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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K 구창식 대표이사 "국내 중소개발사 글로벌 진출 도우미 ‘자신’"

업계 네트워크 활용·플랫폼 이식 지원으로 명작 I·P 창출 ‘목표’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8.0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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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3호 기사]

CFK는 약 18년 동안 국내에 콘솔 게임을 전문적으로 유통해온 퍼블리셔로 유명하다. 마이너라고 평가받는 국내 콘솔 시장에서 오랜 기간 생존해온 회사가 최근 인디게임의 플랫폼 이식을 통한 해외 진출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CFK 구창식 대표는 끝없는 도전 정신이 생존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게임제작사인 ‘사이버 프론트’의 한국 지사로 시작했지만, 본사가 문을 닫았음에도 독자적인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체 게임 개발부터 다양한 게임의 판권 확보까지 자생력를 기르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구축한 업계 네트워크과 플랫폼 이식 능력이 CFK의 자산이 됐다.
구 대표는 콘솔 시장이 항상 기회의 땅이었다고 강조한다. 국내 콘솔 시장의 비중은 항상 5% 내외 정도였지만 참신한 기획과 특정 타깃층 공략을 통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이에 더해 디지털 마켓이 활성화되고 유통과 관련된 진입장벽이 해소되면서 더 큰 가능성을 가진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CFK는 국산 인디게임을 콘솔이나 스팀 같은 플랫폼에 이식해 해외에 퍼블리싱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개발 이외의 업무에 힘을 쏟기 어려운 중소개발사들의 도우미를 자처한 것. 구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사의 대표작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는 I·P를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다.
 

▲ CFK 구창식 대표이사(사진=경향게임스)

구 대표는 경력의 절반을 IT업계에서, 나머지 절반을 게임업계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본래 IT 쪽에서 일하다가 일본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것이 진로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시 일본은 한국보다 게임 시장이 크게 활성화된 나라였다. 우연히 일본 게임사의 한국 진출을 돕게 된 구 대표는 게임이 가진 가능성과 콘텐츠의 매력을 파악하게 되면서 업계에 몸을 담게 됐다.

끝없는 도전이 남긴 결실
CFK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파이가 가장 적은 콘솔 시장에서 18년 동안 살아남았다. 이와 관련해 구 대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CFK의 생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CFK는 일본 게임사 ‘사이버 프론트’의 한국 지사로 출발했다. 구 대표는 해외 대형 게임사들의 지사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자생력을 확보하기 다양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 대표는 먼저 본사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 퍼블리싱할 게임 타이틀을 직접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200여 개 이상의 게임 판권을 확보했고, 수많은 일본 게임사들과 협업하게 되면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콘솔 플랫폼 홀더와의 네트워크는 현재도 CFK의 든든한 자산이다.
 

이와 함께 그는 회사 내에 게임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자체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초기에는 일본 게임사들과 공동개발을 통해 만든 게임을 해외에 역수출하기도 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시작한 CFK만의 오리지널 게임 개발은 쉽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원작 게임의 리메이크나 플랫폼 이식 등을 병행했고, 여기서 쌓은 포팅 노하우가 퍼블리셔 CFK의 또 다른 무기가 됐다. 본사가 문을 닫는 와중에도 CFK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의 결과다.

기회의 땅, 콘솔 시장
국내 콘솔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20년 가까이 업계를 지켜본 구 대표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그는 항상 국내 콘솔 시장에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례로 ‘닌텐도 스위치’가 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지만 이미 그 이전에 ‘닌텐도 DS’가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당시 여자아이들이 ‘닌텐도 DS’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없었다는 것에 착안해 해당 유저층을 대상으로 하는 꾸미기 게임 ‘프린세스’ 시리즈를 현지화를 거쳐 발매해 대박을 낸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참신한 기획을 통해 타깃층을 잘 설정하면 5% 남짓한 비중의 마이너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구 대표는 디지털 마켓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과거 콘솔 게임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패키지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여러 국가에 콘솔 게임을 출시하려면 패키지 제작부터 유통까지 진입장벽이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패키지를 제작하면 그만큼 가격이 상승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콘솔에도 디지털 마켓과 다운로드가 활성화되면서 하나의 게임을 만들면 이전보다 손쉽게 전 세계 동시발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중소게임사들도 자신들의 게임을글로벌 콘솔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개발사와 명작 I·P 창출 ‘목표’
구 대표는 CFK가 가진 강점과 콘솔 시장의 변화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 중소개발사들의 게임을 콘솔이나 스팀으로 이식해 해외에 수출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게임들을 한국에 발매하면서 글로벌 게임사들에 로열티를 지불했지만, 현재는 국산 게임을 해외에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적인 측면 외에도 그가 국산 게임을 멀티 플랫폼 이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임 I·P를 배출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CFK가 판권을 소유한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통해 가능성을 보았다고 언급했다. 구 대표는 ‘프린세스 메이커’가 육성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를 개척했지만, 정작 개발사 내부에서는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리메이크와 멀티 플랫폼을 이식을 거쳐 글로벌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I·P로 성장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 대표는 이런 관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국산 인디게임도 멀티 플랫폼 진출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가면 제2의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성장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개발사는 게임 제작에만 전념하고 그 외의 업무를 퍼블리셔인 자신들이 전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고 생각해 이러한 사업 모델을 전개했다고 강조했다.
중소개발사들의 글로벌·멀티 플랫폼 진출 도우미를 자처한 구 대표의 노력은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중이다. 구 대표는 지난 3월부터 유니티 코리아와 손잡고 국내 개발사들의 콘솔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인디크래프트에도 공동 후원사로 들어가 협력을 원하는 참가 개발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개발사와의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와 함께하는 개발사가 잘되지 못하면 저희도 생존할 수 없습니다. 업무적으로는 개발사가 코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퍼블리셔를 좀 더 긍정적인 관점에서 봐주시고 협력을 원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필
● 1988년 한국후지쯔 입사
● 1998년 한국후지쯔 소프트웨어사업부 기획팀장
● 1999년~2002년 일본후지쯔 SW사업본부 글로벌비즈니스 담당과장
● 2004년 한국후지쯔 사업개발팀장
● 2004년 사이버프론트제넥스코리아 총괄이사
● 2006년 사이버프론트코리아 대표이사
● 2015년 ~ 現 CFK 대표이사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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