콘텐츠 외에도 때에 따라서는 세이브 파일을 요구하기도 한다. 해당 콘텐츠를 활용한 서버 오픈이나 맵 파일 배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몇몇 공모전은 처음부터 이용자 참여를 위해 동선을 고려한 건물 배치 및 건축을 심사 조건으로 걸었다. 이용자들은 정부 기관에서 배포한 콘텐츠를 체험하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의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언택트 시대에 ‘게임’은 기업을 넘어 정부 기관의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향게임스=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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