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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디드’ 김배인이 전하는 남미 진출 비하인드 스토리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5.04 11:44
  • 수정 2021.05.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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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드’ 김배인은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에서 굉장히 독특한 존재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국내보다는 유럽과 북미를 주 무대로 활약한 대표적인 저니맨이었다. 그러다가 무려 한 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LCK 해설자를 맡았다가 다시 선수로 복귀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그런 그가 작년 12월 라틴 아메리카 리그(이하 LLA) 소속 올 나이츠로 이적했다. 다른 메이저 지역팀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올 나이츠가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을 원했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이 팀에서는 자신이 게임을 주도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LLA에서 맞는 첫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그의 소속팀 올 나이츠는 갑작스러운 선수 이탈과 코칭스태프 변경 등 게임 외적인 문제로 많은 고생을 했고, 3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MSI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김배인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으며 오히려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LLA에 대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리그라고 말했다.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 메이저 지역으로 이적하고 있으며, 여러 팀에서 한국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리그의 위상과 수준이 점점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에서 국내로 복귀해 자가격리를 막 끝마친 김배인 선수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하는 Q/A 전문
 

사진=경향게임스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A.
라틴 아메리카 리그(이하 LLA) 올 나이츠에서 서포터를 맡고 있는 ‘와디드’ 김배인이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
A.
MSI에 진출하지 못해서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Q. 유럽, 미국에 이어 라틴 아메리카에 진출했는데 그곳 분위기는 어떤가.
A.
현재 LLA는 LCK의 예전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로 급격하게 성장했다면 라틴 아메리카 쪽은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느낌이다. 선수같은 경우 ‘호세데오도’ 브랜든 호엘 비예가스 선수가 레인보우7에서 북미 LCS의 플라이퀘스트로 이적하기도 했다. 리그의 위상과 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Q. 다른 팀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을 것 같은데 올 나이츠 팀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A.
실제로 4대 메이저 지역 팀에서도 연락이 왔다. 하지만 올 나이츠가 계약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해당 팀에서는 내가 주축이 되어 게임을 주도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또 원래 즉흥적인 성격이라 색다른 지역에 가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Q. 올 나이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이제 3년 차를 맞은 신생팀이다. 팀 성향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팀이다. 선수들이 뭔가 필요하다고 하면 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제공=김배인 선수

 

Q. 한 시즌을 같이 보낸 올 나이츠 팀원들은 어떤 편인가.
A.
내가 봐온 LoL 프로게이머 중에는 손꼽힐 정도로 착하다. 보통 LoL을 열심히 하면 성격이 나빠진다고들 하는데, 팀원들이 내가 의견을 내면 다소 엉뚱할 수 있는 내용도 시도하고 잘 따라준다. 4대 메이저 지역에서 활동하고 온 경력이 있다 보니 선수들이 존중해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Q. 올 나이츠가 멕시코시티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 코로나19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A.
한국에 비하면 방역수칙이 엄격하지 않다.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아도 입국을 할 수 있거나 자가격리가 없다는 점이 그렇다.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작년 12월 입국할 때만 하더라도 이런 것들이 없었다. 확진자는 당연히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 밖에도 못 나가고 숙소에서만 지낸다.

Q. 올 나이츠의 선수 대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기본적인 대우는 확실하게 해준다. 와일드카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른 메이저 지역의 팀들 대우에 뒤지지 않았다. 최소한의 시설은 다 준비돼있고 지내는 데도 불편하지 않았다. 음식도 괜찮았다.

Q. LLA 리그에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활동하고 있나.
A.
LLA에서는 스프링 시즌을 오프닝 시즌, 서머 시즌을 클로징 시즌이라고 부른다. 오프닝 시즌에는 한국인 선수들이 많지 않았는데 클로징 시즌에는 많이 늘 것으로 보인다. 나나 같은 팀의 ‘루인’ 김형민 선수, ‘세레니티’ 정민석 선수, ‘젤리’ 손호경 선수 등 한국인 선수가 많이 영입됐다. 리그가 발전하기 위해 팀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Q. LLA 리그를 중계하는 방송이나 관련 미디어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어떤 편인가. 
A.
LCK나 4대 메이저 지역에 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다만 LLA 대회는 케이블 채널에도 방송이 나간다. 올 나이츠 팀 단체로 케이블 방송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런 방면도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Q. 한 시즌을 LLA에서 보냈는데 소감을 말해본다면?
A.
일단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하니까 재미있었다. 다만 팀 외부적으로 불운한 사고가 많았다. 같이 2달간 연습했던 ‘스트레이트’ 로베르토 과이치코 선수가 급작스러운 수술 때문에 이탈하고 급하게 ‘루인’ 선수가 들어왔다. 감독이 시즌 도중에 바뀌기도 하고. ‘루인’ 선수도 손목 부상으로 2주간 빠지기도 했다.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이기기 위해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서포터인 내가 하이머딩거나 세나 원딜을 했을 정도다. 원래 좋은 성적을 못 내면 후회가 많이 남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렇게 큰 후회가 남지 않았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Q. 이번 MSI에 LLA를 대표해 출전한 질레트 인피니티는 어떤 팀인가.
A.
팀원들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와서 그런지 오프닝 시즌에서 강한 면을 보였다. 보통 오프닝 시즌은 리빌딩이 진행되기 때문에 팀 적인 호흡이 잘 안 맞는 편인데 이 팀은 호흡을 오래 맞춘 선수들이 남아 있다 보니 강세를 보였다. 팀의 핵심라인은 바텀으로 라인전을 강하게 해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편이다.

Q. LLA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A.
대부분의 선수가 북미 LCS로 진출하는 것을 꿈꾼다. 이 때문에 롤드컵에 진출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메이저 지역으로 이적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실제로 ‘호세데오도’ 선수가 LCS로 넘어가서 활동하고 있으며 라틴 아메리카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Q. 외국에서 생활을 했는데 LCK 경기는 챙겨봤는지 궁금하다.
A.
담원 기아(이하 담원) 경기가 너무 궁금해서 종종 챙겨봤다.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느낌이다. ‘칸’ 김동하 선수와 김정균 감독의 영입이 팀 컬러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기존 담원에 이 두 사람의 컬러가 아름답게 잘 어우러졌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담원보다 지금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Q. MSI에서는 누가 우승할 것이라 예상하나?
A.
무조건 담원이 우승할 것이라고 본다. 라이벌이 될만한 팀은 RNG 정도다. ‘샤오후’ 리위안하오 선수가 미드에서 탑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는데 굉장히 잘하더라. 다만 양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비교하면 담원이 훨씬 정갈하다. 

Q. 여름에도 올 나이츠에서 계속 활동을 하게 됐는데 목표는 무엇인가.
A.
목표는 무조건 리그 우승이다. 롤드컵을 가기 위해 LLA로 왔다. 이번 시즌에는 오프닝 시즌처럼 게임 외적인 문제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처=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홈페이지

Q. 출국은 언제 하는가.
A.
6월에 할 것 같다. LLA 클로징 시즌이 6월 중반에 시작한다. 한국에서 솔로랭크를 하는 것이 연습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좀 늦게 출발한다. 한국에 지내면서 방송 섭외 같은 것들이 있으면 참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곧 열리는 MSI의 해외 중계진으로 참여한다.

Q. 팬분들께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A.
팬분들께는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다. 팬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현재는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고의 보답인 것 같다. 요즘 디스코드 채널에서 많이 소통하고 있다. 디스코드나 유튜브로 소통을 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유튜브는 팬분들에 대한 저의 마지막 도리인 것 같아서 계속하고 있다.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드리겠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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