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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만리장성’ 맞춤형 전략 등 정성적 접근 필요

방송·영화 등 한한령 해제 신호 포착 … 위메이드 등 수혜 예상주 동향 ‘주목’
현지 여론 거부감 심화 ‘금한령 지지’ … 인기 I·P, BM 등 유저 친화도 높여야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3.10 17:21
  • 수정 2021.03.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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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4호 기사]

중국이 한국 게임에 빗장을 걸어잠근 지 약 4년이 흐른 가운데,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가 외자판호 발급을 받으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류가 관측되는 분위기다. 게임뿐만 아니라 방송, 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때문에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될 시 위메이드, 넥슨, 크래프톤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최근 한·중간 게임·콘텐츠 분야에서 국가적 이슈가 많이 발생해 중국 현지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문을 걸어잠근 기간동안 중국 게임의 수준도 급격하게 상승한 데다,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자부심 역시 높아져 문호가 개방되더라도 경쟁 자체가 쉽지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해당 사안이 정치외교적 이슈와 결부돼 있는 만큼, 시진핑 주석의 방한 등 큰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국내외 대작 I·P(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 역시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 게임들이 비주얼 측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현지 유저들에게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BM(비즈니스 모델) 및 콘텐츠 설계가 더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 2016년 한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으로 향하는 문은 4년 넘게 굳게 닫혀있는 상태다. 미국이나 일본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은 소규모로나마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국산 게임에 대한 발급은 2020년 12월 이전에는 단 1건도 없었다.
 

‘대륙길 열리나’ 기대감 확산
그런데 지난해 12월 ‘서머너즈 워’의 외자판호 발급을 시작으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는 “한한령으로 인해 그간 한국게임을 차별했던 분위기가 점차적으로 해소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은 기류는 방송·영화 등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KBS와 CCTV 협정 체결을 비롯해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영화가 현지에서 개봉하는 등 한한령 해제의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특히 중국 관련 소식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 게임 수출 불균형에 대해 현지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지 관가에서도 언제까지고 이 문제를 그대로 둘 수만은 없으며,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각계에서도 중국의 한국 게임 외자판호 미발급에 대해이같은 논리를 펼쳤던 만큼, 민관협력을 통한 중국 정부 압박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될 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을 꼽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위메이드가 거론된다. 중국 ‘국민게임’ 입지를 가진 ‘미르’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흥행세를 지속하고있는 ‘미르4’의 연내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서비스를 담당할 파트너를 선정하는 단계로, 이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상반기 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넥슨의 경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사전예약자 수가 올해 초 6,000만 명을 돌파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연내 국내증시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를 현지 사전예약 순위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기대주로 꼽히는 상황이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게임사들도 주목받고 있다.대표적으로 연내 중국 출시를 계획 중인 위메이드의 ‘미르4’가 꼽힌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게임사들도 주목받고 있다.대표적으로 연내 중국 출시를 계획 중인 위메이드의 ‘미르4’가 꼽힌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여론’
하지만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외자판호의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도 그렇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판호 총량제한으로 전체 발급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외자판호 발급 자체도 이전보다 감소한 영향이다.
무엇보다 중국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최근 게임, 콘텐츠 분야에서 국가적 이슈가 많이 발생하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SNS 웨이보에서 관련 해시태그(#한한령해제) 등을 검색하면,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의 한국연예인 팬들 역시 개인에 대한 애정과 국가에 대한 호감을 명확히 구분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원신’과 ‘블랙 미스: 오공’ 등으로 자국 게임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게임에 대해 문을 닫은 4년동안 중국의 게임개발 환경도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한국 게임들이 이전과 같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는 시각이다.
해당 문제가 정치외교적 이슈에서 불거진 사안인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위의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통해 전면적으로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시 주석의 방한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게 됐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려면 최소한 내년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지 친화적 모델 ‘필수’
다만 ‘디아블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해외 대작들에 대한 현지 여론이 호의적이고,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기대해 볼만한 여지도 있다. 실제로 ‘미르’ I·P가 현지 시장에서 ‘전기류 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과, ‘던파 모바일’이나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등이 사전예약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져가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던파 모바일’을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등 대작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져가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던파 모바일’을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등 대작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유저들은 정부와 달리 게임의 국적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특정 현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30대 이상 높은 연령의 유저들은 자국 게임 개발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한국 게임에 대한 선망이 조금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지 유저들에게 보다 친화적인 콘텐츠 설계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발간한 ‘코로나19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보고서에서는 중국 게임 블로거들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중국의 젊은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해외 모바일게임은 한국과 일본 게임이다. 특히 한국 게임은 그래픽이 정교하고 높은 화질을 갖춘 반면, 장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경우 다른 유저에 비해 진도가 떨어져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에 비해 자국 게임은 과도한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볼 때, 중국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되지 않으면서도 게이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대륙 진출의 길이 열린다는 것으로, 철저히 현지화된 사업 전개를 통해 유저들의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는 결론이다.

공동취재=장예린 중국 전문 기자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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