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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챗 앤 클랭크' 60시간 플레이 리뷰 … PS5 필구 타이틀 등장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6.09 11:43
  • 수정 2021.06.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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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기억속에 '라챗 앤 클랭크:리프트 어 파트(이하 라쳇)'는 흔한 '청소년용 게임'이다. 유쾌한 캐릭터들이 나와 폴짝 폴짝 뛰고 나면 클리어하는 게임이란 뉘앙스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다르다. 개발사 인썸니악 게임즈는 '스파이더맨'시리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회사. 그들이 제대로 만든다면 뭔가 다른 게임이 나오지는 않을까. 기대 반, 우려 반. 시작 버튼을 누른 뒤 불과 몇 분. 모든 우려를 말끔히 해결하고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장면이 시작 된다. 

게임은 TPS(3인칭 슈팅 게임)장르와 플랫포머(발판을 밟으면서 점프하는 게임)장르를 융합해 개발 됐다. 작지만 화면에 크게 표현되는 주인공 캐릭터를 움직여 큰 표적들을 맞추는 게임으로 기본 난이도는 크게 높지 않도록 설정돼 있다. 웃으면서 게임을 진행가능한 수준이지만 난이도를 조금씩 올리게 되면 조금씩 장르가 변한다. 특히 엔딩 이후 챌린지 모드는 총탄이 부족한 수준에서 총격전을 하게 된다.

흔한 나무 상자를 한대 쳤을 뿐인데 쏟아지는 파티클(입자)들을 보라
품질모드 캡쳐)흔한 나무 상자를 한대 쳤을 뿐인데 쏟아지는 파티클(입자)들을 보라

기자가 첫 장면부터 게임에 몰입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장면 때문이다. 시작하자마자 흔한 나무 상자가 주변에 있는데 한 번 치는 순간 파사삭 효과음과 함께 상자가 부숴진다. 화면 가득 나무 파편이 튀더니 이내 너트가 쏟아 진다. 너트는 게임 상에서 일종의 화폐처럼 활용하는데, 획득할 때 마다 특유의 금속음과 함께 화면에 우수수 쏟아 진 뒤 캐릭터에 자동으로 흡수된다. 화면 가득 터지는 파티클(입자)표현에 깜짝 놀란 기자는 순간 정신을 놓고 상자를 찾아 다닌다. 더 보고 싶다. 딱 한가지 바람이다. 이 순간이 게임흐름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차세대 게임이 시작됨을 직감하는 장면이다. 이어 어떤 오브젝트에 어떤 표현을 해 놨을지를 더 보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쳐 보고, 효과를 구경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는다. 일종의 숨은 그림 찾기 처럼 차세대 게임 표현들을 찾아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든다.

꽉 찬 화면 연출을 보라
품질모드)꽉 찬 화면 연출을 보라

이어진 장면들은 더 충격적이다. 멀리 보이는 화면 디테일까지 모두 잡는다. 정면에 보이는 모든 맵은 실제로 캐릭터가 밟을 수 있는 맵들이다. 화면 오른쪽에는 관중들이 개별 애니메이션이 있다. 특정 관중은 손을 들어 환호하고, 특정 관중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화면 상단을 보면 뭔가가 날아다니는데 작은 물체(?)들이 실시간 애니메이션이다. 동시에 불꽃놀이를 연상케하는 연출들이 날아 다니는 장면. 화면 가득 뭔가가 일어나며, 이를 구경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벤치 마킹 테스트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인게임 라이브로 돌린다
품질모드)벤치 마킹 테스트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인게임 라이브로 돌린다

화면상에 날아다니던 폭죽들이 터지면 이 같은 장면들이 시작된다. 단 5분 만에 무장 해제하도록 만드는 마법이 시작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정도 디테일을 게임 내내 유지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 중에는 소위 '용두사미'게임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괜찮아 보이나 갈수록 제작비 부족으로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막판에 유저들의 두통수를 후려 갈기는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원성이 자자하다. 기자는 맵 곳곳을 뒤져가면서 퀄리티를 확인했다.

약 60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 해 전체 80% 업적을 달성했다
약 60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 해 전체 80% 업적을 달성했다

인썸니악 게임즈는 현명했다. 특수 장비들을 활용, 맵 전체를 탐험할 수 있도록 조작법을 잡는다. 초반 몇몇 스테이지에서 튜토리얼 수준 게임 플레이를 즐기고 나면 제약은 대부분 해제되며, 레이싱게임을 하듯 맵 전체를 주행하면서 탐험할 수 있도록 안배한다. 여기에 더블점프, 점프대시, 가속 발판, 차원 이동 등을 결합해 지역 전체를 거대한 퍼즐처럼 꾸민다.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루트대로 이동할 수 있지만 꼭 가다 보면 맵 한 구석에 뭔가를 숨겨 놓는 형태로 게임이 개발돼 있다.  

