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7월 1일부터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일부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하 규정은 매출 100만 달러(11억 3천만 원)까지 수수료를 15%로 삭감하는 형태다. 이어 100만 달러를 초과하는 매출은 기존 수수료율이 유지된다.
일례로 월 매출 11억 3천만원을 거둔 개발사는 수수료가 약 3억 4천만 원에서 1억 7천만 원이 되는 방식이다. 만약 매출 100억 원을 거둔 개발사라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우선 11억 3천만원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공제 받은 뒤. 나머지 88억 7천만원은 30%수수료를 그대로 적용한다. 쉽게 말해 매출이 11억 3천만원 이상 발생하는 기업들은 약 1억 7천만 원 수수료를 할인 받는 식이다.
얼핏 보면 긍정적인 효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먼저 구글이 수수료를 인하하게 된 배경에는 이른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구글이 독점하는 인앱 결제수단 외에도 타 결제 수단을 활용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수수료율이 비교적 싼 국내 기업들을 통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통용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결제대행사들의 일반적인 수수료율은 10%이하로 알려져 있다. 외화 유출을 막고, 국내 중소기업들을 육성하며, 주변사업군을 장려할 수 있는 법안으로 강력히 추진된 바 있다.
이에 맞서 구글은 지속적으로 관련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2월 국내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수수료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발언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계류키로 했다. 구글은 순리대로 수수료 인하를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내용이 살짝 다르다. 당초 전체 수수료를 15%로 인하하겠다는 내용과 달리, 슬라이딩 방식으로 일부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으로 초점을 잡았다. 일례로 국내 대표 기업들은 연간 조단위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둔다. 이 경우 수수료율이 15%까지 떨어지면 기업당 1천억 원이 넘는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이번 할인율로는 게임당 1억 7천 만원 할인에 지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회측도 이에 지속적으로 맞서 싸울 것으로 보인다. 이원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통송신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구글의 이번 결정을 존중한다”라면서도 “이번 걸음(수수료 인하)이 단 한 걸음이 아니길 바란다”며 추가 수수료 인하 등을 촉구했다. 동시에 이 위원장은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앱마켓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입법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선언해 후속 대응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