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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넷플릭스 게임산업 진출에 대한 단상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8.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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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4호 기사]

최근 넷플릭스가 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거대 플랫폼 회사가 게임 산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더 많은 사람이 게임에 유입될 것이고,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 증가할 것이다. 게임 제작사는 유통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많아질 것이며,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게임은 소프트웨어적 특성과 영상 콘텐츠적인 특성, 어플리케이션적인 특성, 온라인 서비스적인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개발되고, 유저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진행, 디지털 신호를 통한 메시지의 전달,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배포와 접속, 업데이트 등이 이루어지는 게임의 특징 때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게임 콘텐츠 서비스를 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 단순히 게임 서비스 전문가 몇 명을 영입해서 해결하기에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무척 많다. 또한 넷플릭스는 I·P의 독점 계약을 통해 배타적인 공급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와 달리 게임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바로 제공할 수 없다. 새 플랫폼에 맞추어 게임을 제작하는데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제작 중인 게임의 서비스 환경을 바꾸는 것이 영상처럼 쉽지도 않고, 제작 기간과 제작 비용도 보통 영상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작을 위한 플랫폼의 기술지원도 필수적이라 기술 지원부서도 필요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위한 운영 비용도 발생한다.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를 출시하면서 게임 산업에 진출했다. 지금은 Xbox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출시 당시 세간의 기대를 생각하면 Xbox의 당시 성적은 초라했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한 시행착오 때문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출시 이후 5년간 게임 부분에서만 거의 매년 1조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게임 부분 누적 적자가 6조 이상이다.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이익은 10조 이상이었으나, 넷플릭스의 전년도 순이익은 3조 정도다. 게임 산업 진출은 회사 순이익의 30% 이상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게임인으로서 넷플릭스가 게임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많은 제작사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사업 비전에서 게임 콘텐츠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역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써 비전 제시만 이야기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필자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란다.

이중반룡 그는?
게임 유저로 시작해서 2001년 게임 기획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했다. 야침차게 창업한 게임 회사로 실패도 경험했다. 게임 마케터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치며 10년 간의 실무 경력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분야 투자 전문가로서 수 년째 일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살려 대학에서 게임 기획도 강의하고 있는 그는 게임문화 평론가를 자처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형택)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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