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국형 슈퍼 닌텐도 월드 타진 … 정부가 협상 카드 꺼내어야할 때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3.23 15:3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닌텐도는 지난 3월 17일 자사 I·P를 근간으로 하는 테마파크 ‘슈퍼 닌텐도 월드’를 오픈 했다. 개발 기간 4년, 투입 금액 6천억 원이 넘는 대대적인 규모다. 닌텐도측은 이를 통해 약 120조 원이 넘는 경제 효과와 100만 명이 넘는 고용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성된 시점에서 이들의 계획은 차질을 빚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치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 외신들이 테마파크 오픈 소식을 일제히 타전하며, 외신 기자들은 자가 격리수칙에도 불구하고 현장 리포트를 전한다. 그 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국내 주요 게임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테마파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건전한 게임 문화 인식을 제고하고,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가족끼리 즐기는 테마파크’를 내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20년부터 해당 사업을 추진해온바 있어 올해 실질적인 추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안건을 제시한 황희 장관은 연세대 도시 공학 박사출신으로 도시 재생사업과 스마트 도시 분야를 다년간 연구해온 연구자 출신 멤버다. 이어 4차 산업 혁명위원회에서 ‘스마트 시티’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바 있다. 그의 노하우를 테마파크사업에 녹여 낸다면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특히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용 백신과 치료제가 공급되기 시작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될 수 있으며, 이후 오프라인 사업들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되는 시기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향후 3~4년 뒤 오픈을 목표로 지금 착용한다면 ‘위기’를 발판으로 ‘기회’를 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게임 테마파크는 마냥 추진하기에는 덩치가 큰 프로젝트다. 당장 수천억 원을 들여 테마파크를 짓는다고 단기 리스크는 산재해 있다.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코로나19’가 극복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현실적인 논의가 쉽지 않다.
또, 엄밀히 말하면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테마파크 사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06년부터 이 같은 사업을 몇 차례나 추진해왔지만 현실적으로 기업가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에는 외국 대형 테마파크를 유치한다고 했으나 이 역시 유야무야된 상황에서 새로운 추진안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들어 조금씩 다른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신세계그룹이 화성 테마파크 투자를 선언키도 했고, 새로운 자본들이 유입될 조짐이 보이면서 새로운 테마파크들이 논의 되는 상황이다. ‘슈퍼 닌텐도 월드’도 오픈되면서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조짐도 보인다. 그렇다면 게임계도 이에 가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남은 것은 의지의 문제다.

결국 사업은 인풋 대비 아웃풋의 문제다. 인풋을 줄이거나, 아웃풋을 늘릴 수 있을 만한 제안이 필요한 시기다. 서로 발맞춰 비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면, 과감한 제안들이 오가야만 성사될 일이다. 닌텐도가 슈퍼 닌텐도 월드를 추진할 당시,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 개최 카드를 꺼내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 게임계가 게임 테마파크를 추진하려면 황희 장관이 꺼내야 할 카드도 이에 못지 않아야 할 것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