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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게이머·팬이 함께하는 생태계 구축 ‘목표’

샌드박스네트워크 한장겸 부문장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3.11 10:13
  • 수정 2021.03.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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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4호 기사]

- 원작·게임 시너지 창출 ‘자신’
- 글로벌 진출·플랫폼 구축 ‘박차’

지난 2월 10일 설을 앞두고 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에서 크리에이터 I·P(지식재산권) 기반 게임 ‘공포의 임상시험’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유명 크리에이터 ‘총몇명’의 영상 콘텐츠 ‘공포의 임상시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동명의 게임은 출시 3일 만에 15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샌드박스에서 게임 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장겸 부문장은 이러한 마케팅 파워와 무궁무진한 크리에이터 I·P를 자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도 수십만 명의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점, 게임 개발에 있어 I·P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현황을 고려하면 샌드박스의 게임 사업 진출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크리에이터 I·P와 게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게이머와 원작 팬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를 위해 게임의 재미를 살리면서 원작 I·P의 핵심을 게임에 녹여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을 택한 한 부문장의 궁극적 목표는 게임을 바탕으로 한 생태계의 구축이다. 파편화돼 있는 크리에이터, 원작 팬, 게이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콘텐츠 제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이를 위해 글로벌 진출과 함께 통합 플랫폼을 준비 중인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진=경향게임스

한 부문장은 게임 개발 외에도 스트리밍, I·P 관련 사업 등을 두루 경험해 본 준비된 인재다. 도전정신이 뛰어난 그는 2008년부터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해 6년간 캐주얼 게임 개발 사업을 운영한 바 있다. 이후 해외 스트리밍 기업에 취업해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샌드박스 측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샌드박스와 협업하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크리에이터 I·P로 신사업에 도전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함께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차별화된 강점으로 ‘도전’
한 부문장은 타 게임사와 차별화된 샌드박스만의 강점으로 마케팅을 꼽았다. 게임의 성공에 있어 모객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됐지만,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게임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자사의 게임을 부각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샌드박스의 크리에이터 I·P는 원작 팬들을 게임에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한 부문장은 ‘공포의 임상시험’의 경우 원작자의 영상에 6초 정도의 홍보 영상을 삽입한 것만으로 3일 만에 15만 명의 유저들이 게임을 다운로드 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만 이상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홍보비용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절약할 수 있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의 소재가 될 I·P가 무궁무진하게 쌓여있다는 점도 샌드박스만의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에 있어 I·P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더 많은 I·P의 확보가 게임사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점에 있어서 한 부문장은 “샌드박스는 크리에이터 I·P의 보고”라며 “무엇을 만들어야할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이걸 다 언제 만들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의 I·P를 보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원작 I·P와 게임 상생에 ‘초점’
이 때문에 한 부문장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것은 크리에이터 I·P와 게임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원작 I·P를 게임 개발을 위해 소진하는 방식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업인 샌드박스의 철학에 어긋나고 원작 팬들도 금방 떨어져 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게임에 맞지 않는 I·P를 단순히 인기가 많다고 게임으로 만들어봐야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결국 원작 I·P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 둘 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작 팬과 게이머들을 모두 만족시켜야만 했다. 이를 위해 한 부문장은 게임성은 살리면서 원작 I·P를 게임 내에 잘 녹여내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공포의 임상시험’은 3D 사운드 활용과 시야 제한을 통해 공포게임의 요소도 충실히 갖추면서, 게임 내에 원작 팬이라면 눈치 챌 수 있는 다양한 이스터에그들이 존재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 공포의 임상시험

또 한 부문장은 게임의 상호작용성이 원작 콘텐츠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영상이 다룰 수 없는 부분까지 풀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유저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원작 팬과 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식에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부문장은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차기작들을 개발 중이다. 유명 크리에이터 ‘장삐쭈’와 손잡고 개발한 비주얼노벨을 곧 출시할 예정이며, 인터렉티브 무비나 어린이 대상의 키즈 게임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출시한 ‘공포의 임상시험’도 협동 콘텐츠가 추가된 멀티모드를 업데이트하는 등 사후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다.

목표 위한 내실 다지기 ‘돌입’
게임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한 부문장은 ‘통합’이라고 말했다. 게임을 허브(hub) 삼아 크리에이터, 원작 팬, 게이머들을 한 곳으로 모아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설명하면서 유저 참여가 활성화된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를 예시로 들었다.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원작 팬과 게이머까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해 영향을 주고받으며 선순환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샌드박스는 이를 위해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다. 한 부문장은 앞서 언급한 차기작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시장 상황, 유저 친화적인 자사의 BM(비즈니스 모델), 생태계 구축을 고려했을 때 지금보다 더 큰 유저풀을 해외에서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전했다. 모바일뿐만 아니라 스팀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외국어 번역까지 진행한 것도 해외 유저들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실제로 한 부문장은 ‘공포의 임상시험’이 해외 크리에이터의 영상에 등장한 이후 게임과 원작 영상에 외국인들의 유입이 늘어난 것을 보면서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생태계 구축의 토대가 될 샌드박스 자체 플랫폼을 늦어도 내년 말까지 론칭해 목표를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통해 크리에이터, 게이머, 원작 팬들이 모두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에 앞서 저희가 개발하는 크리에이터 I·P 기반 게임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행보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프로필
● 2008년 ~ 2014년 후아데브 대표이사
● 2015년 ~ 2016년 Kamcord 한국지사 운영총괄
● 2017년 ~ 2020년 하이브로 COO, 드래곤빌리지 총괄PD
● 2020년 ~ 現 샌드박스네트워크 게임개발 총괄 부문장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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