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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남아 전선, 中 인해전술에 국산 게임 ‘고전’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3.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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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 중국 게임들의 물량공세가 쏟아지며 중소 개발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상황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 게임사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는 근본적 요인으로는 ‘기초체력’이 꼽힌다. 양극화 심화로 중소 개발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물량에 퀄리티까지 갖춘중국 게임사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중소 개발사들이 자생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민간 차원에서의 투자확대가 필요하며, 현지 퍼블리셔들과의 상생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현지에서 국산 게임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꺾이거나 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게임들 상당수가 여전히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혜 역시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 기업 고젝의 결제 서비스 ‘고페이(GoPay)’는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2.7배의성장세를 보였으며, 전자상거래, 온라인 게임, 앱 등에서 발생한 거래가 이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확장된 유저 풀을 중국 게임들이 휩쓸어가는 그림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 시장 모바일 차트를 살펴보면, ‘원신’을 비롯해 ‘라이즈 오브 킹덤즈’,  중국산 게임들이 높은 매출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산 게임 중에서는 그나마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정도가 매출 고순위에 올라 있다. 중견급 이하 게임사들의 작품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먼저 국내 중소 개발사들의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물론 대형 게임사들의 타이틀은 I·P의 인지도 등 흥행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은 현지 사업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따라서 동남아 시장 진출이 절실한 이들은 중소 게임사들인데, 인력과 자본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입장에서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지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사업을 진행 중인 업계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싱 단가로 승부했던 중국 게임들도 개발 역량이 급상승하며 고급화 수순을 밟았고, 높은 퀄리티의 MMORPG들이 쏟아져 나오며 고객들을 사로잡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출처=젬스쿨 웹 페이지
출처=젬스쿨 웹 페이지

현지 친화적 BM(비즈니스 모델)의 부재도 뼈아픈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시간 또는 비용 투자를 많이 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피로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중국 게임의 경우 자동화가 많이 이뤄져 있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기에 부담 없이 즐길 수있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현지 기업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주요 게임사들의 동남아 사업 패턴을 보면, 현지에서 흥행에 성공한 게임을 직접 서비스로 돌려 이익 극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이 현지 기업들에겐 큰 위기로 인식될 수 있어 국산 게임에 대한 반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13일 인도네시아 언론에서는 현지 게임 기업 크레온이 자체 플랫폼 ‘젬스쿨(Gemscool)’이 3월 31일 모든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업계에서는 ‘포인트블랭크’의 서비스 이관이 큰 영향일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기는 하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친화적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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