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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크라운', 배틀로얄+MOBA 완성형 등장! 관건은 ‘디테일’

채집·제작 요소 앞세워 게임성 차별화 ‘성공’ … 진입장벽·밸런스 등 ‘운영의 묘’가 향후 과제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3.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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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4호 기사]

라인게임즈가 간만에 신작으로 유저들과 만났다. 지난 2월 24일 정식 출시된 ‘로얄 크라운’을 통해 배틀로얄과 MOBA 장르를 혼합한 색다른 재미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것. 오로지 ‘재미’에 집중하는 게임을 추구해왔던 이들답게, ‘로얄 크라운’ 역시 어디서 본 듯하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게임성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키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게임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자신감이 결코 허언은 아니었음이 극명히 드러난다. 모바일 등 특정 디바이스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멀티플랫폼을 선택한 가운데,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게임의 재미를 100%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게임 곳곳에 녹아있다. 특히 기존 게임들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목 하에 생략되거나 압축됐던 채집, 제작 등의 요소를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각종 콘텐츠와 운영에 있어 디테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진입장벽 해소부터 캐릭터 밸런스 유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운영의 묘가 필요해 보인다는 판단이다.
 

‘로얄 크라운’은 배틀로얄과 MOBA라는 두 장르의 융합으로 탄생한 게임이다. 미시적으로는 MOBA 식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성장 양태 등을 취했다. 배틀로얄 장르는 거시적인 측면에 녹아있는데, 전체적인 게임의 룰과 진행방식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투 트랙’ 구조인 셈이다.

깨알같은 디테일
게임의 큰 틀은 역시 ‘배틀그라운드’와 동일하다. 한 섬에 많은 인원이 떨어지고, 좁혀져 오는 자기장 속에서 생존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실제 게임 속 요소들을 ‘배틀그라운드’와 비교해보자면, 처음에 인원들이 내리는 비행기는 비행선으로 대체됐고, 주요 랜드마크 지역들은 좀 더 촘촘하고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에서도 구동돼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인원은 30명으로 확 줄어들었다. 비행선에서 미리 내릴 지점에 핑을 찍어둘 수도 있는데, 지도가 그다지 직관적이지는 않아서 거리를 가늠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다. 마치 ‘배틀그라운드’를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판타지 세계로 옮겨놓은 듯한 디테일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비행선에서 낙하해 파밍 지점으로 향하게 된다
▲ 비행선에서 낙하해 파밍 지점으로 향하게 된다

디테일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자기장’이다. 실제로 다른 배틀로얄 게임은 가스나 불길 등으로 이를 대체했는데, 세계관과의 개연성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블레이드 & 소울’의 배틀로얄 모드 ‘사슬 군도’에서는 ‘천라지망’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세계관과 잘 어울릴 만한 요소로 표현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처음은 ‘어리둥절’
사실 ‘로얄 크라운’의 전체적인 시스템은 초심자에게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류의 MOBA처럼 골드를 모아 아이템을 사는 형태도 아니고, ‘배틀그라운드’같이 각지에서 완성된 아이템이 떨어져서 파츠만 달아주는 식도 아니다. 각 재료들을 모아 직접 제작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어렵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이템 트리 화면에서 재료 아이템을 터치해보면 맵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는지 안내가 되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템을 직접 제작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안내가 더 필요해 보인다
▲ 아이템을 직접 제작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안내가 더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튜토리얼을 진행해보면 어느정도 감이 오기 시작한다. 기존 MOBA처럼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 세팅을 미리 지정해둘 수 있고, 파밍 과정에서 해당 아이템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가 나오면 ‘일괄 획득’ 버튼이 활성화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재료들만 쏙쏙 얻을 수 있다.
이같은 게임의 구조를 안내해줄 튜토리얼이 너무 파편화돼 있다는 것이 약간의 아쉬운 점이다. 첫 튜토리얼을 다소 길게 가져가더라도, A·I 대전 한 판을 진행해보며 모든 것을 다 알려주면 편할 텐데, 이 게임의 튜토리얼은 무려 다섯 챕터로 구성돼 있다. 각 챕터별 분량이 그리 긴 편도 아니기에, 이를 축약해 주는 편이 더 나아보인다.

긴장감 넘치는 전투
이런 류의 게임들이 가진 핵심 재미는 역시 전투다. 초반부의 텐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후반부 전투 양상은 정형화돼 흥미가 금방 떨어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배틀로얄 게임들이 가진 문제점이었다. 그런데 ‘로얄 크라운’의 경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MOBA 요소에서 찾은 듯하다. 플레이어가 싸워야 하는 대상이 다른 유저들로만 국한돼 있지 않고, 각지의 몬스터들을 잡아 재료 아이템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투 장면이 많다. 전투 액션 역시 다른 MOBA 게임들처럼 타격감이 상당하고, 타이밍과 콘트롤이 많이 필요해 흥미를 더한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타 게임 대비 프레임이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라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전투 자체가 주는 재미는 제법 훌륭하다
▲ 전투 자체가 주는 재미는 제법 훌륭하다

‘로얄 크라운’의 몬스터들은 기존 게임들과는 꽤나 다른 느낌이다. 어느 정도 성장이 이뤄지고 나면 그냥 ‘동네 북’ 신세인 기존 MOBA 게임의 몬스터들과 달리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정글 몬스터에게 처형당하는 장면은 ‘이주의 핫클립’감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몬스터 때문에 로비로 사출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옥의 티’를 보완하라
전체적으로 ‘로얄 크라운’은 게임의 재미에 집중해서 만든 ‘꽤 괜찮은’ 수준의 게임이다. 실제로 스팀에 론칭한 PC판도 꽤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과금 유도로 점철된 최근 국산 게임들 속에서 게임성으로 승부를 건 부분이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게임들은 단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긴 호흡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진입장벽 낮추기나 프레임 등 사소한 디테일을 보완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옥의 티’를 메꿔야 한다는 것이다.
 

30인 배틀로얄 경기의 최종 승자에 도전해보자
▲ 30인 배틀로얄 경기의 최종 승자에 도전해보자

장기적으로는 캐릭터 밸런스 이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그리 많지 않지만, 향후 캐릭터 숫자가 점차 늘어나게 돼 100여 종을 넘어가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밸런스 이슈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마련이다. 이 부분에 대처하는 ‘운영의 묘’를 검증받는 것이 다음 숙제가 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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