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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투자를 유치하려면 투자사를 공부해라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10.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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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7호 기사]

업체 대표들을 만나보면 회사를 자식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같은 게임, 자식처럼 만든 제품, 아이처럼 키워온 회사 등 다양한 표현이 있으나, 자식같다는 표현은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아이가 부모의 기대처럼 자라지 않듯이 기업도 대부분 대표의 마음처럼 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컨설팅도 받고, 상담 미팅도 하고, 멘토링도 받는다.

필자는 최근 공공 기관의 요청으로 기업의 투자 유치 준비에 대한 멘토링을 했다. 잘못된 투자 제안서, 명확하지 않은 투자 유치 전략, 부족한 투자사에 대한 이해 등을 설명하고 상담을 종료했다. 부족한 상담 시간 때문에 설명하는 대표의 말을 중간중간 끊고 말한 것이 원인일 것 같지만, 매너가 부족하고,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없고, 기업 투자를 잘 모른다는 평을 들었다. 공공 기관의 요청이 없다면 미팅도 하지 않을 투자 제안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했던 멘토링이었다.
온라인에서 투자 상담에 대한 경험을 써놓은 것을 보면, 좋았던 경험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익명성에 기대어 투자사의 무지, 비매너, 무성의 등 화풀이 같은 글을 구구절절 써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자신과 자신의 기업에 대한 방어적 인식은 객관적이지도 않고, 기업에도 좋지 않다. 많은 기업이 투자사가 기업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험담하지만, 사실은 많은 기업이 투자사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기업은 투자 유치를 위해 소수의 투자사를 만나지만, 투자사는 수많은 기업을 매월, 매년 만난다. 기업은 소수의 투자사 중에 자신의 사업과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몇 곳의 투자사를 찾지만, 투자사는 수백 곳의 기업 중에서 자신을 설득하는 몇 곳의 회사를 찾는다. 속된 말로 지적질은 애정이 있을 때 하는 일이다. 앞에서 친절하게 웃고, 돌아서면 기억도 못 하는 미팅이 더 많고, 더 쉽다. 대부분 나빴던 기억만 구구절절 말하는 것은 투자 유치 실패에 대한 변명이고, 상대에 대한 무지이고, 비매너이다.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기업의 대표는 온라인에서 투자 상담에 대한 평은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온라인에는 정보를 빙자해, 소수의 투자사를 대상으로 미팅한 수많은 검토 기업 중 투자 유치에 실패한 기업들의 자기 위안과 변명이 가득하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구구절절 투자 유치 성공담을 쓰고 있을 이유가 없다.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미팅하면 좋을 수 있는 투자 상담도 나빠지기 쉽다. 투자사는 기업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면 욕을 먹는데, 왜 기업은 투자사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상담사를 험담한다고 아이가 잘 크지는 않는다.

이중반룡 그는?
게임 유저로 시작해서 2001년 게임 기획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했다. 야침차게 창업한 게임 회사로 실패도 경험했다. 게임 마케터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치며 10년 간의 실무 경력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분야 투자 전문가로서 수 년째 일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살려 대학에서 게임 기획도 강의하고 있는 그는 게임문화 평론가를 자처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형택)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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