 게임을 통틀어 이 같은 지역은 단 2곳에 불과했다 

획득할 물건이 없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재미이며, 올라간 뒤에 보이는 풍경들은 등산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성취감을 주도록 설계돼 있다. 기자는 맵 전체를 탐험하면서 게임을 즐겼다. 그렇다보니 한 번 방문했던 지역도 수차례 다시 방문 했고, 한 번 클리어한 곳도 다시 남은 것이 없는지, 재밌는 등산 포인트는 없는지 찾기 위해 탐험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도 그럴것이 맵 상에서 점프하고 대시하고 대시 점프를 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 '스파이더맨'시리즈에서 거미줄을 쏴서 빌딩 숲을 날아다니는 것 자체가 재밌듯, '라쳇'에서도 이 같은 재미를 주도록 개발한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스테이지는 원시 시대가 배경인 듯 익룡이 무리지어 하늘을 날아다닌다
품질모드)스테이지2는 원시 시대가 배경인 듯 익룡이 무리지어 하늘을 난다

전체 맵은 기자의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스토리 진행상 막아 놓은 것 같은 맵도 사실 점프 몇번을 잘 하다 보면 아슬아슬하게 넘을 수 있을 것 처럼 보인다. 실제로 대다수 지형을 대시와 더블 점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방법으로 탐험이 가능했다. 2 번째 스테이지는 바닥에 산성 용액들이 넘쳐 흘러 특정 탈것을 타야만 넘나들 수 있는데, 이 지역 조차 우측 상단 일부 맵을 제외하면 기본기 만으로도 탐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게임상 수집 요소인 볼트를 찾아 헤메기를 몇차례 문득 하늘을 보니 익룡 무리가 날아 다닌다. 얼핏 보면 흔한 배경처럼 보인다. 

용을 타고 가까이 다가가 보면 각 개체가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 목격 가능하다. 개별 인공지능은 삽입돼 있지 않으며, 격추하는 것도 불가능한 점이 아쉬운 점 중 하나. 흔한 배경에도 애니메이션을 삽입했고 단체로 날아다니도록 설계한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다. 동시에 리얼타임 레이트레이싱으로 표현되는 석양을 구경해보자. 이와는 별도로 현재 화면에서는 로딩돼 있지 않지만 바닥에서는 곤충들이 날아다니고, 공룡들이 눈알을 부라린다. 

게임상에서는 볼트를 수집해 룩 변환 요소 들을 해금 가능하다
품질모드)게임상에서는 볼트를 수집해 룩 변환 요소 들을 해금 가능하다

현재 전체 맵을 뒤지다 보면 25개 볼트를 발견할 수 있다. 동시에 각 맵에는 숨겨진 래리타니움이 배치돼 있다. 래리타니움은 무기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소재로, 각 무기 데미지나 사정거리, 탄창, 특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맵당 약 30개 포인트에 래리타움이 숨겨져 있다. 획득 난이도는 크게 높지 않으며 해당 장소를 한 번 보면 몇 번 점프만에 획득할 수 있도록 배치돼 있다. 이를 줍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전 리뷰 특성상 언급할 수 있는 지역과 표현은 여기까지. 지역마다 특수한 재미들이 포함돼 있으며, 디테일과 연출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각 연출들과 효과들은 기존 세대와는 결이 다른 표현들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를 고집스럽게 담아낸 흔적들이 보이기에 기자 역시 고집스럽게 맵을 뒤적이며 게임을 플레이 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총격전
품질모드)누구나 즐길 수 있는 총격전

이 같은 월드 구성 위에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는 TPS방식을 택한다. 어딜 쏴도 맞을 것 같은 크기 적군들 사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2단 점프나 회피 스탭을 통해 대다수 공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 대신 한 번 클리어한 뒤 챌린지 모드에서는 적들이 은폐와 엄폐를 하며, 어이없이 빗나가던 미사일들은 유저를 쫓아 온다. 별 생각 없이 여러 무기를 돌아가면서 쓰다 보면 무기 레벨이 오르고, 무기 레벨이 오르면 업그레이드를 해제해 더 강한 무기로 변신시키면 그것으로 족하다. 게임은 필연적으로 총탄이 부족한 설계인데, 개발진들은 맵 곳곳에 탄환을 수급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뒀다. 보스전과 같은 장소에서는 체력 회복 아이템이 수시로 리젠되는 관계로 크게 게임 난이도는 높지 않으며, 몇몇 패턴만 잘 넘기면 무사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설계다. 맵 진행에서 걸림돌은 크게 없다시피 하다

래리타니움을 얻어 총기를 업그레이드 하자
품질모드)래리타니움을 얻어 총기를 업그레이드 하자

별다른 막힘 없이 맵을 쭉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무기가 열리고, 새로운 무기를 강화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무기들은 외형이 조금씩 다를 뿐 기본 개념은 비슷한 형태다. 일부 무기들은 방패막 역할을 해 적 탄환을 축적한 뒤 되받아 치는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며, 일부 무기는 상대에게 스프링쿨러를 뿌려 나무가 자라도록 만들어 다리를 묶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 특정 무기는 버섯을 재배해 버섯이 튀어나오는데 주인공 대신 싸워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슈팅게임의 기본인 '샷건'이나, '저격총'과 같은 무기들도 존재한다. 각 무기별로 별도 도전과제들이 존재해 모든 무기를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리뷰에서는 언급할 수 없는 특정 무기 효과는 인썸니악 팬들을 위해 만들어둔 일종의 헌정 처럼 보인다.

