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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성인 게임시장, 글로벌 시장 니치마켓 '주목'

서브컬쳐 문화 구매력 성장 입증 후 신작 봇물 … 트리플A급 게임성 기반 대작게임들도 ‘눈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8.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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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4호 기사]

1980년대 일본을 시작으로 소위 성인 이미지를 매게로 한 성인용 게임(속칭 에로게임)들이 시장을 구축했다. 한 때 일본에서만 연간 3천억 원대 시장을 구축하면서 독자적인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점차 쇠퇴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시장이 최근 다시 떠오른다. 이제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서 폭발적으로 성장. 전 세계 시장이 크게 들썩이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한다. 익히 알려진 것과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dlsite나 DMM과 같은 대형 게임 마켓들이 활약하면서 시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미주, 유럽을 대상으로하는 성인게임 사이트 누타쿠, 펀딩 사이트 패트리온 등에서 매출이 이어진다. 이어 검열을 완화한 스팀에서도 성인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전체 시장파이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5천 억원에서 7천억 원에 달하는 성인 게임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평가한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제 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개발사들이 등장하는 한편, 최신 엔진과 그래픽을 무장한 게임이나, 독자적인 게임성을 육성해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서브 컬쳐 시장들이 안드로이드, iOS등 주류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스팀 성인 시장 대두
글로벌 PC게임 퍼블리셔 스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스팀에 등록된 성인 게임은 약 45개다. 매달 40개 이상 신작들이 쏟아지는데 연간 약 500개가 넘는 성인게임들이 나오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작품들은 차트 상위권에 노출, 스팀 전체 매출에서도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면서 스타덤에 오르는 추세다. 일례로 일본 유명 기업 일루전은 ‘VR카노조’와 ‘커스텀 메이드3D’, ‘인공소녀’ 등이 흥행, 스팀 전체 매출 2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린다. 성인게임 전문 개발사 네코웍스는 현재 총 8종 게임을 발매, 누적 판매량 500만장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린다. 이 같은 성공을 위해 개발사들이 시장에 꾸준히 도전하는 추세다.
 

미국 성인 게임 전문 사이트 누타쿠는 2천만 회원을 보유중이다
▲ 미국 성인 게임 전문 사이트 누타쿠는 2천만 회원을 보유중이다

가입자수 2천만 명 북미 성인 게임시장
북미 성인 게임시장도 최근 5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기존까지 일본 dlsite를 비롯 몇몇 사이트에서 일본어 게임을 받아 활동하던 유저들은 이제 자국 언어와 음성으로된 게임을 즐긴다. 이 분야 대표주자격인 누타쿠는 현재 가입자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 단 5년만에 월 평균 2,200만회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방문하는 사이트가 됐다. 연간 4천만 달러 이상 수익(450억 원)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소규모 개발팀들이 모인 패트리온 상위권 성인 게임 개발자들은 월간 5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확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사 매출을 밝힌 상위권 유저들을 합산하면 월간 약 40만 달러(4억 5천만 원)이 넘는 매출로 추산된다.
 

스팀 시장에서는 매 월평균 45개 성인 게임이 등록된다
▲ 스팀 시장에서는 매 월평균 45개 성인 게임이 등록된다

한국 시장 음지서 활발히 활동
소위 구멍가게 장사처럼 보이던 이 시장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역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그 공략 대상 중 하나로 자체 언어로 개발된 작품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본 성인 게임 전문 사이트 dlsite에 따르면 월 15개에서 20개 작품들이 한글화를 거쳐 발매된다. 여기에 동인게임 전문 한글화팀들이 활동하는 숫자를 더하면 월 약 30개가 넘는 게임들이 등장한다. 이 외에도 P2P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되는 성인 게임 숫자를 합산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팀, 누타쿠 등을 통해 공개되는 게임들을 합산하면 월 50개가 넘는 작품들이 한글화를 거쳐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개발팀들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대다수가 일본어나, 영어로 작품을 제작 활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개발팀은 일본에서 역대급 매출을 올린 신작 간모 게임을 개발해 매출을 거두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성인 게임을 개발 및 유통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에 최대한 자중한다고 설명한다.
 

패트리온에서는 성인 게임 콘텐츠 개발자들이 활동중이다
▲ 패트리온에서는 성인 게임 콘텐츠 개발자들이 활동중이다

시장 규모 성장, 게임성도 진화
이처럼 시장 규모가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이 발굴되면서 성인 게임시장도 크게 진화하는 분위기다. 과거 이 분야는 소위 ‘비주얼 노벨’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소규모 시장으로 불리던 시장이다. 한 개발팀이 공개한 개발내역에 따르면 장당 5만 원 상당 CG를 10장 내외로 배치하고, 배경 그래픽과 콘텐츠, 10만자(A4 100장)규모 텍스트 들을 더하면 최대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이면 개발이 완료된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스팀을 비롯 각종 마켓에 진출하면 기본 5천만 원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외주 개발로서 쏠쏠한 매출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이 기반이 된다.
여기에 소위 유명 작가들을 섭외해 컷당 300만 원이 넘는 이미지들을 채용하고, 유명 성우들을 동원할 경우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대신 일러스트레이터가 참가하면 수십만장 판매고를 보증하는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수익계산이 철저하며 이 것이 최근 성인 게임시장이 성장하는 근본 원인이 됐다고 한 개발팀은 설명했다.
이처럼 수익을 거두는 팀들이 등장하면서 게임성도 크게 발전하면서 지금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단순 성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임에서 발전해 전투 시스템을 개편. 2D도트를 활용한 소울류 전투나, 던전 탐험형 시뮬레이터, 액션RPG까지 발전하면서 성인 이미지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전체 게임을 즐기는 시장으로 발전한다는 후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개발팀은 “성인 시장에서 게임성이 인기를 끌면서 검열을 거쳐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스위치 등으로 발매되는 게임이 나오는 추세”라고 분석한다. 최근 JRPG들이 콘솔 시장에 다수 등장하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일본 dlsite에서는 성인게임을 한글화해 국내 시장에 공급중이다
▲ 일본 dlsite에서는 성인게임을 한글화해 국내 시장에 공급중이다

니치 마켓 시장으로 고민해야 할 때
성인게임시장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은 시장이다. 최근 니치 마켓이 대두되면서 사실상 성인게임에 준할만한 노출과 콘텐츠들이 이미 메이저 마켓에서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이 틈새를 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인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등장해 시장 개척에 나선다.
그렇다면 우리도 역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는 없을까. 안타깝지만 국내법상 성인물을 제작 및 유통하는 일은 불법에 해당한다. 해외 게임들이 물밀 듯이 밀려오는 것을 그저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정부의 필터링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가운데,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성인 게임들이 즐비하게 나오는 현황은 눈뜨고 코베이는 상황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제대로된 필터링을 거쳐 엄벌을 하거나, 아니면 규제를 풀고 국내 게임사를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때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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