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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연가] 모바일 MMORPG 정액제 모델은 정말 불가능할까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4.02 17:31
  • 수정 2021.04.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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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 게임업계 전체가 시끄럽다. 업체들이 열심히 수습하려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슈를 보면서 계속 생각나는 하나가 있다. 바로 정액제(한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델이다.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 내에 넣지 않는다면 이런 이슈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2000년 초반 수많은 PC플랫폼 기반의 MMORPG가 출시됐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포스트 ‘리니지’를 생각했던 업체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료화를 선언하고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MMORPG를 운영했고, 이런 비즈니스 모델(BM)이 진화하면서 지금의 모바일 MMORPG BM으로 자리잡았다.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기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밸런스라고 답할 것이다. 부분유료화 아이템은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밸런스를 붕괴시킨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결국 많은 자금을 투자한 유저가 무조건 유리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MMORPG에 대해서 유저들도 많이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이야 말로, 모바일 MMORPG에서도 정액제 게임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기자의 주장이다. 한 달에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고 누구나 평등한 상황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유저가 있을까? 물론, 헤비과금 유저들 입장에서는 정액제를 반대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찾아서 정착해 열심히 과금을 하시면 될 테니 큰 걱정은 하지 않겠다. 

최근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유저 대부분이 한 달에 3만 원 정도 금액을 지출하는데 있어서는 큰 부담이 없어 보인다. 아니 대부분이 환영의 의사를 표현할 것이다. 물론, 무과금 유저들도 적지 않겠지만, 취미 생활로 한 달에 3만 원 정도의 금액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숫자로 따져봤을 때, 유료회원이 1만 명 정도가 되면 정액제 3만 원 기준으로 한 달에 3억 이라는 매출이 발생한다. 하루에도 몇 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작은 금액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유료회원이 10만, 100만 명으로 늘어난다면 30억, 300억 원까지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액제 모델의 장점은 밸런스뿐만 아니라, 롱런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부분유료화 모델에 비해서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도 업데이트 시기의 조율이 가능하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유저들은 업데이트된 콘텐츠를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마켓 플랫폼 수수료다. 30% 수수료를 굳이 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액제를 선택할 경우, 과감히 오픈 마켓을 포기하고 직접 배포를 해도 괜찮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국내 서비스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면 나쁘지 않는 판단이 될 것이다. 
2년 이상 개발을 해서 1년도 서비스 못하고 접는 모바일 MMORPG가 적지 않다. 유저들도 뽑기 아이템에 대해서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정말 괜찮은 정액제 모바일 MMORPG가 나온다면 분명 유저들이 응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BM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정액제에 대해서 이제는 개발사들이 진짜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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