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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닥터후:론리 어쌔신’, 영화 한 편 본 듯한 명품 스토리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3.23 16:33
  • 수정 2021.03.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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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전화를 줍는다. 내 건가. 집어서 비밀 번호를 풀려고 하니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간 시뻘건 화면으로 변하는 휴대 전화. 뭔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인데 갑자기 초기화 된다. 해킹이라도 당한 것일까. 스마트폰 화면에는 알 수 없는 영어들이 가득하다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오스굿이라는 이름의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된다. 

‘닥터후’ 마니아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그 이름이다. ‘오스굿’은 ‘닥터후’시리즈 내에서 등장하는 대 외계인 군사조직 소속 연구요원이다. 그가 움직였다는 점은 심상찮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쩌면 내가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순간 전화기로 전화가 걸려 온다. 오스굿이다. 해커 주제에 이름을 당당히 밝히다니. 이건 무슨 자신감인가. 전화를 받는다. 대뜸 ‘로렌스’를 찾는다. 전화 주인이 로렌스인 모양이다. ‘내가 로렌스인가?. 아니 난 그냥 리뷰어인데.’ 쓸 데 없이 되뇌이며 오스굿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뭔가 터지긴 터진 모양이다. 이제 ‘로렌스’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에 담긴 진실

유저는 스마트폰을 뒤적여 로렌스를 추적한다. 스마트폰은 일부 데이터가 소실된 듯 완전하지 않다. 이에 오스굿의 도움을 받아 해킹 프로그램을 가동. 단서를 쫓아 나간다. 주어진 단서는 극히 제한적인데 이를 기반으로 조금씩 추적해 나가면 된다. 다행히 스마트폰 기능은 그대로 남아 있어 메일이나 전화, 메시지, 갤러리 등을 분석하면서 상황을 추적해 나갈 수 있다. 
게임상 대부분 요소는 스마트폰으로 진행한다. 스마트폰 기능상 모든 단서에 시간이 기록돼 있고, 영상이나 사진등과 같은 결정적 단서들도 모두 스마트폰에 남아 있다. 로렌스가 실종 직전까지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이를 제대로 추적하기만 한다면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유저는 일종의 ‘탐정’이 돼 보이는 단서들을 끼워 맞추면서 사건을 추리해야한다. 술을 마시다 필름이 끊긴 사람처럼 스마트폰을 뒤젹여 행적을 추적하고, 신용카드나 영수증 등을 뒤지며, 통화기록이나 사진 속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단서를 맞춰 나간다.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갈 때 쯤 숨이 턱 막히고 눈조차 깜빡거릴 수 없는 순간이 다가와 유저를 압박한다. 

치밀한 스토리텔링에 박수

게임은 약 2시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된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에 두고 인물과 변수들을 기가막히게 배합해 유저들을 들었다 놓는다. 드라마 ‘닥터후’전성기 스토리텔링을 연상케하는 전개 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동시에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이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하며, 시리즈 팬들이라면 반할 수밖에 없는 연출들이 게임 속에 녹아 난다. 특히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극찬을 받았던 ‘우는 천사’가 등장하는 타이밍과, 이를 통해 만들어 내는 서스펜스는 그야말로 압권. 여기에 충격적 엔딩 장면과, 엔딩 이후에 숨겨진 쿠키영상까지 완벽하게 설계돼 있다. 유저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현재 게임 만족도는 94%. 그간 등장한 ‘닥터후’시리즈 게임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 된다. 단, 현재까지 게임 평점을 남긴 유저는 약 150명으로 전체 모수는 크지 않은 점은 참고해야할 부분. 또, 게임 전체 플레이타임이 약 2시간으로 타 게임에 비해 비교적 짧을 수 있는 부분도 염두에 둬야할 부분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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