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 게임 제작사 COLY 일본서 IPO, 국내도 준비해야
여성향 게임 제작사 COLY 일본서 IPO, 국내도 준비해야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1.03.03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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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서브 컬쳐'게임들이 강세를 띄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닐터다. 미소녀들이 잔뜩 등장해 눈을 즐겁게하는 장르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고, 게임사들은 연일 대박을 친다. 단순 계산으로 '미소녀'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면 '미소년'들이 등장하는 것도 시간 문제 아닌가. 공교롭게도 국내 게임계는 이 의견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이야기가 살짝 다르다. 

일본은 지난 90년대부터 소위 '숙녀(?)'문화가 존재한다. 소위 '야오이(BL)'장르를 즐기는 이들을 'Y녀' 혹은 '숙녀'로 칭하며 서브 컬쳐를 형성하고 수면 아래에서 문화를 즐겼던 전례가 있다. 이 문화가 한국과 중국에도 퍼져 나가면서 이미 단단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언급이 되지 않을 뿐 이들의 구매력은 '미소녀 마니아'와 비견할만하다. 

이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 바로 미소년게임 전문 제작사 콜리 이야기다. 콜리는 3월 일본 증시에서 상장했다. 주가는 평균 8,500엔. '몬스터헌터'시리즈와 '바이오하자드'시리즈를 비롯 전설적인 프렌차이즈를 대거 보유한 캡콤 주가가 6,500엔이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그도 그럴것이 콜리는 일본발 미소년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이다. 이 기업 발표에 따르면 현재 미소년게임 시장은 연간 약 9천억 원 규모. 전체 게임 시장에 비해서 파이가 크지 않지만 이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런 면에서 이 시장을 장악한 콜리가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서는 텐센트가 크게 활약한다. 그들이 공개한 게임쇼에서는 미소년게임이 메인급 타이틀로 등장하며, 성우들을 소개하고 콘텐츠를 알리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어 스팀에서는 연일 중국어로된 비주얼노벨들이 등장하면서 구매자들을 유혹한다. 텐센트는 더 뛰어나고 질 좋은 시나리오를 가진 게임을 찾고, 일러스트레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중국 내에서 제 2의 콜리를 발굴하고자 돈을 짊어지고 전 세계를 누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알고 보면 국내에서도 이 같은 문화가 이미 다년간 자리잡은 바 있다. 체리츠와 같은 게임 개발사를 비롯 유명 팀들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기도 한다. 체리츠는 지난 2012년 설립돼 '덴더라이언'을 발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어 지난 2016년 여성향게임 '수상한 메신져'를 공개,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자사 개발력을 알린다. 한국판 콜리가 될 수 있었던 회사다. 

그도 그럴것이 콜리는 지난 2014년 설립된 기업이다. 체리츠에 비해 2년 늦다. 설립 이후 2016년에 '내 영웅을 지켜라(스탠드 마이 히어로)'가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네임 밸류를 쌓았다. 후발주자였던 콜리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크게 성장했다. 반면 체리츠는 여전히 이 분야를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확장기에 돌입하지는 못했다. 

콜리가 대두하고 텐센트가 돈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도 조금씩 돈 냄새를 맡고 움직인다. 한국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일본에 역으로 수출해 글로벌 대박을 이끌어 낼 수 있을것이란 기대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게임들은 소위 '흉내'만 낼 뿐 '마니아들의 취향'을 만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까지도 이 시장은 터부시되는 분위기다. 다수가 이 시장을 인정하지 않고 감추려 하는 가운데 일본발 콘텐츠에 이어 중국발 콘텐츠까지 상륙하면서 토종 시장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게 될 것이다. 과거 국내에서 '밀리언아서', '소녀전선', '붕괴3'과 같은 게임들이 히트를 치고 나서야 겨우 '미소녀게임'시장을 인정하고 '데스티니 차일드'나 '라스트 오리진'과 같은 게임들의 방향성을 납득하게 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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