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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탈중앙화 게임 글로벌 급성장, K-게임 기회 열린다”

‘MMO 제작 강국’ 강점, 규제완화 절실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10.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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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7호 기사]

최근 ‘엑시 인피니티’의 성공을 바탕으로 탈중앙화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득세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미르4’의 글로벌 버전도 출시 한 달만에 100개의 서버를 돌파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이용자들의 관련 기술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역시 기성 게임사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만큼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는 탈중앙화 게임이 기술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넘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사가 개발 및 얼리 액세스 서비스 중인 ‘나인 크로니클’ 역시 ‘엑시 인피니티’의 흥행 이후 호황을 맞이하며 이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
특히 그는 한국 게임사들이 탈중앙화 게임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전통적인 MMO 제작 강국인데다 이용자들도 게임 내에서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등 모든 참여자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는 국내 규제 등으로 인해 발이 묶여있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해결된다면 글로벌 차원에서 불고 있는 혁신의 바람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전망이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게임은 ‘그들만의 리그’에 가까웠다. 각종 지표들도 ‘그들만의 기준’에서 평가되기 일쑤였고, 기존 게임과 비교해 유효한 매출을 내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엑시 인피니티’가 흥행에 성공하며 모든 것이 급변했다. 필리핀에서는 이 게임을 통해 한 달 월급보다 많은 수익을 거두는 이도 생겼으며, 이에 필리핀 정부에서는 과세를 검토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같은 바람에 힘입어 ‘나인 크로니클’도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주류 시장으로의 진입
‘나인 크로니클’은 지난 2020년 10월 글로벌 얼리 액세스 론칭을 단행한 이후 약 3만여 명의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다. D+7 리텐션(잔존율)이 50% 규모이며, 장기 리텐션의 경우 통상적인 RPG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PC버전만 출시한 상태라 이용자 유입에 제약이 있지만, 내년 초까지 모바일 버전을 론칭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이후 정식 출시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계획이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특히 그는 탈중앙화 게임이 최근 들어 기술적인 구현 가능성을 넘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시 인피니티’가 DAU(일일 활성 이용자수) 100만 명을 넘기기도 했고, 시가총액 수조 원대 이상의 프로젝트가 여럿 출현했다는 것이다.
“탄탄한 내수 시장이 확보돼 있는 선진국 게임 개발사들은 오히려 탈중앙화 게임에 대한 인식이 늦은 편이었고, 한국의 경우 규제 이슈까지 더해지며 정보가 많이 부족해져 잘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보더라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기성 게임사들에 필적하거나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는 점은 자명합니다.”
당장 ‘나인 크로니클’만 해도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그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일일 가입자를 제한하고 있는데, 초대 코드가 순식간에 동나는 바람에 8만여 명 정도가 가입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 거래량도 9월 기준 3,000억 원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업계도 물밑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김 대표는 지난해 연락조차 어려웠던 중견·대규모 게임사들로부터 매주 연락과 제안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혁신적인 개발구조
특히 기존 게임과 비교해 탈중앙화 게임이 갖는 개발상의 이점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메리트가 폭발적인 성장세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탈중앙화 게임은 투자, 제작, 운영 등 모든 측면이 커뮤니티 주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임의 키 콘셉트와 비전에 공감하는 플레이어들로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킥스타터 등 전통 플랫폼 대비 10배 이상의 초기 개발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기획·개발 등 콘텐츠 제작 보상을 지급하는 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콘텐츠 제작을 장려할 수도 있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게임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받는다. 이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용자 중에서도 게임의 성공으로 이득을 얻는 집단이 생겨나기 때문에 보다 재밌는 논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골드의 사용처가 떨어지니 강화의 특정 구간에서 골드 비용을 증가시키자’는 제안을 사용자로부터 받을 수도 있다.

한국 게임사들의 경쟁력
김 대표는 한국 게임사들이 탈중앙화 게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집단이라고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MMO 게임을 잘 만드는 제작 강국이라는 점에서다. 또한 아이템 거래 문화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리잡았고, 가장 큰 규모의 거래 히스토리가 있어왔던 국가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제작사도 사용자도 모두 선도적인 가상세계 참여자라는 뜻이다. 이같은 역량과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게임 제작기술이 결합됐을 때, 한국은 가장 매력적인 가상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 규제가 있다. 한국에서는 게임에서 받은 보상을 거래하는 것이 무조건 법을 위반한다고 보고 있는데, 너무 넓은 범주로 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주도형 게임이 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작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주도형 게임에서는 콘텐츠 기여자와 게임 플레이어의 경계가 모호한데, 이럴 경우 한국에서는 위법의 소지가 커지기 때문에 출시를 하기가 어렵다. 규제 취지를 고려해 범주를 사행성 요인에만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사진=경향게임스)

실제로 그 역시 규제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국내 출시 경로를 만들어보려 노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 불고 있는 혁신적인 경험을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대한민국에 정식 출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무척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규제기관과도 적극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방법을 만들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혁신적인 바람이 불고 있는 탈중앙화 게임 경험을 한국 사용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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