품질모드)차원을 넘나들며 미니게임을 즐기게 된다

게임 외적인 면에서는 사운드 디자인과 동시에 햅틱 사용법을 주목할만하다. 먼저 사운드 디자인은 메인 사운드는 TV를 통해 확인 가능하지만 듀얼센스 내부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해 세부 요소를 살린 점이 포인트다. 총기 사운드 중 일부가 듀얼센스를 통해 들리는데 귀를 간지럽히는 이펙트들이 대거 탑재돼 있다. BGM은 최신 유행하는 비트에서부터 출발해 아재들이 선호하는 음악까지 약 30곡이 넘는 곡들이 포함돼 있다. 모든 취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듀얼 센스 진동을 일종의 '악기'처럼 활용해 사용하는 점은 이 시리즈의 최대 장점. 클럽을 방문하면 비트에 맞춰 듀얼센스가 진동한다. 또 철로된 바닥을 걸을 때면 게임 속 캐릭터가 왼발, 오른발 걸을때에 맞춰 패드 왼쪽과 오른쪽이 진동한다. 총을 쏠때는 탄환 발사에 맞춰 듀얼센스가 진동한다. 특히 연사가 가능한 기관총류를 발사할 때 오른손이 기분 좋게 떨리는 진동 표현 등 섬세한 표현들이 손맛을 만들어 낸다.

볼트 사냥은 언제나 재밌다.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품질모드)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찾아 모험할 때 새로운 재미가 보인다

물론 이 시리즈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게임은 엔딩까지 약 20시간이면 충분한 게임으로 직선 주행시 평범한 캐주얼 TPS게임과 같다. 오직 엔딩을 위해 달리는 유저들에게 이 시리즈는 8만원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드림웍스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편안한 진행. 여기에 타 게임에서 몇 번은 본듯한 게임성을 짜깁기한 것 같은 진행을 선보이는 점도 취향을 타는 부분이다. 게임 다수 장면에서 '가족용 게임'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억제한 흔적들이 보이는데, 이 부분들이 게임의 발목을 잡는다. 무엇보다도 '파고들 요소'가 많지 않아 하드 코어 재미를 원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요소들이 있다. 

그래픽(11점): 디테일을 그려내기 위한 노력에 기립박수 
조작감(9 점): 3단 대시의 매력에 푹, 하드코어 게임처럼 전투할 때 회전 액션에 걸림돌 
보스전(9 점):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낮춘 보스전. 회피 동작이면 만사 해결
스토리(9 점): 오래된 명작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스토리 라인 
월  드(10점):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구성력,
필드전(8 점): 재밌게 생긴 몬스터, 찰진 대사와 함께 습격하나 하나 같이 콩알탄을 쏜다
캐릭터(10점): 흔한 패러디 캐릭터에 위트를 더했다. 
사운드(10점): 온 몸으로 즐기는 사운드. 일부 총기 액션 사운드가 거슬리나 대세에는 지장 없다 
완성도(10점): 현 시대 캐주얼게임의 정점을 찍었다 
몰입감(7 점): 가벼움이 계속 되면 쉽게 질리기 마련 

총점 94점 

총평: '스파이더맨'식 속도감에 총기 액션을 더했다. 게임 외적으로 미치도록 새롭고 싶은 개발팀의 장인 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 플레이적인 면에서 혁신이 없는 부분이 아쉬운 단점. 편하게 즐기는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하며 깊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2%가 부족하다. 

현재 시점에서 플레이스테이션5 보유자들이라면 기기 성능을 보여줄 디테일을 원했을 터. 목마름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사족: 만약이 게임이 PS4로 출시됐고 차세대 기기 성능을 활용하지 않았다면 게임은 평점 7점이 적절하다.

구매추천도: ★★★★☆ (4.5/5)

맵을 탐험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추천.
목적을 두고 엔딩을 향해 직선으로 달리는 유저들은 할인 구매를 추천. 
차세대 게임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필구. 
파격적 혁신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신중해야할 작품.
게임 개발자들이라면 이 게임이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넷 방송용도로 쓰기에 적합. 맵을 지나다니다 보면 등 뒤나 하늘 위, 바닥 아래 등에 숨겨진 요소들이 많아 시청자들이 신나할 것. 도네이션을 통해 수 많은 팁을 선사받게 될 것이다. 
연차를 쓰고자 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초반부에 살짝 몰입이 떨어져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플레이타임이 짧은 관계로 주말을 이용하기를 추천.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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