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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판매업자‘몬헌 라이즈 한정판’ 쿠폰 밑장 빼기식 판매 ‘발각’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4.13 18:22
  • 수정 2021.04.1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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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닌텐도와 해당 게임 판권자가 협업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발매하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다. ‘동물의 숲’과 같은 인기 게임들의 한정판 버전은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각 한정판은 특수 디자인된 게임기와 함께 별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나, 다운로드 쿠폰 등을 동봉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리미티드 에디션을 구매했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다운로드 쿠폰이 없다면 어떨까. 몇몇 매장이 실제로 ‘쿠폰 밑장 빼기’에 나선 정황이 발견돼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 섰다. 

사진 출처=몬스터헌터 갤러리
사진 출처=몬스터헌터 갤러리

지난 9일 ‘몬스터헌터 시리즈’팬들이 일부 게임 소매점주의 황당한 판매전략을 발견, 집단 대응에에 나섰다. 사건의 배경은 이러하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유저가 특정 소매점에서 ‘몬스터헌터 라이즈 디럭스 에디션’에 쿠폰을 빼고 판매하는 물건들을 발견한다. 이 판매자는 해당 점주가 다른 쇼핑몰에서는 ‘몬스터 헌터 라이즈 디럭스 에디션’에 포함된 ‘쿠폰’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사진 출처=몬스터헌터 갤러리
사진 출처=몬스터헌터 갤러리

이 점주는 ‘몬스터헌터 라이즈 디럭스 에디션’을 47만원에, 쿠폰을 ‘7~8만원대’에 올려두고 판매중이다. 현재 ‘몬스터헌터 라이즈 디럭스 에디션’ 정상 판매가격은 44만9천원대. 사실상 게임기 값과 쿠판 값을 별취하는 방식으로 9~10만원씩 이득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 출처=다나와. 해당 제품 정상가는 44만9천원이다
사진 출처=다나와. 해당 제품 정상가는 쿠폰 포함 44만9천원이다

현재 이 같은 상품을 판매중인 매장은 ‘태**’, ‘게***’, ‘뉴**’, ‘아***’ 등으로 다수가 같은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들 점주들은 게임기 내 디럭스 에디션에 포함된 쿠폰을 빼기 위해 패키지를 개봉한 뒤 유저들에게 배송하는 정책을 취한다. 판매자들은 이를 ‘신품’이라 강조하며 판매에 문제가 없다 밝힌다. 특히 이 판매자들은 ‘유저가 패키지를 개봉’하면 ‘반품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판매한 이후 후속 대응은 모두 닌텐도가 처리한다는 것이 판매자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점주들의 발언에 따르면 닌텐도가 발매하는 게임기들은 모두 ‘봉인씰’이 없는 상태로. 쿠폰을 꺼내더라도 게임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신품이라는 주장이다. 

사진=아***쇼핑몰, 코드 제외 새재품으로 표기하고 있다
사진=아***쇼핑몰, 코드 제외 새재품으로 표기하고 있다

유저들 시각은 달랐다. 점주가 일단 개봉을 진행한 뒤 기기만 판매하는 것으로 ‘신품’이 아닌 ‘중고’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저들이 제품을 받을 상황에는 이미 ‘개봉’이 완료된 상황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환불 및 교환에도 응해야하며, 중고로서 합당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 측 주장이 팽팽히 대립하는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정 상품에서 의도적으로 점주가 상품을 변질시켜 판매하는 경우로 보이며 이 경우 구체적인 사례를 입증할 수 있도록 증거를 수집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한다면 보다 명확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매장들의 행보에 대해 한 게임 유통계 관계자는 “정상가에 판매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단 창고에 놔두고 물량이 부족해지면 프리미엄을 노려 비싼값에 팔겠다는 심보인 이들이 하는 방식”이라며 “당장 잘팔리는 게임을 팔고, 나중에 ‘호구(소비자)’한명 잡아서 돈 벌겠다는 생각이고, 설사 호구를 못잡다고 하더라도 중고로 팔아버리면 제 값은 받는 다는 생각으로 하는 장사”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방식은 게임 판매 사업자 전체가 하는 일이 아니라 일부 돈에 눈 먼 매장들이 하는 일이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라며 “내부(사업자들사이)에서는 자정작용을 통해 정당한 거래를 하고, 함께 동반 성장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이런 일로 초를 치면 우리는 어떡하냐”고 성토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이 경우 민사 소송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어 쉽게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구매 단계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몬스터헌터 라이즈’국내 수입자인 게임피아는 “한정판 발매는 모두 닌텐도 코리아의 소관으로 해당 문제에는 공식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사실상 현재로서는 ‘쿠폰 제외’나 ‘게임 제외’등으로 표기된 모델을 가급적이면 구매하지 않는 방안이 유일하다는 이야기다. 

각 단체들이 수동적인 반응을 내놓는 가운데 불합리한 점을 깨달은 유저들이 단체 대응에 나섰다. 현재 각 유저들은 온라인 쇼핑몰을 위주로 해당 사업자들의 판매 경로를 추적, 각 사이트 운영측에 항의 했다. 이로 인해 유명 사이트들에서 해당 판매 제품들이 내려가는가 하면, 일부 매장은 설명문을 변경, 중고 상품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환불을 받기로 하는 등 자정작용이 시작된 부분은 긍정적인 포인트다. 

출처=C판매사이트
출처=C판매사이트

반면, ‘몬스터헌터 라이즈’커뮤니티 유저들이 항의하는 일부 제품과 게임몰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쿠폰’을 빼서 판매하는 사업모델들이 지속되는 추세다. 일례로 ‘마리오카트’한정판을 비롯 다수 한정판들에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해 후속 대응이 요구된다. 

앞으로도 한정판, 리미티드에디션, 디럭스 에디션 등 다수 콜라보레이션 기기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 때 마다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해야 한다면, 그 누가 기꺼히 돈을 지불할까. 마음놓고 편하게 게임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기원해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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