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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출혈경쟁 두고 볼 것인가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21.04.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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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게임업계를 시작으로 일반 IT기업까지 확산되면서 인재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게임업계의 경우 그간 커진 산업 규모에 비해 개발자들의 임금 대우나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대형 게임사들의 파격적인 연봉 인상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만한 일은 아니라는 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자사 개발자를 빼앗길 우려를 막기 위해 섣불리 너도 나도 연봉 인상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심지어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일반 직장인도 퇴근 후 코딩 학원을 등록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면서 과연 급변하는 산업 분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우려스럽다.

실제로 경쟁 회사의 연봉 인상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업계 종사자들도 상당하며, 일부 기업은 노조 설립을 추진해 최소한의 장치로나마 기업과의 긴장관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중소게임사들은 어떨까. 코로나 사태로 외부 활동이 유연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이 저조해지고 경영난까지 발생하면서 인재 유출도 제대로 막지 못하는 형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연봉 인상의 중심에 선 대기업들도 마냥 웃을 수는 없다고 본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게임산업이 주목을 받고 덕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백신 접종 이후 1,2년 내에 사회적 분위기가 안정되면 지금의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재 출혈 경쟁에 뛰어든 기업 중 상당수는 앞으로의 실적 향상이 절대 과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뿐인가. 콧대가 높아진 개발자들 중에는 완화된 근무 여건을 활용해 근무 외 시간에 자기 게임을 개발해 마켓에 내놓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게임 개발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운다는 측면에선 나쁘게 볼 일은 아니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마냥 두고 볼 수 있는 상황일까. 

어찌보면 빠르게 급변하는 산업 흐름 속에서 이같은 풍토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로 되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산업, 혹은 기업의 생태계를 흔들면서까지 출혈 경쟁을 벌이는 지금의 상황을 후회하지 않도록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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